[미디어스=송창한 기자] 2018년 MBC 대규모 적자를 두고 MBC의 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상균)에서 MBC가 비용절감 노력을 기울이고, 매출증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는 MBC의 2018년도 결산 승인과 이익잉여금 처분에 대한 결의건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이날 보고된 MBC의 2018년도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MBC는 지난해 123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대비 806억원 늘어난 1094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수익은 전년대비 198억원이 줄어든 3247억원을 기록했고, 콘텐츠수익은 전년대비 364억원이 늘어난 3346억원을 기록했다. '지상파의 위기'라고는 하지만 경쟁사인 SBS가 지난해 7억원의 흑자를, KBS가 585억원의 적자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상암 MBC 사옥 (MBC)

작년도 대규모 적자에 대한 MBC 경영진 측 분석은 러시아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국제행사 중계에 따른 주기적 적자, 지상파 방송사가 겪고 있는 광고시장에서의 어려움, 킬러콘텐츠인 '무한도전'의 폐지 등이다. 하지만 올해 지상파 광고매출 총액이 상반기 중간광고 도입을 전제로 하더라도 전년대비 2.65% 감소한 1조 447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고려하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월 MBC가 방문진에 보고한 기본운영계획에 따르면, MBC는 올해 콘텐츠 투자 확대와 경비 절감을 통한 경영혁신을 통해 390억원대 적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임원연봉 삭감과 보직간부 인원 축소, 명예퇴직 실시 등으로 자체경비를 절감하고 콘텐츠 투자를 확대와 '통합 OTT' 등을 통해 수익 극대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김태호 PD의 복귀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MBC 대규모 적자를 두고 방문진 다수 이사들은 최승호 사장의 "실패할 자유"를 인정해왔다. 제작비 투자 확대를 통한 양질의 콘텐츠 생산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겠다는 MBC 경영진의 방침에 공감해온 것이다. 그러나 최승호 사장 취임 1년 4개월정도 지난 현재에도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면서 다수이사측에서도 제작비를 포함한 비용절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기철 이사는 이날 회의에서 "2017년 (매출대비)원가비율이 86%이고 2018년은 97%다. 100원짜리 상품을 만들면 3원을 남기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제조업의 경우 원가비율이 60~70%면 심각하다고 한다"며 "1200억 적자 등보다 내용 전반이 심각하다. 경영진이 1년 넘게 과감히 제작비를 투자하고 있지만 결과가 시원찮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이사는 "광고수익은 더이상 늘지 않는다. 중간광고도 스톱이 돼 있다"며 "그렇다면 답은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 제작비를 쓰는 방향으로 돼 있는데 그것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은 제작비를 써서 승부를 거는 것 보다는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신인수 이사는 "비용보다는 매출이 고민인 것 같다. 매출증감액이 124억원이다. 매출이 거의 하나도 늘지 않은 것"이라며 "콘텐츠 수익이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매출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신 이사는 "가장 큰 원인은 광고수익과 콘텐츠 수익이 최고였던 '무한도전'의 폐지였던 것 같다"면서도 김태호 PD의 복귀작에 매출 개선 기대감을 막연히 가지는 것은 위험하며 제2, 제3의 대안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환 이사는 인건비 부분과 관련해 "방송제작비와 관련한 제작인건비는 명예퇴직금을 제외하고 134억원 증가했고, 사업 인건비도 80억 증가했다"며 인건비 증가 문제도 지적했다. 다만 인건비와 관련해서는 MBC가 지난해 업무직·연봉직·무기계약직 사원 등을 전문직으로 전환하면서 추가 인건비가 발생한 측면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김상균 이사장은 "비용문제도 큰 고민이지만 구체적인 돈이나 수치로 (문제점과 개선점이)입증돼야 할 것이다. 돈을 많이 투입한다고 반드시 좋은 프로그램이 나오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합리적으로 예측하고 계산해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 채널성과조사 결과 추이 (표=2018 시청자평가지수 조사보고서)

그러면서도 김 이사장은 "최근 MBC 프로그램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겨울 뒤에 싹이 트듯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전년대비 개선된 시청자평가지수 등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키스디)이 공개한 2018년 시청자평가지수(KI)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MBC의 2018년 KI 지수는 7.13으로 전년도(7.10)에 비해 0.03 상승했다. KI지수는 방송프로그램 만족도(SI)와 질적 우수성(QI)평가 결과를 합산해 평균을 낸 지수이다.

MBC는 흥미성, 다양성, 창의성, 신뢰성, 유익성, 공정성, 공익성 등 7개항목으로 평가하는 채널성과지수도 큰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키스디는 "7가지 항목별로 모두 큰 폭의 상승 추세를 보였고, 전년대비 상승폭은 흥미성, 다양성, 창의성 항목에서 크게 나타났다"며 "특히 흥미성 항목에 대한 평가가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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