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얼마 전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도 지났으니 옷차림이 더욱 두툼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런 가운데서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사람들의 욕구는 멈추지 않는 듯하다. 특히 요즘 '걷기 열풍'이 불면서 동네 공원이나 운동 시설이 있는 곳마다 너도 나도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우리 일상에서 늘 하는 행위라 할 수 있는 걷기가 하나의 운동으로 인식되기 시작하고, 누구나 편하고 쉽게 할 수 있다 보니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를 통해 몸을 관리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요즘에는 올레길, 둘레길 같은 트레킹 코스가 늘면서 걷기 열풍이 더욱 달궈지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런 걷기 운동을 활용한 대회가 있다고 하면 조금 의아하게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마라톤은 올림픽 같은 큰 대회의 종목으로 치러지고, 일반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도 많이 활성화돼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육상 종목인 경보와는 다른 걷기 운동으로 어떻게 대회를 치르는지 생소하게 느껴질 법도 할 것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걷기 대회는 마라톤 대회만큼이나 빼어난 경치가 있는 코스를 돌면서 그야말로 제대로 심신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관심도 늘고, 참가자들도 많아지면서 걷기 대회 숫자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걷기 대회는 주로 10-30km 수준에서 열린다. 자신의 건강 상태, 걷기 수준 등을 감안해서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굳이 자신을 시험해보기 위해 긴 거리를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마라톤 대회와 다르게 경쟁해서 펼쳐지는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무리할 필요는 없다. 물론 이 대회를 통해 적당한 운동이 이뤄지는 만큼 운동에 필요한 복장, 장비를 갖추는 것은 필수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걷기 대회는 1등, 2등을 가리는 경쟁 이벤트가 아니다. 대신 자신이 선택한 코스를 완보(完步)하게 되면 이를 증명하는 완보증과 기념품을 받게 된다. 이번 한국국제걷기대회에서는 초, 중, 고등학생 참가자에게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하기도 했다. 대신 매년 걷기대회를 다수 주최하는 몇몇 단체에서는 '누적 거리 기록 제도'를 도입해 다수 참가한 사람에게 표창 수여 같은 혜택을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는 걷기를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도 풀고, 여유를 느끼면서 대회에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운동을 위해 쉼 없이 빠르게 걷는 것보다 코스 중간에 있는 다양한 볼거리들을 접하고 자연을 벗삼아 활기찬 기분을 맞이하면서 걷기 자체를 즐기는 것이 걷기 대회를 가장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비결이 될 수 있다.
* 이 글은 체육인재육성재단 웹진 '스포츠 둥지' 대학생 기자단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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