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스포츠 축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개막한 지 어느덧 반환점을 돌아 종반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은 연일 금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사실상 4회 연속 종합 2위를 굳혔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수영 남자 자유형에서 3관왕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사격에서는 13개 금메달을 따내며 아시안게임 단일 종목 최다 금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 승마, 요트, 볼링, 정구 등 평소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종목에서도 잇달아 메달이 쏟아져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아시안게임은 지난 1951년 인도 뉴델리에서 시작돼 이번 광저우 대회로 16번째를 맞이한 꽤 역사 깊은 종합 스포츠 대회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서아시아, 극동아시아 경기대회가 하나로 통합돼서 열린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스포츠 최대 이벤트로 자리를 굳히며 60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렇다면 아시안게임처럼 각 대륙별로 치러지는 종합 스포츠 경기 대회들이 얼마나 있을까. 각 대륙마다 대회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종류는 우리의 생각만큼 상당히 많다. 과연 어떤 스포츠 종합 대회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 광저우 아시안게임 개회식 장면 ⓒ연합뉴스
미주 대륙 최대 스포츠 대회, 팬암 게임

45개국이 참가하는 아시안게임만큼 규모가 큰 대륙별 종합 대회를 꼽는다면 팬암 게임(Pan-American Games)이 있다.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지난 1951년 창설돼 4년에 한 번 개최되고 있는 팬암 게임은 북중미, 남미 대륙의 종합 스포츠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07년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으며, 차기 대회는 2011년 멕시코 과달라할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과 방식은 거의 유사하며, 종목은 46개(2011년 대회 기준)에 걸쳐 진행된다. 미니 축구인 풋살과 스페인 바스크 지역 전통 종목인 바스크 펠로타 등 미주 대륙에서 많이 행하는 종목들이 포함돼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전통적으로 올림픽에서 1-2위를 다퉜던 미국이 압도적으로 1위를 달렸고, 쿠바, 캐나다 등도 강세를 보였다.

커먼웰스, 프랑코포니, 루소포니아... 동일 언어권 종합 대회

영연방 경기 대회인 ‘커먼웰스(Commonwealth Games)’는 대륙별 대회로 보기는 어렵지만 ‘작은 올림픽’으로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종합 스포츠 대회다. 지난 1930년 캐나다 해밀턴에서 처음 개최돼 2차 세계 대전 기간을 제외하고는 4년에 한 번 열리고 있는 커먼웰스는 모두 53개 회원국, 71개 대표팀이 참가하는 종합 대회다. 과거 영국 연방 국가들의 친선을 다지기 위해 만들어진 이 대회에는 영국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나뉘어 출전하며 과거 식민 지배를 당했던 인도, 아프리카, 북중미 카리브해 국가들도 꾸준하게 참가하고 있다.

이렇게 연방 국가들 간 경기 대회로 프랑코포니(Francophone Games), 루소포니아(Lusophony Games) 대회가 있다. 말 그대로 프랑스어권 국가들이 참가하는 프랑코포니는 55개 정회원국, 3개의 준회원국, 12개의 옵서버 회원국으로 나뉘어 스포츠, 문화 부문에서 경쟁을 벌이는 대회다. 정회원국의 경우, 캐나다에서는 퀘벡, 뉴브런지윅, 기타 지역 등으로 나뉘어 출전하며 벨기에는 ‘프랑스어 공동체’ 팀으로 경기에 나선다. 육상, 농구, 권투, 비치발리볼, 축구, 탁구, 유도 등 종목 수는 적은 반면 노래, 민속무용, 동화, 사진, 그림 등 예술 분야 경쟁 종목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그야말로 문화 올림픽으로 불러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루소포니아는 포르투갈어권 국가들이 참가하는 종합 스포츠 대회다. 2006년 마카오에서 첫 대회가 시작돼 역사는 길지 않지만 꾸준한 발전이 기대되는 대회로 꼽히고 있다. 특히 투기 종목으로 유도를 선택한 프랑코포니와 다르게 태권도, 유도를 함께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열린 포르투갈 리스본 대회에는 모두 11개국 733명의 선수들이 참가했고, 4-5개 핵심 종목과 3-4개 선택 종목을 합쳐 매 대회 9개 종목으로 대회가 치러지게 된다.

대륙별 종합 대회 어떤 것들이 있나

지난 1961년, 콩고에서 처음 열린 올 아프리카 게임은 지난 1969년 말리 내전으로 잠시 중단됐고, 1970-80년대 불안정한 내부 사정으로 한동안 열리지 못했던 아픔을 갖고 있는 대회다. 그러나 1987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4회 대회를 연 뒤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4년에 한 번씩 치러내며 아프리카 화합의 축제 마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1963년부터 시작된 오세아니아, 남태평양 대륙 종합 대회 ‘퍼시픽 게임(Pacific Games)’은 34개 종목에 걸쳐 호주, 뉴질랜드를 제외한 중소규모 국가들이 모두 참가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럽에서는 청소년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한 대회가 존재하고 있다. 지난 1991년에 처음 창설된 ‘유러피언 유스 올림픽 페스티벌(European Youth Olympic Festival)’은 만 13세에서 17세 사이의 청소년 선수들이 참가해 2년에 한 번 홀수 해에 동, 하계 종목에 걸쳐 대회를 치르고 있다. 청소년 선수들에 스포츠를 통해 새로운 희망, 활력을 불어넣고 건전한 마음과 건강한 신체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창설된 이 대회는 2009년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유스 올림픽을 만드는 데 모티브가 된 대회이기도 했다.

그밖에 대륙 내부적으로 또다시 분리돼서 열리고 있는 대회도 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참가하는 동아시안 게임, 남미 대륙 국가들이 출전하는 남아메리칸 게임을 비롯해 북중미-카리브 게임, 남동아시안 게임, 남아시안 게임, 팬아랍 게임, 메디테리안(지중해 연안 국가) 게임 등이 있다. 그밖에 2003년에 창설됐다 2007년에 중단된 아시아-아프리카 종합 경기 대회 ‘아프로-아시아 게임’도 있다. 상당한 진통 끝에 2003년 첫 선을 보였다 다시 중단됐던 아프로-아시안 게임이 제대로 운영된다면 올림픽 다음으로 가장 많은 규모(약 100개국)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초대륙 종합 경기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4년에 한 번 올림픽으로 전 세계적인 우의를 다지고, 또 각 대륙별 대회를 통해 스포츠, 문화 친선을 또다시 다지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경을 초월하는 우정, 친선이 각 분야에 걸쳐 더욱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종합 스포츠 대회의 확대는 진정한 화합과 평화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 이 글은 체육인재육성재단 웹진 '스포츠 둥지' 대학생 기자단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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