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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3세 왕대륙과 이태풍 동시 구애, '하나뿐인 내편'의 결말은?[미디어비평]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너돌양 | 승인 2019.03.17 12:04

우리나라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은 유독 재벌이 많다. 집안, 학벌, 스펙, 외모 모든 면에서 빠지지 않는 드라마 속 재벌 남성들은, 뛰어난 외모를 가졌지만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온 여성 주인공에게 목을 매는 모습을 보인다. 현실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그나마 최근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기반한 드라마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중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공영방송 주말 드라마에서 80, 90년대에 통했을 법한 전형적인 신데렐라 판타지 드라마를 볼 줄이야. 게다가 재벌 남성 한 명도 아니고 무려 2명씩이나, 보통 평범한 집안 출신도 아니고, 살인자 누명을 쓴 아버지를 둔 여성을 두고 쟁탈전까지 벌인다. 17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KBS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이야기이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재벌 3세 왕대륙(이장우 분)의 강력한 구애와 자신을 죽은 동생 명희로 생각하는 치매환자 시할머니 박금병(정재순 분) 덕분에 어렵게 재벌가에 입성한 김도란(유이 분)은 생부 강수일(최수종 분)이 동서 장다야(윤진이 분)의 아버지를 죽인 살해범으로 알려지며 이혼을 한다. 그리고 강수일의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태풍(송원석 분)과 서서히 좋은 감정을 키워나가던 찰나, 이태풍이 왕대륙과 같은 재벌 3세임이 알려지며 파란을 예고한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지만, 만나는 남자마다 재벌 3세인 도란은 전생에 나라를 몇 번이나 구한 걸까. 17일 방영하는 105, 106회에서 도란이 대륙과 태풍 누구를 택하든 도란으로서는 행복한 고민일 것이다. 물론 도란이 대륙과 태풍 둘 다 선택하지 않을 확률도 있다. 

하지만 애초 논리적이고 설득력인 전개와는 거리가 먼 <하나뿐인 내편>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흘러온 정황으로 봐서는 도란이 대륙과 태풍 중 반드시 누구를 선택해야 한다면 태풍이 더 나은 듯하다. 그동안 도란은 그녀를 시종일관 못마땅하게 여긴 대륙의 엄마 오은영(차화연 분)은 물론 동서 장다야까지 얼마나 혹독한 시집살이를 겪었던가. 그나마 도란을 자신의 죽은 동생으로 생각하며 애지중지 여기는 박금병 덕분에 숱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는데, 사실 그간 도란의 모습은 박금병의 손주 며느리가 아니라 간병인에 가까워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란은 대륙보다 태풍이와 더 잘 어울려 보인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도란의 시댁에서는 도란의 생부가 장다야 아버지 살해범으로 밝혀지는 순간, 도란에게 갖은 멸시와 경멸을 퍼부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수일에 대한 누명이 벗겨지긴 했지만 도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사람들이 다시 가족으로 화합할 수 있을까.

반면, 태풍은 강수일이 억울하게 살인자로 지목된 상황에서도 끝까지 강수일과 도란의 편이었고 그들의 곁을 지켰다. 운 좋게 살인자 누명이 벗겨진 강수일이 내심 도란과 태풍의 만남을 지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지어 수일은 도란과의 재결합을 간절히 원하는 대륙에게 "자네와 도란이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 자네 수준에 맞는 사람 만나라. 여기서 정리해 달라"고 단호하게 말할 정도로 도란과 대륙의 재결합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도란 또한 대륙에게 도돌이표처럼 “우리 때문에 다른 사람들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우리 때문에 대륙 씨 가족들도 많이 힘들지 않냐. 우리만 헤어지면 다른 사람들이 편해지지 않냐. 저 이제 정말 대륙 씨 잊을 테니까 대륙 씨도 대륙 씨한테 걸맞은 사람 만나라"며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 도란과 대륙의 재결합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만약 여성들이 드라마 속 도란과 같은 입장이라면 태풍을 선택할 분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전남편 대륙을 너무나도 사랑하지 않는 이상, 불 보듯 뻔한 시집살이와 시할머니 간병인 노릇을 감당할 수 있는 여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심지어 자신에게 구애하는 또 다른 남자가 전남편 대륙의 집안보다 더 막강한 재벌3세 가문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한번 맺어진 가족은 영원한 가족'이라는 혈연에 유독 목매는 모습을 보여온 <하나뿐인 내편>은 도란과 대륙의 재결합 결말을 선택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상식, 개연성과 거리가 있는 전개를 보여줘도 40%를 넘어 50%대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극중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든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 다 행복하게 웃는 장면으로 끝나는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 그리고 도란이 대륙과 태풍 누구를 선택하든, 보통 사람들은 접근조차 하기 어려운 재벌3세와의 만남 아닌가.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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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돌양  knud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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