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메인뉴스에 수어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상파 메인뉴스가 의제설정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가진 만큼 수어 통역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시청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지상파 메인뉴스에는 수어 통역이 제공되지 않는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5일 <KBS·MBC·SBS 메인뉴스에는 수어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보도자료를 통해 “KBS를 비롯한 MBC·SBS 지상파 3사 메인뉴스에 수어가 제공되어야 한다”면서 “방송사의 종합 메인뉴스는 의제설정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KBS를 비롯한 MBC·SBS 지상파 3사들이 제공하는 메인뉴스는 누구라도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언론연대는 "특히 KBS는 수신료를 받는 방송사로서 어느 방송보다도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방송제작에 나서야 한다”면서 “장애인들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방송 분야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애인 단체와 언론개혁시민연대가 14일 KBS 앞에서 'KBS 9시 뉴스 수어통역 실시 및 수어통역 확대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언론개혁시민연대)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KBS·MBC 등은 장애인방송과 관련해 자막방송 100%, 화면해설방송 10%, 수어 통역 방송 5%에 해당하는 방송물을 제작·편성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단체는 수어 통역 방송제작·편성 비율이 제한적이어서 청각장애인의 방송접근권이 제한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장애인 인권단체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은 지난달 20일 KBS·MBC·SBS가 장애인들을 차별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또 장애인단체와 언론연대는 14일 KBS에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언론연대는 “방송사에서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100% 자막방송이 나가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청각장애인들의 국어는 <한국수화언어법> 법에서 정하고 있듯 수어”라면서 “청각장애인들이 자막방송을 읽으려면 별도의 교육이 필요하고 그 교육은 청각장애인들의 국어인 ‘수어’를 통해서 이뤄진다. 결국, 자막방송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익숙한 언어가 아닌 다른 언어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언론연대는 “궁극적으로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 장애인단체들과 함께 행동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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