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5일, YG엔터테인먼트의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8,638억 원이었다. YG는 엔터 주 가운데 ‘시총 1조 클럽’에 일찌감치 안착한 JYP와 SM을 추격하기 위해 힘쓰고 있었다.

하지만 이튿날, YG에겐 악몽 같은 일이 발생했다. 빅뱅의 막내 승리의 성 접대 의혹이 보도된 것. 기사가 발행되자마자 주가는 폭락했지만 YG는 “본인(승리)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다"며 "가짜 뉴스에는 법적 대응하겠다"며 SBS funE를 압박하고, 가까스로 추가 급락은 막을 수 있었다.

빅뱅 승리 '성매매 알선' 혐의 입건 (PG) Ⓒ연합뉴스

그리고 11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저항선에 가까운 4만 400원이라는 3개월 내 최저치가 붕괴, 하루에만 -14% 이상 급락했다.

급기야 11일 오후엔 와이지엔터테인먼트가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12일 하루 동안 정규 시장 및 시간 외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금지된다는, 공매도 금지 적용 종목이 됐다.

공매도가 금지된 12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흐름은 오전엔 좋아 보이는 듯했다. JYP와 SM, 큐브와 FNC가 모두 하락세를 보여도 YG는 상승세를 유지해서 반전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기술적 반등’에 불과했다. 지난달 25일 종가 기준 시총인 8,638억 원과 비교하면 보름 사이 YG의 시총은 2,100억 원 이상 증발했다.

11일, 외인과 기관의 흐름은 모두 매도 우위였다. 최근 일주일 동안 매수 우위를 보인 날이 외인은 이틀, 기관은 하루에 불과한 데다가 11일 쏟아진 외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은 지난 일주일 동안 사들인 매수 물량을 초과했다.

YG엔터테인먼트

앞으로 YG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 승리의 성 접대 의혹 보도가 처음으로 불거진 지난 26일 YG를 향해 쏟아진 공매도 물량은 117,681주였다. 11일 YG를 향해 쏟아진 공매도 물량은 지난 26일보다 2.32배 많은 273,460주였다.

공매도 물량이 십만 주 이상이었던 날은 올해 총 네 번이었다. 지난 1월 21일 발생한 141,286주를 공매도 처분한 게 YG를 향한 올해 최대 물량이었지만, 11일 발생한 공매도 물량은 1월 21일 발생한 공매도 물량의 두 배다.

YG의 주가 상승을 예측한다면 공매도를 한 세력은 손해를 보게 된다. YG의 주가가 내려갈 것을 예측하고 주식을 미리 팔았는데, 주가가 올라가면 미리 판 주식 가격 이상으로 구입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YG 주가의 흐름을 보면 공매도 세력이 손해를 볼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1월 19~20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BLACKPINK 2019 WORLD TOUR with KIA [IN YOUR AREA] JAKARTA'를 열고 현지 팬들과 만났다고 21일 전했다. [YG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한때 시총 1위’였던 YG가 타격을 입게 된 데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승리 사태 이외의 요인 중 하나는 빅뱅의 군 입대 이후 키워야 할 캐시카우를 방치하다시피 한 YG의 매니지먼트를 지적할 수 있다. 위너는 2014년 8월에 데뷔했지만 데뷔 후 한창 팬덤을 키워야 할 시기에 YG는 위너를 방치하다시피 했다. 위너는 데뷔곡을 발표한 후 1년 6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이하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K팝스타 이후 이하이가 YG에서 발매한 정규앨범 수는 단 ‘둘’이다. 3년에 한 번 꼴로 앨범을 냈다는 이야기다. 블랙핑크도 마찬가지다. 3월에 신곡을 추가로 발매하지 못하면 블랙핑크는 단 9곡만으로 북미에서 콘서트를 해야 하는 처지다.

빅뱅의 공백기에 직접적인 수익을 안길 후배 가수 양성을 방치하다시피 한 YG의 매니지먼트는 투자자에게 커다란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했다. 3월 22일엔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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