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북미 사이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1절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는 평화의 한반도라는 용기 있는 도전을 시작했다"며 "새로운 100년은 이 도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100년"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기회가 왔을 때 뛰어나가 평화를 붙잡았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많은 고비를 넘어야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북미 정상회담도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높인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특히 두 정상 사이에 연락 사무소의 설치까지 논의가 이뤄진 것은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지속적인 대화 의지와 낙관적인 전망을 높이 평가한다"며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새로운 100년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100년이 될 것"이라며 "'신한반도체제'로 담대하게 전환해 통일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신한반도체제'를 ▲우리가 주도하는 100년의 질서 ▲대립과 갈등을 끝낸 새로운 평화협력공동체 ▲이념과 진영의 시대를 끝낸, 새로운 경제협력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며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상범과 빨갱이는 진짜 공산주의자에게만 적용되지 않았다. 민족주의자에서 아나키스트까지 모든 독립운동가를 낙인찍는 말이었다"며 "좌우의 적대, 이념의 낙인은 일제가 민족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사용한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방 후에도 친일청산을 가로막는 도구가 됐다"며 "양민학살과 간첩 조작, 학생들의 민주화운동에도 국민을 적으로 모는 낙인으로 사용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인 친일잔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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