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이 정부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등에 반발해 시작한 연좌농성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 로텐더홀에 마련된 한국당 농성장이 텅 비었다는 소식이다. 현재 한국당은 농성장에서 하루에 1~2시간 정도 유튜브 방송만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조선일보도 "이럴거면 접자"는 한국당 당내 비판을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자유한국당 논성장 모습(미디어스)

지난달 24일 한국당은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 임명과 김태우 전 수사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에 대한 진상규명 등이 한국당 농성의 명분이었다. 그러나 농성 시작 26일이 지난 현재 한국당 농성장은 텅 비어 있다는 소식이다. 최근 농성에 참여하는 원내 인사도 거의 없고 농성장이 비어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국당 당내에서는 "이런 '보여주기식 농성'을 언제까지 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사실 한국당의 농성은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당은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단식 일정을 잡았는데 '가짜 단식' 논란을 불러온 것이다. 정치권에서 단식은 국민에게 진정성을 알리고, 상대의 의견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강수 중 하나다. 그러나 당시 언론에 공개된 한국당 단식 일정은 4~9명으로 조를 편성해 '5시간 30분'씩 단식을 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딜레이 식사', '간헐적 다이어트' 등 조롱이 쏟아졌다.

당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단식이란 용어를 내부에서 쓴 것이 조롱거리처럼 오해받은 것에 대해 원내대표로서 책임을 느낀다"며 "진정성을 의심 받고, 오해를 불러일으킨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설 연휴에는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펜앤드마이크' 등과 인터뷰를 진행했고, 한국당은 지난 9일부터는 '릴레이 유튜브'를 시작했다. 한국당의 릴레이 유튜브에 가짜 단식 논란을 일으킨 릴레이 농성의 출구전략이라는 의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에 마련된 농성장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17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 농성장에서 신의 한수와 유튜브 방송을 촬영했다.

▲18일자 조선일보 6면 기사.

18일자 조선일보는 <텅빈 한국당 농성장…"이럴거면 접자"> 기사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유튜브 촬영 소식을 전하면서 "나 원내대표 등은 1시간 가량 방송을 한 뒤 자리를 떴다"며 "국회 농성장엔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응답하십시오 문재인 대통령님'이라는 배경막을 바탕으로 '조해주 임명 민주주의 파괴' 등 대형 팻말 7개가 세워져 있을 뿐, 인적이 끊긴 농성장은 조용했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나 원내대표가 미국에 가 있을 때도 농성장은 텅 비어 있었다. 농성이 설 연휴 전후로 완전히 흐지부지됐다"는 국회 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매일 1시간 가량 의원 1~2명이 농성장에서 유튜브 방송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럴 거면 그냥 농성을 그만두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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