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시즌에 대한 준비 시작, 드래프트를 실시한 K리그입니다. 같은 하계 종목 프로야구는 한여름에 다음 시즌 드래프트를 펼치기도 합니다만, 드래프트로 2011시즌에 기대감을 높이는데요.

신생구단 광주의 참가 그리고 구단 클럽 선수들에 대한 우선 지명 등으로 조금은 김이 빠진 2011 K리그 신인선수 드래프트.

무엇보다 올해의 드래프트는 예전의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와는 다른 각도에서 주목받았습니다. 바로 대학축구연맹과 K리그연맹 사이의 갈등의 씨앗, 드래프트 제도에 대한 대학 지도자들의 대대적인 반발이 있었다는 거죠. -지난해에도 윤빛가람 선수와 관련해 구단과 대학 간의 갈등은 이미 시작됐다는 거.-

대학에서 뛰던 선수가 자퇴하고, 손쉽게 드래프트에 참가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구조적 특성을 볼 때, 물밑 거래에 의한 프로구단들의 선수 지명이 용이하고 이로 인해 대학축구의 수준이나 파행이 예상된다는 겁니다.

나아가, 이런 드래프트 제도의 문제점으로 인해 유망주들이 해외로 빠져나갔고, 리그의 질적 하락을 가져왔다는 주장, 자퇴 선수들로 인한 팀 운영의 어려움과 지명이 낮은 선수들이 받게 되는 적은 연봉들에 대한 문제제기, 심지어 자퇴 선수들이 지명을 받지 못할 경우, 겪게 되는 위험부담까지 드래프트 제도의 문제점은 많아 보입니다.

이런 주장은 2006년 드래프트의 시작부터 함께 했습니다. 당초 리그의 전력 평준화와 경영상황 개선을 이유로 신인선수 선발 방식을 자유계약제에서 드래프트제로 바꾼 것인데요. 여전히 열악한 구단들은 자유계약제가 도입된다면 구단 운영에 파행이 올 거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드래프트를 끌고 가기도 쉽지 않아 보이네요.

무엇을 정답이라 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문제점도 분명하지만 대안도 마땅치는 않죠.그럼에도 출발과 시작을 앞둔 자리에 이런 문제점을 안고 간다는 것, 왠지 불편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자칫, 이런 시끌시끌함이 오히려 K리그에 안 좋은 영향만을, 부정적 이미지만을 주는 건 아닌지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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