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가 11일부터 SBS미디어홀딩스 체제 해체를 위한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사측과 대주주가 구성원과 노동조합의 요구에 진정성 있게 답할 때까지 목동 SBS 사옥 로비에서 무기한 철야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현재 SBS는 태영을 대주주로 둔 SBS미디어홀딩스 체제 아래 있다. SBS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지만 유통 기능은 없다. 미디어홀딩스 산하 SBS 콘텐츠 허브와 SBS 플러스 등의 회사가 유통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SBS가 기획·생산한 콘텐츠의 유통 이익이 미디어홀딩스로 돌아가는 구조다.

▲현 SBS 미디어홀딩스 체제의 SBS(위)와 미디어홀딩스 합병 후 SBS(아래) (사진=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지난달 9일 SBS 본부는 기자간담회에서 “태영이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홀딩스 체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BS 본부는 “미디어홀딩스와 대주주(태영) 입장에서는 콘텐츠 허브·SBS플러스가 돈을 더 많이 벌어야 유리하다”면서 “SBS로 귀착되어야 할 이익이 콘텐츠 허브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SBS 본부는 지난 10년간 미디어홀딩스로 돌아간 SBS의 수익이 3천 7백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SBS 본부는 지난해 12월 사측에 “지주회사 체제를 해체하고 조직의 기능과 자산을 통합하자”고 요구했지만, 지난달 23일 사측은 본부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대해 윤창현 본부장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껍데기만 남은 미디어 홀딩스 체제를 해체하고, SBS 중심으로 자산과 기능을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디어 격변의 파고를 넘을 미래전략을 구현하자는 최종안을 사측에 제시했다”고 했다. 윤창현 본부장은 “이제는 SBS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사측과 대주주는 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면서 “농성 중단 여부는 전적으로 사측과 대주주의 답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SBS본부의 철야 농성 현장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이미 역할과 기능을 상실한 미디어 홀딩스 체제의 해체는 불가피하다”면서 “홀딩스 체제를 해체하자는 우리의 요구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 그 수익이 온전히 SBS에 모여 다시 더 좋은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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