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발표됐다. 오늘 27일 베트남이 회담장소로 알려졌다. 장소는 다낭으로 예상된다. 2차 북미회담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1차 때와 달리 1박2일 일정으로 치러진다는 점이다. 이처럼 일정부터 1차 때와 다른 2차 북미회담은 분명히 다른 무엇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과 미국 양측 모두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회담으로 북미가 실질적 결과물을 낼 수 있을지는 한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사이다. 이번 회담은 비핵화와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가 얼마나 진전되고, 실질적인 진전을 가져올지가 관건이다. 1차 회담이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이었던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났다는 것 자체의 의미로 충분했다면, 이제는 미국과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와 그에 따른 상응조치의 실질적 성과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나 워낙 조심스러운 의제이기에 말에 거침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회담개최 사실을 알린 상하원 합동연설에서도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이 이어진다는 소식도 있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세계가 깜짝 놀랄 빅이벤트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따른다.

트럼프·김정은, 27~28일 베트남서 2차 정상회담 [싱가포르 통신정보부·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의 경우 기대치가 워낙 커 실망도 없지 않았지만 북미정상이 이처럼 자주 만나는 것 자체가 큰 진전이며 성과인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가 연설 중에 자신이 대통령이 안 됐더라면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말은 흔한 자화자찬으로 흘려들을 것이 아니다.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국 대통령이며, 아무 근거 없이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일 년 만에 달라진 북미 간 평화모드는 우리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릴 일이고, 그렇지만 이 평화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정착하기 위한 더 큰 진전을 바라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베트남에서 열리게 될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에 기대와 희망을 걸게 된다. 설 연휴 마지막 날에 전해진 2차 북미정상회담 소식은 생각지 못한 큰 명절 선물이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누구에게나 반가운 일은 아니었다.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가 발표되자 곧바로 음모론을 제기하는 소식이 들려온다. 일본발 소식이 아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김진태 의원 등은 SNS를 통해 북미정상회담에 터무니없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효과를 감쇄하려는 북측이 문 정권을 생각해서 한 술책에 불과하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또한 김진태 의원도 “김정은-문재인 정권이 요청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가 자신들의 중요한 안보의 문제를 일개 정당의 전당대회를 방해하기 위해 날짜를 정했다는 말은 반응조차 불필요한 한심한 수준을 드러내는 것에 불과하다.

아닌 게 아니라 우연이 겹쳤다. 지난 1차 북미정상회담은 지방선거 전날에 열렸다. 그리고 모처럼 지지율 상승 속에 전당대회를 통해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던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비교할 수 없는 대형 이벤트에 묻히게 생겼으니 난감할 것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아무리 그래도 북미정상회담이 고작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방해하고자 결정됐을 것이란 발상은 터무니없다.

혹시 일본이 그런다면 이해는 할 수 있다. 전쟁할 수 있는 일본을 꿈꾸는 아베 정권으로서는 한반도 평화를 바랄 리 없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사라지자 타겟을 한국으로 돌린 일본의 속사정이 그러하다. 그러나 자민당도 아닌 자유한국당이 한반도 평화에 이처럼 철없고 비상식적인 몽니를 부리는 것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망동이다. 협조할 수 없더라도 최소한 찬물을 끼얹는 일만은 없어야 한국당이라는 명칭에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보수는 안보라는 말은 이제 수명을 다한 것 같다. 평화만큼 확실한 안보는 없다. 북미관계개선은 곧 한반도의 평화를 의미한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평화다. 또한 한반도 평화는 남북공동경제체제를 통해 경제적 풍요도 약속한다. 평화는 우리 국민 모두의 꿈이 됐고, 상식이 됐다. 제발 방해하지 마라.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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