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검색창만 제공하는 개편안을 연기했다. 대신 네이버는 실시간 검색어와 뉴스를 전면에 배치하는 기존 모바일 화면과 개편 모바일 화면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31일 작년 4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회의통화)에서 “사용자 요구를 반영하고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기 위해 현재 테스트 중인 네이버 신규 앱과 기존 버전을 함께 쓸 수 있도록 하는 ‘듀얼 앱’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월 초에 iOS용 앱이, 3월에 안드로이드용 앱이 공개될 예정이다.

▲네이버 개편안과 구버전 모바일 화면. 광고는 흐림처리 (사진=네이버 화면 캡쳐)

이번 ‘듀얼 앱’ 발표는 개편안 이용자를 늘리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네이버 모바일 개편안은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안드로이드 이용자는 직접 베타 서비스를 신청하고 앱을 내려받아야만 개편안을 이용할 수 있다. iOS의 경우 베타 서비스 참여에 제한이 있다. 이에 네이버는 ‘듀얼 앱’을 통해 개편안 이용자를 늘릴 계획이다. 한성숙 대표는 “전체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새 버전을 경험하면 구버전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이버의 듀얼 앱 발표로 ‘뉴스 편집권 포기 정책’은 다소 후퇴한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네이버는 ‘뉴스 편집권을 포기하겠다’면서 모바일 첫 화면에 구글처럼 검색창만 남기는 모바일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은 뉴스 편집을 언론사 및 인공지능 시스템에 맡기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에 네이버가 구버전을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네이버의 뉴스 편집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는 1일 <네이버는 어물쩍 뉴스 편집권 유지할 생각 마라> 사설에서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에 욕심을 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에 다시 욕심을 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네이버가 뉴스 편집권과 관련해 말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모바일의 대대적 개편을 같이 들고나오며 ‘빠르면 연내’라고 했다가 이번엔 아예 기한 언급도 없이 일방적으로 편집권 내려놓기를 미뤘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와 JTBC는 모바일 뉴스 페이지 구독자 100만 명이 넘는 등 개편안에서 강세를 보이는 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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