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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시청권, RO에게도 기회를 줘야"[인터뷰]한국유선방송협회 김광호 회장
안현우 기자 | 승인 2010.11.04 10:42

케이블 SO와 지상파방송사의 재송신 논란 끝에 ‘보편적시청권’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5일 ‘보편적시청권 보장제도 개선안’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듣기에 따라 ‘보편적시청권’은 지상파방송 시청자를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편적시청권’ 논의는 출발점인 재송신 논란의 범위를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케이블 SO 등 유료방송에서 수행하고 있는 지상파 재송신을 합법화하기 위한 논의 틀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보편적시청권’ 논의에 앞서 선행돼야 할 것은 지상파 직접 수신의 문제다. 방송법상 규정에 따르면 지상파 직접 수신의 문제는 모든 것에 앞선다. 다음 순서는 중계유선방송 역무에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방송정책 당국이 지상파직접 수신 문제를 애써 외면하는 것과 동일하게 그 동안의 방송정책에서 RO 존재 자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료방송정책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케이블 SO였다. 케이블SO의 성장세는 눈부실 정도다. 케이블 SO가 확보하고 있는 가입 가구수는 물론, 4대 MSO가 전체 권역 77개 중 65개까지 차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러한 성장은 철저한 권역내 독점을 기반으로 한다. 권역내 독점에서 RO의 자리는 없었다. 

보편적시청권을 보장하는 데 있어 과연 권역내 독점이 유효한 가를 따져봐야 할 시기가 왔다. 이와 병행해 RO의 보편적시청권 구현 가능성에 대해서도 짚어볼 시기이다.

미디어스는 한국유선방송협회 김광호 회장을 만나 RO의 현실과 보편적시청권 구현 가능성에 대해 물어봤다. 다음은 김광호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한국유선방송협회 김광호 회장  
 

"대체 수단 없는 시청자는 난감하다"

중계유선방송사업(RO)에 대해 설명해 달라

“1960년대부터 TV가 있어도 볼 수 없는 난시청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한 때 전국 900여 지역에서 900만의 가입 가구수를 확보한 바 있다. 현재 RO협회에 회비를 납부하는 기준으로 보면 107개 RO사업자 밖에 남지 않았다. 많이 줄어들었다. 가입가구수는 최소로 잡더라도 80만정도가 된다. 서울에선 RO사업자가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RO는 지상파방송의 중계 송신이라는 단순역무에서 벗어나 공공 공익채널 및 종교채널, 지역공지사항 등을 방송하고 있다. 31개 채널 이내 방송이 가능하다. 시청료도 월 3~4000원으로 저렴하다. 별도의 광고, 홈쇼핑 채널 등 상업성에 의존하지 않고 가입 가구가 내는 월 시청료로 운영하고 있다.

RO 가입자는 주로 난시청지역 주민, 도서벽지, 농어촌지역, 특히 케이블SO가 수익성 없어 기피하는 지역, 지상파만 필요한 학교, 학원, 생활 여건이 어려운 저소득 주민 등이다”

케이블 SO의 급격한 성장은 권역내 독점을 기반으로 했다는데

“900여개에 달했던 RO는 현재 107개로 축소됐다. SO 전환 승인 정책을 통해 RO가 사라졌으며 RO가 SO로 전환되더라도 현재 시장에 살아남은 것은 몇 안 돼 4개쯤 된다. 또한 정책기관은 RO의 발을 철저하게 묶었다. 케이블 SO 권역내 독점을 보장하는 방향이다. RO 신규 승인 신청이나 변경 승인 신청은 방통위에 접수조차 안 된다. 방통위가 기존 RO사업자의 재허가를 승인하지 않는 것만도 감지덕지한 상황이다. SO가 수익성이 없다고 포기한 지역에 확장 신청서를 내도 방통위는 받아 주지 않는다. RO입장에선 고사되라는 얘기로 들리지만 대체 수단이 없는 시청자는 난감한 상황이다”

RO 없는 지역에선 케이블 SO 요금도 비싸

RO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케이블 SO는 RO가 없는 지역에선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 RO와 SO가 경쟁하는 지역에서 케이블SO는 60~80개의 채널로 RO의 요금대인 4,000원을 받고 있다. 독점지역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적은 40~50개의 채널로 10,00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경쟁지역 보다 독점지역의 시청료가 비싸며 채널 수도 적다. 케이블 SO 가입 가구의 60%이상은 지상파방송을 시청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 RO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따라 케이블 SO의 요금이 달라진다. 사업자로서는 당연한 방향일 수 있지만 피해보는 것은 시청자다”

케이블 SO 중심의 유료방송 정책이 문제라는 얘긴데

“지금까지 쌓여진 독점의 폐해를 고려한다면 결국 RO와 SO, 유료방송시장의 경쟁체제 도입이 절실하다. 저가형의 RO와 고가형 SO가 합리적 경쟁을 통해 시청자에게 선택받도록 해야 한다. SO는 다양한 PP프로그램을 갖춰 프리미엄 방송을 원하는 시청자에게 서비스하면 된다.

그 동안 정책기관은 SO에 유리한 규제를 만들어놓고 방송법을 무시하는 정치논리로 RO의 발을 묶어 놓았다. 이번 재송신 논란에서 볼 수 있듯이 케이블 SO의 힘을 방통위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독점을 방조한 책임이 크다” 

"방송위의 공고 2002-6, 폐지가 맞다"

   
  ▲ 한국유선방송협회 김광호 회장  
 
RO의 발을 묶은 정책은 무엇이며 개선 방안에 대해 말하고 싶다면

"RO가 존재해 SO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명목으로 2000년 방송법 제정과 더불어 SO를 중심으로 한 강제통합이 시행됐고 2002년 방송위원회의 공고로 RO규제 지침이 마련됐다. 방송위 ‘공고 2002-6’은 RO 허가 추천에 대한 정책방향으로 신규 및 변경을 원천적으로 불허하고 있다. 문제는 SO 가입률 신장이라는 방송위 ‘공고 2002-6’의 정책 목표가 달성됐으나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SO가 전체 시청가구수의 80%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목표는 달성되고도 충분히 남았다. 방송위의 공고 2002-6은 폐지돼야 한다. 이게 가장 시급한 문제이다.

RO를 찾는 시청자를 막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자발적인 수요를 인정하는 게 방송정책 규제기관의 합당한 처사다. 자율과 시장을 중시하는 최근 규제 정책의 기본 정신에 비추어 보더라도 소비자 스스로가 편익에 맞추어 생활하고 선택하는 행복을 강제로 막아서는 안된다”

"서민이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디지털전환이 대세다. RO의 준비상황에 대해 막연한 우려가 있는 것 같은데 준비상황은?

“디지털 방송장비(8VSB) 개발 업체와 공동으로 우수한 디지털 장비를 개발 완성했다. 문제는 방송위 공고가 발목을 잡고 있어 투자에 대한 판단 보다는 장비 개발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미래가 담보되지 않는데 어떻게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일단 정부를 믿고 준비하는 사업자가 13곳에 이른다”

RO의 향후 계획을 말해 달라

“우선 RO 협회를 강화해 체계적인 발전과 투자 계획을 수립하여 다매체 시대에서 정당한 역할이 있는 사업자로 규제기관의 정책 의지와 동반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앞서 말씀 드린 바와 같이 RO에 가해지고 있는 현격한 차별적 규제를 완화 시켜 달라고 하는 것이다.

친서민 정책을 국정 기조로 세우고 있는 이 정부에서 미디어 정책에서도 친서민적인 발상을 갖는다면 아마도 케이블 방송 등 유료 방송 정책의 핵심 가치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서민들이 선택하고 서민들이 꼭 필요한 방송 서비스만 골라 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할 것 아닌가? 정책당국의 무관심을 돌린다면 건강한 지역 채널, 친서민 플랫폼의 위상을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자신 한다”

 

안현우 기자  adsppw@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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