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인천공항공사 민주노총 지부장 채용 오보를 내 정정보도를 낸 바 있는 TV조선이 또다시 정정보도를 냈다. 민주노총이 하지도 않은 해명을 마치 한 것처럼 꾸며내 정정보도에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18일 TV조선 뉴스9은 <아들·조카 7명 채용…노조 간부 아내 입사> 보도에서 인천공항공사에 채용 비리가 있었다는 의혹을 전했다. TV조선은 “공항 협력업체에서는 남편이 민노총 지부장으로 있을 때 부인이 입사한 사례도 있다”면서 “부인이 초고속 승진을 해 정규직 전환 순번을 앞당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10월 18일 TV조선 '아들·조카 7명 채용…노조 간부 아내 입사' 보도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쳐)

그러나 TV조선의 보도는 오보였다. 민주노총 인천공항지부의 전·현직 지부장 아내가 공항·항공 업계에 취업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이다. TV조선이 지회장을 지부장으로 착각해 보도한 것이다. 초고속 승진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미디어오늘의 보도에 따르면 지회장 아내의 승진은 통상적인 수준으로 이뤄졌다. TV조선은 이런 내용을 보도하면서 민주노총 반론을 받지 않았다.

해당 보도에 대한 비판이 일자 TV조선은 같은 달 23일 “민노총 지부장이 아니라 지회장이기에 바로잡는다”면서 자체 정정보도를 했다. 문제는 뒷부분이었다. TV조선은 이어 “또 '부인이 초고속 승진을 해 정규직 전환 순번을 앞당겼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민노총 측은 당시 부인이 승진이 빨랐던 것은 사실이지만, 더 빠른 승진 사례도 있었고, 승진과 정규직 전환 순번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왔다”고 썼다.

하지만 민주노총 측은 TV조선에게 '부인이 승진이 빨랐던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전한 적이 없다. 민주노총 측은 언론중재위원회에 해당 정정보도에 대한 조정을 신청해 정정보도에 대한 정정보도를 이끌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TV조선은 ‘취재 과정에서 반론을 좀 싣고 싶었는데 (민주노총과) 연락이 안 돼서 보도자료를 보고 정정보도를 썼다’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하지만 TV조선의 정정보도 내용은 민주노총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면서 “TV조선은 민주노총이 보도자료에서 명시적으로 초고속 승진을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진이 빨랐다고 썼다(고 했다). 하지만 승진이 빨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TV조선은 29일 <「인천공항 협력업체 ‘고용세습’ 의혹 관련 정정보도」 관련 정정보도>를 게재했다. TV조선은 “민주노총 지부는 간부 부인의 승진이 빨랐던 점을 인정한 적이 없기에 이를 바로 잡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총 측은 29일 정정보도 역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TV조선은 민주노총이 하지 않은 말을 ‘알려왔습니다’라고 전한 것에 대해 정정보도를 했다. 여전히 초고속 승진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