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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센터는 언제나 열려있다"한빛센터 출범 1주년 맞아…이한솔, "지난해 성과는 미디어 종사자의 지지와 관심 때문"
윤수현 기자 | 승인 2019.01.23 15:46

[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출범 1주년을 맞았다. 한빛센터는 방송계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미디어스는 한빛센터 출범 1주년을 맞아 이한솔 한빛센터 이사와 김두영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지부장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한빛센터는 고 이한빛 PD의 희생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다. 고 이한빛 PD는 2017년 10월 방송 제작현장의 부당한 노동환경을 고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한빛 PD의 희생 이후 방송계 전반의 부조리한 관행이 밝혀졌고, 지난해 1월 24일 한빛센터의 출범까지 이어졌다. 한빛센터는 24일 서울 DMC에 위치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출범 1주년 행사를 개최한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CI (사진=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한빛센터는 1년 동안 방송계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의 처우 문제를 지적해왔다. 살인적인 노동시간을 강요하는 촬영현장을 찾아가 시위를 벌였으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내왔다.

실제 변화도 나타났다. 지상파 3사는 언론노조와 ▲드라마 제작현장 스태프들의 1일 노동시간은 최대 12시간, 불가피한 경우 15시간을 초과해선 안 된다 ▲다음 근로일 개시 전까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등을 골자로 하는 산별협약을 체결했다.

CJ ENM의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하루 근무시간 14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고 주 근무시간은 68시간으로 제한 ▲촬영장에서 B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운영 ▲제작 일정 공개 ▲스태프 개별계약 원칙 등을 규정한 제작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미디어스는 한빛센터의 1주년을 맞아 이한솔 한빛센터 이사, 김두영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지부장과 전화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의 인터뷰에는 방송 스태프 노동권에 대한 고민과 발전 방향이 담겨 있다.

▲이한솔 한빛센터 이사. 지난해 5월 8일 드라마 제작 환경 개선 촉구를 위해 서울 목동 SBS 사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Q. 한빛센터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많은 성과가 나타났다

이한솔 - 우선 드라마 촬영현장에서의 문제점이 확실하게 드러났다. 과도한 노동시간이 문제라는 것을 스태프가 인지했고, 제작진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현행 드라마 촬영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의식이 전반적으로 공유가 된 것이다. 

과거에는 스태프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문제를 제기할 창구가 없었지만, 이제는 노동조합과 한빛센터가 있다. 또 별도의 공간이 없었던 스태프들이 머물 수 있는 센터도 마련됐다. 방송국의 가이드라인과 지상파 산별협약 역시 성과로 생각한다.

한빛센터가 출범하기 전과 비교하면 감회가 남다르다. 현장의 분위기가 바뀐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단기간 내에 해결될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김두영 – 방송계 노동권 문제는 관행적으로 수십 년간 지속됐다. 법 자체가 방송사와 제작사 등 갑을 중심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빛센터와 노동조합이 함께 투쟁한 결과, 현장에서는 스태프의 노동권을 지키고자 하는 모양새가 나왔다. 그동안 꿈적 않던 제작사와 방송사가 ‘근로시간을 준수하겠다’·‘스태프와 계약서를 체결하겠다’고 하는 등 변화가 있었다.

물론 현실적으로 잘 지켜지는가는 미지수다. 다만 그런 목소리가 등장하는 것 자체로도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Q. 아직 촬영현장에서는 장시간 노동이 지속되고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한솔 - 드라마 촬영현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개선대책이 나왔지만, ‘그게 과연 실효적인가’는 질문에 대해선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 큰 틀에서의 개선은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방송국과 제작사, 정부의 의지가 맞물려 돌아가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 

방송국이 만든 가이드라인도 제작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실현되기 어렵다. 현장에서 문제의식은 공유되고 있지만 정부나 방송국, 제작사는 문제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두영 –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정당한 노동시간이 지켜져야 한다. 또 방송사와 제작사가 스태프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하기만 해도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현재는 표준근로계약서가 아닌 용역계약서를 쓰고 있지만, 그것 자체로도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향후 개별 스태프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다.

Q. 2019년 한빛센터의 목표가 궁금하다

이한솔 - 우선 실질적인 제도나 규제를 개선하는 작업을 할 계획이다. 또 각 분야의 당사자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발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지난해에는 큰 틀에서의 방송노동자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면, 이제는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직군별 문제를 파악하고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방송스태프지부 성장을 위한 작업도 할 것이다.

Q. 한빛센터를 지켜보는 방송 스태프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이한솔 - 지난해의 성과는 한빛센터가 잘해서 이뤄진 것이 아니다. 다양한 미디어 종사자의 지지와 관심을 바탕으로 작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언제나처럼, 감사하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한빛센터의 힘만으로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힘들다. 넓은 축의 연대를 통해 같이 해결해나갔으면 한다. 한빛센터는 언제나 열려있다. 우리 함께 나아갔으면 한다.

김두영 - 우리는 그동안 많은 혼란과 고통을 겪어왔다. 그런데 지난해 노동조합과 한빛센터가 생겼고, 방송 스태프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진다. 노동조합과 한빛센터가 생겼다고 모든 변화가 한 번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노동조합과 한빛센터가 관련 사안을 하나하나 챙겨가고 있다. 힘을 모아주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모두에게 감사하다.

윤수현 기자  melancholy@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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