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개편 때마다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대세인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새롭게 등장하지만 그 중에서 살아남는 이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거나 실망감을 주는 실패를 거듭하며 폐지당하고 이내 잊혀져버리고 말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시청자들에게 리얼하게, 즐겁게 자신들의 내용이 전달될 수 있는지를 두고 이런저런 방식을 고안하며 새롭게 포맷을 짜보기도 하고 잘나가는 이들의 장점들을 살짝 차용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어렵게만 보이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성공 비결은 그 기본을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간단합니다. 그 어떤 주제를 가지고 접근하건, 무엇을 보여주건 간에 결국은 그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에 대한 호감, 매력, 이끌림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죠. 캐릭터도, 관계도, 도전과 여행과 결혼과 모두 따지고 보면 그 사람이 좋아서, 재미있어서, 정이 느껴져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장치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기발한 방식을 고안하고 여러 의미를 담아서 만들어도 출연하는 사람에게 끌리지 않으면 그 프로그램의 생명력은 금세 소멸해버리고 말아요. 그렇기에 리얼 버라이어티의 출발이자 마지막은 결국 사람입니다. 1박2일의 절대적인 호감덩어리, 허당 이승기 선생처럼 말이죠.
남들은 다 잘하는데 혼자만 익숙하지 않은 낚시에서 느낀 손맛이 좋아서 피곤한 일정에도 형들을 보내고 혼자 남아 낚싯대를 기울입니다. 밥차 아주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도 한번 해보면 안 되냐면서 직접 잡은 우럭에 칼질을 하며 회뜨기에 열중하죠. 형들과 앞잡이 퀴즈를 하며 장난기 가득한 승부욕을 뽐내고, 처음 먹어보는 해물 라면의 맛에 취해 말 한마디 안하며 꾸역꾸역 먹고만 있습니다. 무얼 꾸미거나 과시하거나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나이, 그 세대의 청년이 가질 수 있는 감성 그대로를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런 계산하지 않는 막내 그대로의 모습이 1박2일 안에서 오롯이 녹아 있어요.
이제 그는 더 이상 1박2일의 초창기 때처럼 허당 캐릭터에만 머물러있지도 않고, 예능 촬영이 어색하고 낯선 풋내기도 아닙니다. 알만큼 알고 있고 자신이 방송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충분히 경험해왔죠. 오히려 가끔은 너무 능수능란해져서 능구렁이, 혹은 애늙은이 같을 때도 허다하구요. 하지만 그런 경험과 능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가 몰입하고 싶을 때, 끌리는 것이 있을 때면 이승기는 그저 그것이 좋아서 하고 싶어서 눈을 반짝이는 막내, 아들, 손자로 변합니다. 꾸밈이 없는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냥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는 것. 그것이 바로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필요한 사람의 매력. 방송에서 원하는 진정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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