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0.8.12 수 17:28
상단여백
HOME 뉴스 인터뷰
"종편 선정, 너무 시나리오대로 간다”[인터뷰]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권순택 기자 | 승인 2010.10.31 15:20

“종합편성채널의 선별 및 허가 과정을 차단해야 한다. 종편채널의 특혜적 조치인 미디어렙 규율의 회피, 의무재전송 관철, 방송광고규제품목 완화, 홈쇼핑채널 추가허용을 통해 연번제를 실시한다는 미명하에 종편채널의 황금채널 배정 기도, 수신료 인상이 공영방송 KBS와 EBS의 제작비 증가인 양 사기치고 종편채널 지원 기금으로 활용하려는 기도 등 일련의 ‘조중동의 종합편성채널’ 허가 및 지원을 위한 특혜적 조치를 저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위 글은 지난 1월 양문석 당시 언론연대 사무총장이 미디어법(언론관계법) 본회의 통과 이후 장외투쟁을 벌여온 민주당 천정배, 최문순, 장세환 의원에게 보냈던 칼럼의 일부다. 이 글에서 양문석 사무총장은 “종편의 선별 및 허가 과정을 차단해야 한다”며 여러 가지 의견들을 쏟아냈다.

양문석 사무총장은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위촉됐다. 주문했던 ‘의무’가 이제 양문석 상임위원에게 되돌아온 셈이다. 그러나 종편과 관련해 방통위는 많은 것을 진행시켰다. 운신이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렇다 하더라도 야당 추천 몫의 양문석 상임위원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미디어스>는 지난 10월 28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 100일이 갓 지난 양문석 상임위원을 만났다.

   
  ▲ 양문석 방통위 상임위원ⓒ오마이뉴스 김시연  
종편, “정략적 이해는 안 돼”

- 한나라당 고위관계자의 입을 통해 종편 4개 이상 선정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양 상임위원은 블로그를 통해 이들을 비판했는데

“시장에서 버틸 수 있는 것은 최대 1개임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다 주자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며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고 시장은 황폐화시키고, 기존의 생태계까지 혼란에 빠뜨리는 발언들이 한나라당에서 연이어 나온다는 것은 아주 불길하고 위험한 징조다. 이러한 징조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종편 허가 자체가 특혜인데, ‘1~2개만 선정하면 특혜 논란이 일 것’이라고 작은 특혜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한나라당이다. 블로그 글은 이런 한나라당에게 전하는 경고의 메시지다”

- 한나라당의 주장대로 5개의 종편이 생긴다면

“아날로그 채널이 부족한 상황에서 5개의 의무재전송채널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존 사업자에게 엄청난 피해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 ‘황금채널’ 발언들을 하고 있는데 너무 시나리오대로 간다. 채널 연번제를 통해 SBS, KBS, MBC, EBS 채널 사이의 홈쇼핑을 빼버리고 6번, 8번, 10번, 12번, 14번에 종편채널을 배정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더불어 또 다른 특혜를 기대하게 만드는 주장으로 숫자상 그 자체로 또 다른 특혜일 수밖에 없다.

또한 지금 종편에 진출하려는 5개 신문사는 모두 수구 보수언론들이다. 이들 신문들에게  한 개씩 방송을 주는 것은 이 자체로도 공정한 사회를 이야기하는 현 정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담론 및 이데올로기 및 여론 형성에 있어서 균형을 한 번에 허물어뜨릴 수 있다. 만약 이 보수신문 5개가 동시에 방송을 차지하고 간다면 한국의 기본적인 여론을 통째로 왜곡시킬 수 있게 될 것이고 보수정당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엄청난 혜택을 줄 수밖에 없다”

- 종편 허가에 있어서 방통위는 어떤 입장이어야 하나?

“허가 정책을 쥐고 있는 방통위가 시장과 언론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정략적으로 모두 다 준다고 결정했을 때 국민들에게 어떤 신뢰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민들의 원성을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정책은 정책이어야지 정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돼서는 안 된다. 따라서 심사과정에서 명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절대평가이지만 기준에 따라 한 개로 조정할 수 있다. 언제까지 방통위가 내부적으로 정확한 종편허가 개수를 상정하지 않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 특정 언론사를 거명하며 종편 최종 사업자가 이미 내정돼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특정 언론사의 내정설 등은 내부 워크샵이나 (방통위 상임위원)티타임에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들끼리 합의했다거나 야당 추천 위원들이 모르는 방향을 잡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부분은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내정설이 나도는 이유는 종편 준비 사업자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선전의 한 축이다. 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자들이 국회의원들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해내는 행태로 볼 수 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의원들이 특정 언론사에게 콘테스트 하듯 예쁘게 보이려고 OEM 대변인을 하는 경우일 것이다. 그러면서 은근히 방통위 허가정책의 방향을 자신이 주도하는 것처럼 언론 플레이하고 그것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야당이 국회의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작위 권한쟁의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헌재가 또 다시 국가 사회적 의제에 대해서 책임 회피성 행태를 보여줬다. 지난해 10월 ‘헌재놀이’라는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던 헌재가 이번에는 그 마저도 평결을 하지 않아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고 있다. 11월 초에 헌재 결정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헌재는 명확하게 평결 일정을 밝히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수신료 인상 없이 가능한 것은 당장 해라”

- KBS 수신료 인상은 종편에 광고 몰아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광고 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1000~1500원 인상안이 나오면 종편하고 전혀 상관없는 것이고, 광고 비율을 흔들면서 인상된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종편을 위한 수신료 인상안이 되는 것이다. 국민들 주머니에서 돈이 더 나간 만큼 방송 서비스 질이 좋아져야 하지 않나. 그런데 돈을 더 줬는데 광고를 빼버리고 서비스의 질은 그대로라면 ‘국민들 주머니에서 더 나간 돈’은 누가 가져가는 것인가? 종편이다. 결과적으로 종편 지원금으로 가는 건데 광고를 축소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 KBS 수신료 인상액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찬성’ 혹은 ‘반대’라고 밝히기 전에 KBS의 명확한 입장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KBS는 ‘KBS의 지배구조’, ‘사장 선임 및 이사회 구성방식’, ‘수신료위원회(가칭)’, ‘보도공정성’ 등 수신료 인상을 둘러싸고 나왔던 쟁점에 대한 입장 정리를 한 후에 수신료 인상을 이야기해야 한다. 지금은 아무런 내용 없는, 막연한 수신료 인상 밖에는 안 된다. 수신료 쟁점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진행돼야 합리적인 판단이 나올 것이다.

또한 애초 KBS의 인상안은 광고를 조정해 올리는 것으로 KBS 전체 예산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을 위한 많은 것을 할 것처럼 선전해 왔는데 수신료 인상 없이도 가능한 것이다. 수신료 인상 없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해라. 왜 안하고 수신료를 볼모로 자신이 부여받은 의무들을 방기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중소기업 편성비율을 75%로 올리면 홈쇼핑 채널 생기는 것과 똑같아”

- 이번 국감에서 최시중 위원장은 “내년 초에 도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방통위 내에서 어디까지 논의가 됐나?

“일단 전체적인 워크샵은 두 차례 진행됐고 아직 내부 논의 중이다. 그런데 내 입장은 아주 분명하다.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정말 중소기업을 위한다면 신규 홈쇼핑 도입을 주장하기 전에 종합적인 중소기업의 유통과 판로 확장을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전체 중소기업 제품 편성 비율’과 ‘주 시청시간대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을 반드시 편성하도록 하고, 매월 신규 아이템 역시 몇% 이상 등장하도록 하는 규제안을 먼저 검토한 후에 그것이 부족하면 또 하나의 채널을 요구하는 게 순리다.

예를 들어 방송법 72조는 외주정책에 대한 편성규제를 두도록 했다. 이와 유사한 법제적 장치들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근 10년 가까이 현 체제 내에서의 변화를 요구한 적이 없다. 오로지 몇몇 주주들만 이익 보는 채널 추가 정책만을 주장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편성전략이 유효하다고 보나?

“중소기업 제품 편성비율의 경우 5개 홈쇼핑사의 평균이 55%인데 이것을 75%로 끌어 올려야 한다. 홈쇼핑의 연간 이익이 1천억이라고 볼 때, 일률적으로 75%로 편성비율을 올린다면 20%씩 5개 사가 되니 산술적으로 100%가 된다. 또한 신규 아이템의 쿼터 의무를 강제한다면 홈쇼핑 채널 하나 생기는 것과 똑같은 것이 되는 게 아니냐.

또한 5개 홈쇼핑의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34%이지만 중소기업 제품에 대해서는 35.7%를 부과했다. 브랜드 이미지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이기 때문에 더 높은 판매수수료를 내온 셈인데 이것을 중소기업 진흥기금으로 지원해주는 방안을 역으로 제안하고 싶다. 그리고 나서도  부족하다고 하면 그때 가서 신규홈쇼핑 도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도입을 반대한다는 것을 친대기업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악질적인 행태다”

“다시 신발 끈 조여 매는 쓴 약이었다”

- 케이블방송사 씨앤앰(C&M) 노조가 파업을 하고 방통위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투기자본 성격인 사모펀드 맥쿼리·MBK파트너스로 구성된 국민유선방소투자(KCI)가 대주주가 됐는데 이를 승인한 것이 당시 방송위다

“방송위원회 3기 결정과정에서 위법사항이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 노조 쪽에서 다음 주 중에 고발한다고 하니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 또한 씨앤앰이 지난 22일 4000억 원을 들여 GS강남방송과 GS울산방송 지분을 인수했는데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 과정에서 위법성, 방송법 위반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청자들에게 어떤 불편함도 가지 않도록 노사 관계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방통위의 역할이다”

- 마지막 질문이다.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가 방통위 상임위원이 됐다. 그런데 얼마 전 미디어행동에서 ‘이경자·양문석 위원의 존재감이 없다’는 비판 성명을 내기도 했는데

“‘존재감 없이 행동을 했구나’하는 깊은 반성을 하면서 그 성명을 다시 읽고 또 읽었다. 그 성명은 나에게 다시 신발 끈을 바짝 조여 매도록 한 쓴 약이었다”

권순택 기자  nanan@mediaus.co.kr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편집인 : 임진수  |  개인정보책임자 : 윤희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희상 팀장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0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