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가 돌아왔지만 그는 아무런 힘이 되지 못했다. 그저 게임을 만든 괴짜 천재일 뿐 그 이상의 가치가 없었다. 게임 속 버그의 원인은 세주가 만든 엠마였다. 누나를 캐릭터로 만든 세주. 그런 캐릭터가 게임 속에서 공격을 당하는 동생을 구하는 과정에서 버그가 발생했다.

버그 해결은 간단하다;
엠마의 공격에 기겁한 진우의 선택, 죽음의 행렬은 병준까지 집어 삼켰다

진우의 선택은 모두 옳았다. 하지만 그래서 모든 것은 꼬이기 시작했다. 더는 돌이키기 어려워 보일 정도로 상황은 급변했다. 진우는 형석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 상황을 만든 병준은 자신이 한 어리석은 행동의 결과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선호는 모든 것을 되돌리려 했다. 병준에게 현재와 같은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선호와 병준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선호는 대표 자리를 다시 진우에게 건네줬다. 빈자리에 진우의 과거 대표 명패를 올려놓은 수준이지만 선호는 그렇게 결자해지를 하려 했다.

세주는 돌아왔다. 게임 속 어느 한 공간에 숨어 있었다는 세주는 누군가 자신을 구해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퀘스트를 모두 깨면 자신은 구원 받을 수 있었다. 실제 그 상황이 왔다. 하지만 세주는 진우가 그 역할을 해줬다는 사실도 몰랐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마르꼬를 자신이 살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뿐이다. 버그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그 일로 인해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한다. 희주와 선호 모두 세주가 돌아왔듯, 사라진 진우도 돌아올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세주가 전혀 그 상황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 개발자인 세주는 스스로 게임 속 특정구역에 숨어 모든 두려움에서 피해 있었다. 갑작스럽게 시작된 버그로 인해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피하는 것이 전부였다. 마르꼬가 자신을 칼로 찌르고 추격하는 과정, 그리고 이후 진우가 추측했던 것처럼 공격을 가해오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피하는 것 외에는 없었다.

성당에서 갑자기 사라진 진우는 게임 속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경찰의 추격을 받으면서도 그는 마지막 퀘스트를 깨고자 했다. 그렇게 성당으로 옮겨진 엠마에게 황금열쇠를 건넸다. 그렇게 천국의 문이 열리며 모든 것은 완료될 것이라 확신했다.

진우의 기대와 달리, 황금열쇠를 받은 엠마는 그 안에 숨겨진 칼로 진우의 가슴을 찔렀다. 지독한 고통이 몰려오며, 게임 버그를 잡기 시작했다. 딜레마다. 진우가 죽어야 게임 버그가 바로잡힌다. 그건 지독한 선택을 요구하는 행위다. 자신을 희생해야 게임 버그가 잡힌다는 사실은 말이 안 된다.

지독한 고통 속에서 진우는 도망쳤다. 버그 잡는 것도 실패한 채 성당을 겨우 빠져나온 진우는 담당의에게 전화해 호텔로 옮겨졌다. 그리고 의사의 전화를 받은 병준이 그곳을 찾았다. 병준은 그곳에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했지만 여전히 놓지 못하는 탐욕으로 인해 스스로 죽음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깨어난 진우는 병준에게 자수를 하라고 했다. 자신이 한 행동을 털어 놓고 모든 것을 정리하라는 요구였다. 병준으로 인해 진우는 살인 용의자가 되었고, 수진은 죽음을 선택하려 했다. 병준의 탐욕은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를 위험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탐욕에 찌든 병준은 그 상황에서도 꼼수를 부렸다. 화장실에 숨은 채 호텔을 찾기 전 준비한 과정을 전화로 지시했다. 혹시 몰라 준비한 상황이었다. 진우가 있는 호텔 주변만 게임 활성화가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그렇게 병준은 화장실에 숨은 채 다시 게임 서버를 열었다.

갑작스럽게 진우 앞에 등장한 적들로 인해 불안은 극대화 될 수밖에 없었다. 총격전이 이어지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나온 병준은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진우를 발견했다. 결국 이 게임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진우가 죽고 모든 책임이 그에게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병준의 그런 바람은 무참히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버그가 여전한 게임 속에서 형석이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형석의 공격에 제대로 방어도 하지 못한 채 변명하기에 급급했다. 형석의 복수를 하기 위해 그랬다는 병준의 어설픈 고백은 무의미했다. 의사에게 뒤늦게 진우 소식을 듣고 호텔로 향한 선호는 화장실에서 병준의 시체만 발견한다. 그곳에 진우는 없었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진우가 향한 곳은 희주의 집이었다. 여전히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희주를 위해 진우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유통에 희주 차 열쇠를 남기고 마지막 임무를 수행위해 떠나는 것 외에는 없었다. 현재 상황에서 진우가 할 수 있는 일은 버그를 잡는 일이다.

다시 엠마를 찾아 자신을 희생하고 버그를 잡는 일이다. 죽음일 수도 있는 그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맺을까? 엠마가 진우를 죽이며 버그를 잡지는 않을 것이다. 게임 속 진우의 죽음은 그저 새로운 시작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게임 속 진우가 죽음으로써 모든 버그가 바로잡히고, 그렇게 다시 진우는 살아난다.

살아난 진우는 과연 그 게임을 어떻게 할까? 그리고 이미 사망한 형석과 정훈, 병준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이미 죽음이 확정된 이들이 살아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죽음의 게임이 되어버린 가상현실 게임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게임 속 캐릭터지만 동생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게임 속 버그가 되어버린 엠마. 모든 것은 그 엠마의 행동에서 시작되었다. 버그는 그렇게 마르꼬를 시작으로 형석과 정훈, 병준을 죽음으로 이끌었다. 연이은 죽음으로 점철된 이야기의 끝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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