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프로야구를 돌아보면 참 많은 은퇴를 만난 한해였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지난 시즌 은퇴로 올시즌 초반 은퇴식을 거행한 LG 이종열선수나 삼성 김재걸 선수부터... 인상적인 은퇴식으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야구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틀을 만들어준 "양준혁"선수까지.

참 많은 야구선수들을 이제 그라운드에서 떠나보내야 하는 2010년, 그 2010년 야구와도 이제는 작별인 듯합니다. 은퇴식이란 분위기 자체도 우리 프로야구에선 아직 익숙한 풍경이 아닙니다만..

우리 주변 스타들이 떠나가는 모습은 아무래도 야구팬들에게 일단 아픔이 아닐까요?

시즌 초반 은퇴식을 거행했던 넥센의 김동수 선수. 이종열-김동수-박종호-김재현 등 LG출신들의 은퇴가 많았던 거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양준혁 선수도 한때 LG 유니폼을 입긴 했으니깐요.

숨을 은 "隱"과 물러날 퇴 "退"의 합친 말인 은퇴. 아름다운 은퇴란 말을 흔히 하지만.. 결코 아름답기 쉽지 않은 것이 은퇴란 것, 그라운드가 자신에게 유일한 삶의 공간이자, 전부였던 선수들은 일반적인 사회생활보다 이른 나이에 대부분 은퇴를 합니다. -보통 직장에서 40대를 넘기고, 적지 않게 50대까지도 일을 하는 것도 비교하면 더욱 그렇죠.-

그들의 은퇴는 과연 스스로에게 어떤 이유일까요?

늘 그 점이 전 궁금합니다. 진정 야구에 이제 한계를 느낀건지, 아니면 더 이상 자신의 필요성을 어필하지 못 하는건지, 아니면 구단이나 주변의 권유나 압박이 있는 건 아닐런지, 혹은 새로운 길에 대한 도전을 생각 한 건지...

어떤 이유와 마음으로 은퇴를 결심하고, 은퇴 후를 설계하는 걸까요?

은퇴를 하고, 야구계에 몸을 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만.. -아마, 대부분의 경우 "은퇴"후에도 야구에 몸담고 싶어 하죠. - 사실 수요와 공급상의 문제를 볼 때, 그런 경우가 많을 수가 없습니다.

은퇴 후 호주리그에서 뛰기로 결심한 구대성 선수. 일본과 미국을 거쳐 또 한 번의 도전을 하는 그에게 박수를.

성대하게 박수를 보내고, 영구결번과 같은 영광도 누려보는 은퇴, 혹은 그런 순간조차 없이 야구계를 떠나는 많은 이들. 모두 야구를 떠난다는 아픔은 참 크겠죠. 그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겠죠.

그들의 은퇴이유, 그리고 은퇴 뒤에 대한 두려움은 어떤지, 한번쯤 돌아보고 싶습니다. 아울러, 은퇴 후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야구장을 떠나고 유니폼을 벗은 그들의 삶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올해 은퇴를 결정한 선수들부터라도 그들의 앞날을 조금은 더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보고 싶습니다.

물론, 이런 언론의 주목이나 관심을 꺼리는 선수들도 있고, 한편으론 팬들을 위해 끝까지 그런 서비스를 하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관점, 생각에서 자신의 삶, 구단과 야구장의 삶이 아닌 개인, 자연인으로서의 삶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겠죠.

그 순간마다 어떤 생각과 느낌을 받는지, 또 서서히 꺼져가는 자신을 향한 조명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를 묻고 싶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경우는 참 드문 거 같습니다. 쉽지 않은 이야기죠.

그런 고민, 이번 가을에 깊이 해보며, 야구에 얽혀 있는 우리의 삶의 모습, 삶의 향기들을 다시금 찾아보려 노력하렵니다. 화려하거나, 우울하거나, 혹은 그저 감동만이 있는 은퇴가 아닌... 진지한 시작과 끝의 이야기들을 찾아서 말이죠.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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