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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살림 친정엄마에게 떠맡긴 딸, '안녕하세요'의 한계가 드러난 사연[미디어비평]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너돌양 | 승인 2019.01.15 11:05

14일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딸의 육아와 살림을 모두 떠맡은 어머니의 사연이 소개되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그런데 모든 살림을 엄마에게 미룬다는 딸의 상태를 보니, 이 모녀를 둘러싼 상황이 <안녕하세요> 출연을 통해 해결될 고민인가 싶다. 

시청자들의 분통을 터트리는 이야기들이 줄을 잇는 <안녕하세요>에서도 역대급 사연으로 불릴 만한 모녀의 갈등은 딸의 출산 이후 본격화된다. <안녕하세요>에 잠깐 언급된 사연을 통해 결혼 전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딸은 출산 이후 더욱 신경이 예민해지고, 육아와 결혼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친정어머니에게 해소하고자 한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이 딸의 가장 큰 문제는 집안일과 육아를 모두 친정엄마께 떠맡기려 한다는 것. 육아가 쉬운 것이 아니기에 친정어머니의 손길이 필요할 수 있고, 때로는 전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업주부로 지내면서도 주말부부인 남편이 집에 오는 주말에도 모든 것을 친정에 의탁하려는 태도는 바람직해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60이 훌쩍 넘은 친정엄마는 딸의 육아와 살림만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 식당에 나가서 일을 하는 상황. 식당일도 힘든데, 혼자서 온전히 집안일을 감당할 수 없다는 딸의 뒤치다꺼리까지 하려다보니 친정엄마도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그런데 딸은 자기 대신 살림을 도맡아서 해주는 친정엄마께 감사한 마음을 갖기보다, 자신의 연락을 늦게 받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바로 화를 낸다고 한다. 물론, 자신의 예민함 때문에 친정어머니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는 것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모든 문제를 다 엄마 탓으로 돌리기 일쑤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30대 중반에 접어든 아들조차 엄마에게 의존하려는 증상이 심하다는 것. 도대체 이 가족은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을까. 분명한 사실은 이 가족의 문제는 결코 <안녕하세요> 일회성 출연으로 해결될 고민이 아니라는 점이다. <안녕하세요> MC와 게스트도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주지 못했던 이 모녀에겐 체계적인 신경정신과 치료 혹은 가족심리상담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 사연의 주인공인 어머니의 사연도 안타깝지만, 딸 또한 마음의 상처가 너무나 커 보이기 때문에 이를 먼저 치유해주고 딸의 행동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지, 딸의 잘못된 행동만을 탓하고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를 보다보면 <안녕하세요>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부지기수로 등장한다. 그나마, 지난주 아내에게 모든 살림과 육아를 떠맡기고 남 일에 앞장선다는 남편의 이야기는 양반에 속한다. 이 문제는 남편의 오지랖에서 비롯된 갈등이고, 남편 또한 워낙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고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할 뿐이기에, 변화 의지만 있다면 <안녕하세요> 출연을 통한 각성으로도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사연이었다. 

하지만 14일 방송에 등장한 모녀의 사연은 <안녕하세요>의 고민 상담이 아니라 전문가의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가 뒤따라야하는 문제로 보인다. 또한 시청률 욕심에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가족을 <안녕하세요>에 내보낸 제작진의 태도가 근본적인 문제일 것이다. 사연의 주인공을 힘들게 하는 상대방의 문제적 행동을 다그치기에 급급하다, 훈훈한 마무리를 강조하는 <안녕하세요>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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