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가 비수기에 접어드니 확실히 개봉하는 영화들의 편수가 많아지네요. 지난주에 4~5편이 개봉을 했는데 이번 주와 다음 주에도 평균 4편 이상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목요일만 해도 모처럼 만나는 오시이 마모루의 <스카이 크롤러>, 잭 스나이더의 애니메이션 <가디언의 전설> 그리고 시사회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부당거래>까지, 이걸 언제 다 보나 하는 걱정이 앞설 만큼 꽤 볼만한 작품들이 개봉합니다. (아, 국내 최초의 3D 에로(?)영화라고 악평이 자자한 <나탈리>도 있군요) 이들 중에서 부디 양질의 작품을 고르셔서 후회 없는 관람을 하시기 바랍니다! ^^

10월 넷째 주 미국 박스오피스 1위는 전편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욕심을 낸 <파라노말 액티비티2>가 차지했습니다. 이미 페이크 다큐임이 다 알려진 마당에 과연 먹힐까 했는데, 일단 미국 박스오피스 결과를 놓고 봤을 때는 여전히 먹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냥 먹히고 있는 게 아니라 우려 따위는 사뿐히 즈려 밟으며 아주 자~알 먹히고 있습니다.

전편이 15,000불의 제작비로 1억 불이 넘는 수입을 올리며 역대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한 덕분에 <파라노말 액티비티2>가 제작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엔 전편보다 200배에 이르는 제작비를 투자했지만 그래 봤자 여전히 할리우드에서는 껌값인 3백만 불... 그리고 그 3백만 불은 다시 개봉 첫 주말에만 4천만 불이 넘는 놀라운 흥행수입을 올리며 또 한번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습니다. 또한 <파라노말 액티비티2>가 기록한 이 금액은 <그루지>의 3,910만 불을 꺾고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룬 공포영화들 중에서는 개봉 첫 주말 수입부문 역대 1위에 해당합니다.

전편의 경우에는 1억 불이 넘는 최종수입을 달성하긴 했지만, 아시다시피 개봉 초반에는 소수의 극장에서만 개봉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점점 관객들이 늘어나고 열광적인 반응이 쏟아지자 개봉 5주차에 이르러 1,000개가 넘는 극장을 확보했습니다. 그 직후에 가장 높은 흥행수입을 기록했었는데, 그 수치가 약 2,100만 불입니다. 그러니까 <파라노말 액티비티2>는 이미 개봉 첫 주말에 그 두 배에 이르는 수입을 기록한 것이죠. 이대로 가면 전편의 최종수입은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역시 수익률에서는 감히 도전하기 힘들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지난주에 놀라운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던 <잭애스 3D>는 <파라노말 액티비티2>에 밀려 2위로 만족했습니다. 흥행수입에서도 절반에 그쳤지만 2주차에도 2천만 불이 넘었다는 것이 그저 놀랍네요. 아울러 총수입이 벌써 8천만 불을 넘어서서 조만간 1억 불을 달성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개봉 첫 주말에 <파라노말 액티비티2>보다 더 많은 5천만 불 이상의 수입을 기록한 것만 봐도 <잭애스 3D>의 높은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의 신작 액션 코미디 <레드>도 한 계단 하락하며 3위를 기록했습니다. 2주차 주말 수입에서도 1천만 불을 넘었고 드랍율도 양호한 것으로 봐서는 이번 주가 지나면 최소한 제작비는 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위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Hearafter>입니다. 이 영화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필모에서 다소 특이한 이력을 남기게 될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예전에 잠시 예고편과 함께 소개를 해드렸었는데, <Hearafter>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이 영화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죽음의 영향을 받은 세 사람을 등장시킵니다. 이 중에서 미국인 노동자 조지는 사후세계를 볼 수 있는 영험한 능력을 가진 자로, 지난 태국의 쓰나미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프랑스인 기자 마리 그리고 쌍둥이 형제를 사고로 잃은 영국인 소년 마커스를 만나 그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의문을 풀어줍니다. 맷 데이먼은 <인빅터스>에 이어 <Hereafter>에서도 주인공 조지 역으로 출연합니다.

조금 특이한 소재를 다뤘다고 말씀드리긴 했으나, 아무래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연세를 감안하면... 조금은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는지 모르겠습니다. (아... 왠지 슬퍼지네요 ㅠ_ㅠ) 아무튼 <Hereafter>는 위의 표를 보시면 눈치 채셨겠지만 개봉 2주차임에도 지난주의 미국 박스오피스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왜일까~~~요? 이 또한 위의 표에서 조금 드러나는데, 개봉 첫 주말에는 단 6개의 극장에서만 개봉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2주차를 맞이하면서 상영극장을 대폭 확대하여 전주대비 수입의 변화에서 5,000%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게 된 것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1천만 불을 돌파하긴 했으나 기대치에 비해 조금은 미미한 편입니다. 제작비를 회수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겠네요.

<Hereafter>의 예고편입니다. 이거...예고편부터 느낌이 심상치 않네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평단의 극찬을 받은 데이빗 핀처의 <소셜 네트워크>는 5위로 두 계단을 하락했습니다. 초반에는 흥행수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로 인해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양호한 흥행성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국내개봉일 좀 변경해주세요)

6위는 경마를 소재로 한 <Secretariat>으로 역시 두 계단을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개봉 3주차를 지나면서 제작비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군요. 상위권의 영화는 드랍율이 양호한 수준임에도 비수기라 그런지 흥행수입은 저조합니다.

7위는 조쉬 더하멜과 캐서린 헤이글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Life as We Know It>입니다. 이 영화도 개봉 3주차를 지나면서 제작비에 거의 근접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금은 보고 싶은 영화인데 국내개봉은 요원한 것 같네요.

이번 주에 국내개봉을 앞두고 있는 <레전드 오브 가디언>이 8위입니다. 보시다시피 미국 박스오피스에서의 결과는 심히 저조합니다. 원래 뛰어난 흥행성적을 가진 감독은 아니지만 잭 스나이더의 애니메이션이 이렇게까지 외면을 받을 줄은 몰랐네요. 게다가 3D임에도 불구하고 개봉 5주차를 지난 흥행수입이 지났으나 여전히 저런 수준이라면, 정말 심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국내에서는 어떤 결과를 보여주게 될지 한번 지켜보도록 합시다.

벤 에플렉이 모처럼 포텐을 터뜨린 <더 타운>은 이제 슬슬 끝물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평단과 관객의 반응도 좋고 흥행수입에서도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며 아름다운 퇴장을 할 것 같습니다. 여전히 국내개봉일은 잡히지 않았네요.

마지막 10위를 차지한 <Easy A>는 <파라노말 액티비티2>와 <잭애스 3D> 못지않은 흥행성적을 기록했습니다. 개봉 첫 주말에 2위로 데뷔를 했을 때만 해도 금방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요!? 6주차까지 버티면서 제작비의 약 7배에 해당하는 수입을 달성했습니다. 덕분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이 영화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