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심석희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빙상계에 추가적인 성폭력 사건이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빙상계 성폭력 문제가 단순히 조재범 전 코치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8일 SBS는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에게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 선수에게 고등학생 때부터 4년 가까이 성폭력을 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여야는 성폭력을 저지른 체육 지도자를 영구 제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조재범 코치는 성폭행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조재범 전 코치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빙상계에 추가적인 성폭행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폭로가 나왔다. 여준형 젊은빙상인연대 대표(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는 1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젊은빙상인연대가 알고 있는 성폭행 경우만 대여섯 사례”라면서 “조재범 코치 외에 다른 코치들에 대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여준형 대표는 “(가해자는) 2명 이상이 될 것 같다”면서 “(기자 회견을 통해) 어느 선까지 어떻게 이야기할지 방식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있다.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구조로 돼 있고, 또 어린 여자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걸 외부에 얘기하고 도움을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포츠계에서 성폭력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선 “지도자의 권력이 너무 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준형 대표는 “지도자의 권력이 너무 세다 보니까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면서 “대부분 코치가 징계를 받고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여준형 대표는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도 지도는 가능하다”면서 “피해자들이 어디 가서 얘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대한체육회의 임원들이 총사퇴해야 할 초유의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같은 방송에서 “지도자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는 데서 그치면 큰 나무를 보지 못한다. 한국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가 초래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 사건을 새 판을 짜야 할 터닝 포인트로 삼아야 한다”면서 “대한체육회 임원들이 총사퇴해야 할 초유의 사건”이라고 밝혔다. 안민석 의원은 “새로운 판을 짜지 않으면 체육 성폭력·폭행 사건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지금의 대한체육회 구조로서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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