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와 아이돌? 전혀 안 어울려 보이는 조합이지요? 사실 독설의 대가의 김구라와 독설에 당하는 아이돌들은 전혀 안 어울려 보이는 조합입니다. 그런데 아이돌 사이에는 "김구라 효과"가 존재합니다. 물론 100% 그런 건 아니지만 대체로 많이 적용되는 효과이지요. 이번에 레이나를 보고 한번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김구라 효과란 김구라를 통해서 주목받고 이슈가 된다는 것이지요. 왜 이런 효과가 일어나는지 논하기에 앞서 그 동안 아이돌 그룹에 김구라가 끼친 영향에 대해서 언급해보도록 할까요?

1) 소녀시대

사실 소녀시대 서현은 2010년 전까지만 해도 그저 "팀의 막내"에 불과했습니다. 예능에 나와서도 조용히 앉아있다 가고 별 말이 없었지요. 다들 서현의 "터닝포인트"를 말하자면 "우결"을 꼽습니다. 사실 우결이 있기에 현재의 서현이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서현이 우결 후보에까지 오르게 된 비결은 바로 김구라가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2009년 라디오스타 "크리스마스" 특집에 서현이 단독 게스트로 나왔는데, 서현을 김구라가 끊임없이 긁어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단호한 서현에 김구라는 "패배"를 선언했습니다. 그리하여 서현의 "바른 생활 이미지"가 굳어졌고 이렇게 이미지가 좋아지면서 부각되기 시작한 서현은 우결의 고정이 되면서 지금의 위치에 온 것이지요.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시카 역시 "정색시카" 라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잡아준 게 김구라와 라디오 스타였습니다. 작년 2월 소녀시대 Gee활동 시에 제시카, 수영, 티파니, 써니가 게스트로 나왔을 때, 김구라가 나오지도 않은 윤아를 찾는 바람에 제시카의 "정색본능" 을 자극했고, 결국 제시카는 그 프로그램 안에서 "정색시카"로 주목받게됩니다

또한 효연은 방송에 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김구라가 방송 때마다 찾는 일이 있어서 김구라가 좋아하는 몇 안 되는 아이돌로 밝혀졌고, 자꾸 언급된 효연은 나중에 김구라에게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세지를 전한 일도 있습니다. 그런 김구라가 있는 절친 노트에 출연해서 효연은 전에 보여주지 못한 예능감을 보여주면서 캐릭터를 완전 굳히게 된 일이 있었지요.

2) 애프터스쿨

애프터스쿨 역시 김구라 방송의 수혜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면서 나나에게 새로운 4차원 엉뚱 캐릭터가 더해졌습니다. 김구라가 "방송초짜"라고 여겼던 나나는 단답형 대답, 변화 없는 애교표정으로 김구라를 쩔쩔 매게 했지요. 어떤 공격이 들어와도 침착하게 대하는 태도와 나중에 "<라디오스타>에 또 나오겠다"라고 말해서 김구라를 경악시킴으로 그냥 얼굴 예쁘고 기럭지만 길게 인식되던 나나에게 좋은 찬스가 되었지요. 아마 그 방송이 나나가 여태껏 방송한 것들 중에 (플레이걸스 제외하고는) 가장 말을 많이 하면서 가장 많이 주목받은 방송이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정아 역시 애프터스쿨의 2인자(서열로서는)이지만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신정환과 김구라의 맹공에도 하나도 제대로 하지 않고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나쁜 여자"라는 캐릭터와 "보통 여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에 세바퀴에서 레이나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레이나는 팀에서 메인보컬에 오렌지 카라멜에서 리더급을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지 못했는데 이번 세바퀴때문에 검색어에 오르는 일도 있었습니다. 바로 레이나가 Kelly Clarkson의 "Because of You" 를 연주할 때 생긴 일 때문인데요.

그냥 연주만 했으면 가창력 하나 인정받고 끝났을 터인데, 김구라가 노래에 빠져들면서 그윽하게 레이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캡쳐되면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결국 레이나도 한번 더 주목받게 된 것이지요.

3) F(x)

F(x)의 첫 공중파 출연 역시 라디오스타였습니다. 거기서 역시 F(x)가 재발견된 일이 있었습니다. 일단 김구라는 "영문과 출신"이기에 엠버하고 영어로 대화를 하려다가 무참히 패배해 엠버가 주목을 받았었지요. 엠버 김구라도 한때 많이 나왔던 검색어였습니다. 방송 내내 엠버를 의식해서 영어를 썼던 김구라의 모습이 선합니다.

또한 루나의 "근육"이야기를 꺼냄으로써 루나가 지독한 연습돌임을 주목받게 했습니다. 한때 루나의 "말벅지"가 이슈가 되었는데, 그것도 라디오스타를 통해 크게 이슈화된 것이지요.

예능감이 없다고 여겨졌던 F(X)와 함께 하면서도, 김구라와 라디오스타진은 그녀들을 놀리면서 F(x)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주었지요. 또한 갑작스런 JP 목소리 논란까지 나오면서 정말 웃겼던 라디오스타 방송을 만들어낸 게 김구라와 라디오스타 진입니다.

그렇다면 김구라와 함께 하면 왜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것일까요? 대체로 아이돌들이 방송에 나오면 초반에는 무조건 오픈되고 공개하려는 경향보다는 숨기고 이야기를 안 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긴장한 탓도 있고 소속사의 지시도 있으며 자신들의 의지도 있겠지요.

허나 김구라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계속 공격을 시도합니다. 상대방이 드러낼 때까지요. 그러다보니 솔직한 모습들도 나오게 되고, 털털한 모습들이 많이 보이게 됩니다.

김구라는 상대를 가리지 않습니다. 상대가 천하장사 강호동이건, 국민 MC유재석이건, 아니면 자신보다 선배인 이경규이건,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사람이지요. 아이돌이 어리고 특히 귀여워 보이는 여자 아이돌이라고 해도 예외는 아닙니다. 여자 아이돌이라고 배려해 할 말 안하는 김구라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연예인들이 가식과 경계를 풀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바로 김구라 독설의 효과입니다.

김구라가 지나치다고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김구라는 지상파로 넘어가서는 거의 선을 넘는 경향은 없습니다. 솔직히 방송 제제도 가장 많이 받았던 연예인이긴 하지만 듣고 보면 말투나 어휘가 선택이 잘못되어 그렇지 틀린 말은 없는 것도 사실이지요.

또한 김구라는 웬만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여자 아이돌들의 오버애교에 쓰러지는 다른 MC들에 비해서, 과한 애교는 정색하면서 받아들이는 게 김구라이지요.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애교를 재미있게 만들어버리는 역할이 되는 것입니다.

여하튼 김구라가 이런 식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돌의 조력자가 되어가네요. 김구라 자신이 캐릭터가 독하고 독설을 하고 하다보니까 웬만한 사람은 김구라 앞에 있으면 순해보이고 약해 보이는 김구라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연예인이 더 호감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구요. 프로그램에서 김구라가 욕을 먹는 것은 봤지만 출연진은 웬만해서는 다 호감이 되어서 돌아가더라구요 (물론 세바퀴 같은 경우는 상황이 다르지만)

무서워 보이고 인상도 차갑고, 또한 독설도 서슴지 않는 김구라지만, 그런 김구라가 존재하기에 아이돌이 주목받게 되는 효과도 허다합니다. 김구라와 아이돌,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온 묘한 관계라고 할 수 있겠네요.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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