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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해결사 ‘유튜브’ 월드, 공유할수록 차가워지는 공감의 온도[미디어비평] 톺아보기
meditator | 승인 2018.12.31 11:11

대도서관, 밴쯔. 이 정도야 이젠 상식에 속한다. 유튜버였지만 이젠 종편 TV에까지 진출했으니 누구라도 한번은 들어봤을 법하다. 그렇다면 유재일이나 정규재, 황장수는 어떨까? 이 인물에 대한 호불호를 표명하는 순간, 혹은 이들의 유튜브 대한 애청 정도에 따라 당신의 정치적 색채는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혹,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다루는 와꾸대장봉준을 아시는가? 영화 소개의 엉준이나 삐맨은? 여행하는 앨리스 봉슬이나 수영계의 러브리 스위머, 이름과 달리 자전거여행가 모험왕 별이 등등으로 가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를 대번에 알 수 있다. 이런 건 어떨까? 미미, 파니, 장추자와 같은 트렌스젠더, 혹은 김철수나 강학두 같은 게이 채널의 구독률은 사회적 시선과 달리 뜨겁다.

그래서일까, 너도 나도 유튜브로 간다. TV에서 보기 힘들던 강은비 씨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예인이던 시절보다 훨씬 벌이가 좋다는 기사를 내는가 싶더니, 신세경 씨 같은 주연급의 여배우도 개인 채널을 열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팬들과 교감한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된 음식평론가 황교익 씨가 택한 곳이 유튜브 채널 '황교익 TV'인가 싶더니, 정치 재개를 선언한 홍준표 씨 역시 'TV홍카콜라'를 개설했다. 정치는 하지 않겠다던 유시민 씨가 매주 한 번씩 혹세무민하는 가짜뉴스를 정복하러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 채널을 개설하기로 했다. 

격세지감 유튜브

‘팟빵’에 소개된 유시민 작가의 팟캐스트 ‘유시민의 알릴레오’ 화면 갈무리

한 20년 전 쯤일까? 우리 사회에 벤처기업 붐이 일었을 때 선배들 몇몇이 의기투합하여 새로운 아이템을 사업화하기 위해 고심했다. 당시는 이제 막 디지털카메라가 유행하던 시절, 각자 자신이 찍은 동영상을 사이트에 올려 나누어 보며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야무진 포부. 하지만 그 시도는 안타깝게도 너무 빠른 선견지명 덕에 세상과 함께하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몇십년이 지나지 않아 다수의 사람들이 남이 올린 영상을 즐기고, 심지어 자신이 영상의 주인이 되어 그걸로 돈을 번다. 심지어 일확천금의 사례도 심심치 않다. 그래서일까. 장래희망이 건물주였던 초등학생들의 희망이 유튜버로 바뀌었다는 '카더라' 통신도 들린다. 실제 유튜버로 활약하는 어린이들도 많다. 심심풀이로 아이돌 그룹의 영상을 좀 찍어 올려도 심심찮게 용돈벌이가 되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유튜브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심지어 그를 통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개방적 매체'로 나날이 그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2018년엔 유튜브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모임이라도 나가게 되면 드라마, 연예인 이야기대신, 기승전 유튜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예전에 하던 드라마, 연예인 이야기가 각자 서로 다른 삶에서 공감을 길어낼 수 있는 매개였다면,  유튜브는 함께하지만 매우 개인주의적인 콘텐츠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똑같이 유튜브를 즐긴다는데, 그것을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각자는 즐감하고 심지어 맹신하지만, 그 즐기는 유튜브로 인해 '반목'하기까지 한다. 또 하나의 세상 하지만 저마다의 세상, 그게 바로 2018년의 유튜브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Queen - Live at LIVE AID 1985/07/13 [Best Version] 화면 갈무리

최근 <아쿠아맨>을 봤다. 쿠키 영상까지 놓치지 않고 봤다고 흐뭇해했더니 웬걸, 영화에 제임스 완 감독의 전작 주인공(?)이었던 애나벨이 등장했었단다. 찾아보려니 결국 물어볼 곳이 유튜브다. 이렇듯 요즘 사람들은 궁금하면 유튜브로 간다. 얼마 전 해리 포터 시리즈를 떠올리게 했던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의 경우에도 유튜버에 물어만 보면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동물 사전까지 연대기에 대한 설명은 물론, 각 캐릭터의 연관관계에 대해 '쌈빡'하게 정리해준다. 이보다 더 좋은 해설자가 있을까. 

옷을 사고 싶어도, 화장품을 하나 사려 해도, 신발을 사도, 심지어 맛집도 유튜브로 간다. 어디 그뿐인가. 관심 있는 연예인이 생기면 당장 유튜브에 물어본다.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가 인기를 끌면서 유튜브에 있는 퀸의 영상 조회수가 '폭발'했다. 유튜브에서 날 밤을 새우느라 다크서클이 바닥에 닿았다는 농담은 흔히 '덕질'의 입문 단계를 뜻한다. 그저 한때는 좋아하는 가수들의 뮤직 비디오나 찾으러 들어갔던 곳. 하지만 이제는 그곳은 '물어보면 다 나오는' 만능 해결사가 되어간다. 

요즘 부쩍 인기를 끌고 있는 게이나 트렌스젠더들의 채널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도 처음엔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다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으로, 그리고 그 호기심은 그들이 펼쳐내는 가식 없는 솔직한 성에 대한 담론으로 이어지며, 15금의 공중파 드라마로서는 감히 다가설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그러니 당연히 드라마가 시시해지는 게 당연하다. 

패자부활전

유튜브 채널 ‘와썹맨-Wassup Man’ 화면 갈무리

**햄버거 광고에 GOD의 박준형이 등장한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더니 짜장면 먹는 아이 앞에서 엄마는 짜장면 대신 햄버거를 베어 문다. 익숙했던 유행가의 허를 찌른 역설적 광고다. 이 광고를 보고, ‘박준형이 GOD의 멤버라서 등장했구나’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다. 여기서 박준형의 등장은 '와썹맨'이라는 유튜브 채널의 인기에 기반한 것이다. '와썹맨'에서 박준형은 먹방의 주인공이다. 좀 맛있다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직접 먹어보고, 박준형 특유의 어눌하지만 위트 있는 직설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커리어에 기반하여, 혹은 자신의 커리어가 이미 그 생명을 다했어도 그곳에서 알려진 '인지도'를 기반으로 하여 유튜버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앞서 GOD의 박준형이 그러하듯,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자는 개코와 함께하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이지만, 동시에 아니 어쩌면 그보다도 더 '최자로드'란 먹방 채널로 인기를 다시 끌어 모으고 있다. 

축구 선수였던 이천수, 송종국, 김병지 역시 현역에서 은퇴한 지 오래되었지만, 그 현역 시절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하여 축구 관련 유튜버로 활약하며 인기를 모은다. 그런가 하면 과거의 게임으로 역사 속에 묻힐 뻔했던 '스타크래프트'는 본의 아니게 은퇴를 당한 선수들이 아프리카TV를 중심으로 게임 방송을 재개하는가 싶더니, 그 여세를 몰아 이제 유튜브에서 본격적으로 스타 리그를 부활시켰다. 유튜버를 중심으로 하여 선수들이 의기투합하여 열렸던 경기는 이제 신한금융투자 등의 후원까지 얻어 당당하게 '패자부활전'을 열고 그 시절의 '이영호, 이제동'을 소환했다. 

정치 투쟁의 온상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TV홍카콜라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무엇보다 유튜브와 관련하여 가장 뜨거운 열기는 '정치 관련 유튜브'이다. 똑같은 연배의 친구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각자의 정치적 신념에 따라 보는 채널이 다르다. 이 사람들이 한 하늘을 이고 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가 싶게, 같은 뉴스에 대한 해석이 하늘과 땅 차이만큼 다르다. 문제는 해석이 다르다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그 다른 해석은 신념이 되어 정파적 입장에서 서로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멀리 갈 것도 없다. TV홍카콜라를 즐겨 보고 홍준표의 막말에 가까운 일성에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유재일이나 김어준 등의 분석은 '색깔론'일 뿐이다. 그런가 하면 그 반대적 입장에 선 사람들에게 홍준표나 정규재의 채널은 '가짜뉴스'일 뿐이다. 뉴스보다 가깝고 친숙한 유튜버들의 활약. 사람들은 '내 논에 물대기' 식의, 유튜버들의 간지러운 데 긁어주는 '강력한 한 마디'에 더 매료된다. 

글로 보는 뉴스는 그 글을 독해하는 동안 '생각할 공간'을 머리에 만든다. 글로 읽으며 생각하던 그 시간을 TV는 단축시켰고, 유튜브는 거기에 더해 생각까지 얹어준다. 세계는 유튜브라는 공간 속에서 손에 닿을 듯 가까워졌지만 정작 사람들 사이의 거리도, 생각도 좁혀지지 않는다. ‘유튜버의 생각이 곧 나의 생각’이라 생각하는 세상, 하지만 그 나의 생각이 우리의 생각이 되지 못한 채 저마다의 세상 속에서 부유하는 세상, 그것이 오늘날 ‘유튜브 월드’이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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