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주를 찾기 위해 그라나다로 향한 진우와 비서 정훈은 위기에 봉착했다. 그라나다에 내린 정훈은 적의 집중 공격을 받았고, 기차 안에 고립된 진우는 유일한 동맹인 정훈이 사라졌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그라나다에서 정훈은 형석과 마찬가지로 사망한 것이다.

그라나다의 저주;
마법의 도시가 아닌 저주의 도시가 되어버린 그라나다, 진우의 망상은 현실인가?

레벨 90까지 올라간 진우는 마스터의 메시지를 받았다. 게임 개발자만이 올랐던 고지에 오른 진우는 비로소 세주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렇게 진우는 원하던 메시지를 받았다. 앞으로 42시간 안에 그라나다로 가서 퀘스트를 수행하라는 지시였다.

주어진 이틀의 시간을 넘기면 세주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진다. 어떻게든 세주를 만나야 하는 진우에게 이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 순간을 위해 몇 달 간 미친 듯 게임을 했다.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 속에서도 그라나다를 선택할 정도로 그에게는 절대적이다.

진우의 말을 믿어주는 이는 없다. 게임을 개발하고 유통시키는 회사에서도 진우의 말을 완전하게 이해하고 믿어주는 이는 소수에 불과하다. 실제 형석을 본 게임 내 유일한 동맹자인 정훈과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양주만이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 상황에서 희주도 진우의 말을 믿기 시작했다. 아니 어쩌면 믿고 싶었던 사람일 것이다. 자신을 속였다는 사실. 동생 세주와 관련된 일로 인해 희주가 분노하고 있을 뿐, 기본적으로 희주는 진우를 싫어하지 않는다. 극한 감정으로 치닫던 희주는 다시 감정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세주를 찾기 위해 그라나다로 향하던 희주는 진우와 전화 통화로 다시 돌아왔다. 그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던 희주는 진우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던 진우의 말을 믿는 희주. 그렇게 희주의 눈물을 닦아주는 진우 사이에서 감정이 소통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희주의 어린 동생 민주는 진우와 사이에서 스스로 큐피트가 되고자 한다. 그라나다에 살던 시절부터 진우를 놀라게 하는, 그래서 더욱 친근감이 느껴졌던 민주는 한국으로 이사 온 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붙임성 좋은 민주로 인해 진우와 희주 사이가 그나마 빠르게 개선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돌고 돌아 좋은 예감이 될 수밖에 없는 민주의 느낌은 고난을 이겨낸 후 얻을 수 있는 가치다. 게임의 가치와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희주는 진우의 말을 믿어줬다. 게임 개발자인 동생 세주를 만나기 위해서는 게임에서만 가능하다는 말을 말이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진우는 1년 동안 세주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부상을 당해 다리를 저는 상황에서도 세주를 만나기 위해 게임에 몰두했다. 그렇게 세주의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홀로 떠나는 그라나다 행을 희주는 눈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라나다로 가기 전 진우는 강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형석의 아버지인 병준이 제안한 점심식사 자리에 나섰다. 하지만 그 자리는 병준만이 아니었다. 진우의 전 부인인 수진도 함께 초대되었다. 누가 봐도 이상한 상황을 만든 것은 병준이었다.

이 상황도 기괴한데 병준은 더 황당한 제안을 한다. 진우와 수진이 재결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이다. 진우가 현 부인인 유라와 이혼을 결정했다는 말을 듣고 한 제안이었다. 형석이 사망했으니 두 사람이 다시 부부가 되어도 나쁘지 않겠냐는 병준의 제안은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진우를 대표 자리에서 끌어내리려는 병준은 회사 일과 관련한 어떤 말도 하지 않은 채 이런 기괴한 말을 할 뿐이었다. 수진은 진우에 전화를 걸어 병준을 믿지 말라고 한다. 남들 앞에서 다정한 척 하지만 돌아서면 차가운 사람이 바로 병준이라 했다.

오래된 친구이자 형인 선호도 약속 자리 전에 그런 말을 했었다. 병준도 자신도 믿지 말라며 현재 진우가 어떤 위기에 처했는지 알려줬기 때문이다. 수진은 병준이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아들 부검을 반대했다고 했다. 진우를 믿기 때문에 부검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존심 때문이라는 사실이 충격이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병준은 이미 진우가 자신의 아들을 죽인 진범이라 확신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예고된 의심은 그렇게 노골적으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희주와 병준이라는 전혀 다른 의미로 압박을 주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진우는 비서인 정훈과 함께 그라나다로 향했다.

진우의 유일한 동맹이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존재인 정훈은 든든한 존재다. 그렇게 진우는 자신이 가진 무기 중 하나인 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훈의 레벨을 끌어 올렸고, 함께 그라나다 행 야간기차에 올랐다. 세주가 갔던 그 길을 그대로 가는 진우와 정훈은 그라나다에 도착하자 예고라도 한 듯 강제 게임은 시작되었다.

바르셀로나 기차역에서 다시 등장한 형석과는 차원이 달랐다. 레벨 90 이상자에게 주어진 미션은 더욱 어려웠다. 기차 안에 테러리스트들이 존재하고 그들의 공격을 받기 시작한 진우는 화장실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내려 진우를 기다리던 정훈은 화살에 맞아 쓰러지고 말았다.

그라나다는 마법의 도시가 아닌 저주의 도시가 되어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높은 레벨의 게임자들에게 그라나다는 성지이지만 가장 어려운 미션이 즐비한 두려운 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그라나다에 발을 들여 놓는 순간 무차별적인 공격이 감행된 것이다.

기차 밖에서는 고전적인 적들이 정훈을 무차별 공격하고, 기차 안에서는 현대 무기로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진우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기차는 그라나다를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홀로 남겨진 정훈은 무차별적 공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기차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동맹을 잃었다는 메시지를 받게 된 진우는 자신도 죽음의 위기에 처했다. 테러리스트가 쏜 총알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라나다를 벗어나며 게임이 강제 종료되었단 점이다. 죽음의 위기는 넘겼지만 유일한 동맹을 잃었다.

그라나다를 벗어났다고 다시 서울로 올 수도 없다. 세주를 찾지 못하면 돌아와도 의미가 없는 진우는 다시 그라나다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세주를 찾기 위한 여정은 그렇게 지독한 고통과 함께 시작되었다. 진우의 세주에 대한 상상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세주가 해커인 마약 중독자 마르꼬를 죽인 것이 사실일까? 그래서 세주가 마르꼬에게 쫓기고 있는 것일까? 일정부분 맞을 것이다. 진우가 경험한 것을 생각해보면 동일한 버그에 당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세주가 마르꼬를 죽였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그라나다에 내린 세주가 사라졌지만 죽은 것이 아니라면, 정훈 역시 정말 죽은 것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형석과 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세주와 같이 게임 상 어딘가에 존재하거나 사망 전 구해졌을 가능성도 존재하니 말이다. 진우의 세주 찾기는 더욱 강력한 도전에 내던져졌다. 그리고 무엇이 진실인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 게임과 현실의 경계마저 모호한 세상에서 진실을 찾는 여정은 시작되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