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보도지침 폭로의 주역인 김주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가 제17회 송건호언론상을 받는다. 1986년 한국일보 기자였던 김주언 상임대표는 전두환 정부의 ‘보도 통제 가이드라인’을 <월간 말>에 전달해 보도지침 폭로를 끌어낸 바 있다. 이듬해 김주언 상임대표는 가톨릭자유언론상(1회)과 안종필자유언론상(1회)을 받았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은 12일 “언론인 김주언을 제17회 송건호언론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청암재단은 “보도지침 폭로 사건은 당시 정권의 비도덕성과 반민주성을 고발하는 동시에 불의에 순응하는 언론계에 경종을 울려 언론인의 각성을 촉구한 의거”라고 평가했다.

▲1989년 12월 국회 언론청문회에 참석한 김태홍 당시 한겨레신문 이사, 신홍범 한겨레신문 논설위원, 김주언 서울경제신문 기자(왼쪽부터). (사진=연합뉴스)

청암재단은 “고난을 각오한 김 기자의 용기 있는 행동은 국민적 공분과 저항을 일으켜 이 땅의 민주화를 앞당겼다”면서 “수상자는 98년 해방 이후 최대의 언론 운동 연대단체인 ‘언론개혁시민연대’를 조직하고 출범시키는 실무책임을 맡았고 언론 관련 법·제도 개선 운동, 미디어 수용자 운동 등을 벌였다”고 밝혔다.

김주언 상임대표는 수상소감에서 “보도지침은 단지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절에 존재했던 과거의 사례가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박근혜 정권 시절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세월호 참사 보도에 시시콜콜하게 간섭했던 사실이 공개됐다. 언론은 이를 ‘신보도지침’이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김주언 상임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언론은 참담함을 견뎌야 했다”면서 “박정희·전두환 정권의 언론통제처럼 가혹하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인 저강도 방식으로 언론을 통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주언 상임대표는 “독재정권 시절처럼 남산에 끌려가 치도곤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기자와 PD들이 아이스링크 관리 업무로 쫓겨나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김주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

김주언 상임대표는 “아직 언론이 자유롭고 민주적으로 변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오히려 거짓정보와 허위보도가 남발되는 오늘날의 언론 현실은 국민의 열망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언 상임대표는 “자유롭고 민주적인, 그리고 책임지는 언론을 기리는 ‘청암정신’이 더욱 필요해진 이유”라면서 “언론개혁은 아직도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이다. 송건호언론상은 언론개혁을 위해 더욱 정진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김주언 상임대표는 한국일보 기자, 한국기자협회장,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 KBS 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대표와 언론광장의 감사를 맡고 있다. 송건호언론상 수상식은 12월 18일 저녁 7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