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국시리즈, 사실은 기대보다 걱정과 피로가 더 큽니다만...

야구의 계절, 가을 야구가 전국을 뒤흔들고,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몰캉몰캉해지는 마음에 분명 두근거림이 가득하실 터, 야구팬들은 이미 흥분으로 가득한 가운데 한국시리즈를 기대하고 계십니다만, 소문이 무성한 잔치에 괜히 실망이 커질까봐 걱정도 되네요.

2010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절정, 혹은 절망?

이미 본 것들에 의해 높아진 기대감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보다 더한 무언가가 없을 때 느낄 실망감, 묘하게 교차하고 있는 두 개의 요인들을 생각해봅니다.

내일부터 펼쳐지는 한국시리즈, 그저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조금 엇나가는, 비틀어진 시선. 또 한 번의 가을 야구에서 예상되는 기대감의 포인트, 그리고 그에 비해 다가올 수 있는 실망의 포인트를 크게 나눠봅니다. 절정과 절망의 요인들을 크게 나눠보니 두 가지 정도가 있겠군요.

GOOD | 어쨌든, 가을야구는 재미있다!

어느 순간이든 빠지지 않고 재미있는 것, 가을야구의 재미를 단적으로 나타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끝날 때까지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오늘 이후에는 더 이상 내일이 없는 경기이기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죠. 그만큼 승부는 예측불허, 하물며 한국시리즈는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당연히, 이 모든 것들이 함께하는 가을야구는 어쨌든 재미있다는 거, 매 경기마다 아마 똑같은 재미와 더한 긴장감이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죠.

BAD | 가을야구, 재미는 이미 다 봤다?

지난 플레이오프, 아니 준PO부터 따져보면 대부분의 경기에서 역전과 재역전이 펼쳐졌고, 시리즈 자체에서 역전도 모두 펼쳐졌습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봤던 전 경기 한 점차 승부, 9회말2아웃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던 짜릿함을 떠올릴 때, 여태껏 경험한 재미가 야구의 정점이 아닐까 싶다는. 물론, 아주 재미없지는 않겠습니다만, 플레이오프와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을야구의 재미는 이미 다 봤다는 생각이 드네요.

GOOD | 높은 수준의 경기, 최고의 대결?

1위와 2위가 맞붙은 한국시리즈. 2000년대 중반과 후반의 강팀들이 펼치는 진짜 대결, 이번 한국시리즈는 드디어 맞붙어야 할 두 팀이 만난 진짜 야구최강자전이란 느낌입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이고, 그만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보는 재미와 긴장감을 더욱 높여줄 듯하다는 거, 특히 수준 높은 야구와 한국야구 수준의 최정점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도 해볼 만합니다.

BAD | 일방적인, 혹은 지루하거나, 더티?

너무 푹 쉰 1위, 그것도 너무 강한 1위. 그에 비해 지쳐버린, 그리고 왠지 부족한 2위, 자칫 이번 한국시리즈는 앞서 펼쳐지는 포스트시즌의 피로 탓에 그만큼 재미가 덜한 경기가 펼쳐질지도 모를 노릇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두 팀의 팀컬러가 유사한 지루함, 비슷한 승부집착이 있다는 점에서도 걱정이 들죠. 최고의 승부라 해서 꼭 재미있진 않다는 겁니다.

한국시리즈는 이제 눈앞으로 다가왔고, 그 재미를 넘어 일단 큰 기대감은 이미 우리 야구팬들에게 가득합니다. 하지만, 앞서 펼쳐진 무수한 잔치들이 너무 큰 재미를 줬기에,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조금의 걱정도 자리하네요.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