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LG유플러스 하청업체 노동자가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LG유플러스의 직접고용을 주장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고 있다.

12일 LG유플러스 하청업체 노동자인 김충태, 고진복 씨가 한강대교 북단 지점의 높이 40m 철탑에 올라 농성에 돌입했다. 김 씨는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수석부지부장, 고 씨는 서산지회 조직차장을 맡고 있다. 이들은 철탑 꼭대기에서 "비정규직 끝장내자"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12일 오전 희망연대노동조합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이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사진=희망연대노동조합 제공)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1일 28개 협력사에 근무하는 재직자 1800여 명을 본사 정규직으로 고용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2주 동안 LG유플러스 인터넷망을 관리하는 수탁사 29곳 중 6곳과 홈서비스센터 72곳 중 12곳을 대상으로 불법파견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다.

그러나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LG유플러스는 당시 노동부가 불법 소지를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만 시정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내놓은 정규직화 방식이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를 통한 정규직화 방식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문제가 확산됐다.

지난 10월 LG유플러스 규탄 기자회견에서 류하경 변호사는 "정규직 전환이 된 유플러스 직원의 임금과 고용조건은 예전보다 더 후퇴했다"며 "유플러스는 겉으로 직접고용을 한 것처럼 얘기했지만 파견법과 관련 노동법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서울 용산 LG유플러스 사옥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11월 29일부터는 무기한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의 입장 변화가 없자, 이날 조합원 2명이 고공농성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LG유플러스의 입장은 변화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2일 오전 전국 72개 홈서비스센터에 발송한 자회사 전환 관련 공지에서 "향후 2년간 단계적(30%, 20%)으로 (자회사 전환) 추진하겠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노조에) 현재 조합원에 한해 희망하는 자는 2년에 걸쳐 인접권역 자회사로 전환을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제윤곤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은 "LG유플러스의 부분자회사는 정규직화 모델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조탄압 모델"이라며 "도대체 어떤 노동자, 어떤 노동조합이 이를 수용할 거라 생각하나. LG전자가 서비스센터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기로 선언한 것처럼 LG유플러스도 사회적 상식과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고 직접고용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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