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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일인자' 양의지 NC와 4년 125억 계약, 두산은 패자일까?[미디어비평] 스포츠에 대한 또 다른 시선
스포토리 | 승인 2018.12.11 12:49

올 시즌 FA 최대어로 꼽혔던 양의지가 두산이 아닌 NC를 택했다. 현존 최고의 공격형 포수인 양의지를 품은 NC로서는 이로써 고민을 모두 털어낼 수 있게 되었다. 주전 포수인 김태군의 군입대와 겹치며 NC는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그런 점에서 NC의 양의지 품기는 당연해 보인다.

양의지 잡은 NC, 두산은 과연 패자인 것일까?

4년 125억은 엄청난 금액이다. 역대 최고액인 이대호의 150억에 이은 두 번째다. 하지만 이대호의 경우 해외진출 후 복귀 선수들에 대한 대우라는 점에서 특수한 경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암묵적으로 지켜왔던 100억대를 돌파한 양의지의 FA는 파격적이다.

양의지에게 125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쓴 NC와 주전 포수를 잃은 두산 중 누가 승자이고 패자일까? 이를 단순하게 정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NC에게 양의지 같은 믿을 수 있는 포수는 절실한 상태였단 점이다.

NC 안방마님이었던 김태군이 빠진 상황에서 포수 부재는 경기력을 흔들 수밖에 없었다. 포수의 중요성을 절감한 그들로서는 다시 한 해를 주전 포수 없이 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양의지에게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던 NC의 선택은 당연해 보인다.

10일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포수 부문을 수상한 두산 양의지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단 후 항상 가을야구에 나갔던 NC는 올 시즌 꼴찌를 했다. 급격한 추락이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꼴찌를 한 올해 주전 포수가 없었다. 주전 포수가 없었기 때문에 꼴찌를 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여러 요인들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결과겠지만, 안방마님이 없는 팀은 힘들다.

각 팀마다 포수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제대로 된 포수 하나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도 안다. 그런 점에서 NC로서는 125억을 사용하더라도 양의지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프로야구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면 당연한 배팅이었다.

두산으로서는 양의지가 이탈한 이후 팀이 어떻게 달라질지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양의지를 놓친 두산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두산을 패자라고 단순하게 말할 수도 없다. 두산이 돈이 없어서 양의지를 잡지 않았을까? 두산 자금력이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프로야구단에 투자를 하지 못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에 대한 두산의 평가는 NC가 제시한 125억까지는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그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양의지가 절실했다면 두산이 포기할 이유는 없다. 두산이 양의지를 통해 향후 4년의 밑그림을 그렸다면 공격적으로 그를 잡았을 것이다.

여전히 좋은 공격력과 포수로서 가치가 큰 양의지이지만 두산이 향후 4년 동안 그를 더 데리고 있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품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두산도 패자는 아니다.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는 양의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팬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금액을 치르더라도 양의지를 잡았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2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그를 잡아야 할 것인지 고민했을 가능성도 높다. 김현수에 이어 민병헌도 잡지 않은 두산은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갔다. 그 믿음이 양의지에 대한 선택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두산이 완벽한 리빌딩을 하지는 않겠지만 소폭의 변화를 가져갈 가능성은 높다. 2018 시즌 여유롭게 리그 우승을 차지한 두산으로서는 양의지라는 당대 최고 포수를 떠나보낸 아쉬움이 있겠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인 두산으로서는 거액을 들이기보다 분위기 전환과 함께 새로운 선수를 키워내겠다는 의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가 없어도 두산은 경쟁력이 있다는 자부심이 있는 것으로도 보인다. 물론 양의지 없는 두산의 성적이 어떻게 될지 현재로선 누구도 모른다. 별 영향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NC와 같은 상황이 두산에게 없을 것이라 누구도 장담은 못한다.

두산의 다음 시즌 주전 마스크는 박세혁이 몫이다. 외부에서 영입하지 않는 한 그가 베어스의 안방마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과연 양의지 공백을 얼마나 소화해낼지 확신하기 어렵다. 수비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공격력에서는 양의지와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양의지가 담당했던 공격력을 필드 플레이어가 감당해야 하는데 과연 그 역할을 두산 선수들이 제대로 해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단순히 공격력 좋은 포수 하나가 나간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산은 그 미묘한 간극을 채우는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10일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린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포수 부문을 수상한 두산 양의지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NC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양의지를 품으며 불안한 마운드까지 안정시킬 수 있는 능력이 되었다. 상대적으로 젊고 어린 투수들이 많은 NC로서는 양의지를 통해 선수들의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 여기에 포수 자원 역시 키워낼 수 있다는 점에서 125억이 크게 보이지 않을 듯하다.

양의지가 더욱 매력적인 것은 단순히 좋은 포수로서 가치 외에도 타격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3할 타율에 20개 이상의 홈런, 70 타점 이상을 해줄 수 있는 공격 자원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양의지를 영입한 NC는 전체적인 성적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125억은 분명 엄청난 돈이다. 연봉이 30억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대적 박탈감에 쓴소리를 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더욱 올 시즌 FA 상한제 이야기까지 나온 상황이라는 점에서 4년 125억은 과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큰돈을 들여서라도 선수를 원하는 팀이 있다면 어쩔 수 없다.

프로야구가 올 시즌 많이 휘청거리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프로 스포츠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 금액에 대한 평가는 양의지의 앞으로의 활약에 달려 있다. FA 실패라 해고 좋을 박석민 사례가 양의지에게도 이어진다면 NC로서는 통 큰 투자를 힘들게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야구와 축구, 그리고 격투기를 오가며 스포츠 본연의 즐거움과 의미를 찾아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반에 관한 이미 있는 분석보다는 그 내면에 드러나 있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포츠에 관한 색다른 시선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http://spor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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