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다시 골을 넣었다. 휴식 후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토트넘의 절대적 존재로 각인되고 있다. 몰아치기에 능하다는 점과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A매치 등으로 혹사당했던 그가 2주간 휴식을 취하며 정상적인 폼을 찾았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케인 빈자리 완벽하게 채운 손흥민,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 있다

EPL 상위팀들의 겨울은 혹독하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러파리그 경기를 병행해야 하는 팀들은 선수단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지 않으면 시즌을 완벽하게 치를 수 없을 정도로 지독한 일정이다.

약 3일에 한 경기씩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선수 운용을 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경기인 바르셀로나와 주중 경기를 앞두고 치르는 레스터 전은 결코 쉽지 않았다. 어느 해보다 치열해진 빅 4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리그 경기를 소홀하게 할 수 없다.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가 연이어 있다. 이를 어떻게 분배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에서 토트넘은 리그 경기 원톱으로 손흥민을 내세웠다. 알리와 모우라를 후위에 두는 편성을 했다. 케인과 에릭센이 벤치에서 시작하는 경기라는 점에서 레스터 전은 중요했다.

골 터뜨리고 기뻐하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핵심 선수들이 선발로 나서지 못한 경기는 그만큼 어렵다. 상대가 느끼는 부담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원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케인이 부상을 당하면 손흥민이 그 자리에 나서기도 했었다. 물론 원톱 초반 아쉬움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케인 빈자리를 채워줄 선수를 영입하기도 했지만 답은 손흥민이었다.

오늘 경기에서도 케인의 공백을 손흥민은 완벽하게 채웠다. 초반 슛의 집중력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레스터를 힘들게 만든 것은 분명했다. 알리와 모우라, 그리고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토트넘의 공격은 빠르고 강했다. 골로 이어지는 완성도에서 떨어질 뿐 공격은 여전했다.

모우라는 올 시즌 토트넘의 히든카드다. 그의 성장이 더디거나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적응을 마친 올 시즌 모우라의 골 결정력은 좋아졌다. 오늘 경기에서도 모우라의 역할은 좋았다. 빠르게 달려들어 공간을 만들고 패스를 하는 모습도 나쁘지 않았으니 말이다.

알리 역시 지난 경기 후반 교체로 뛰며 체력 안배를 한 만큼 선발로 나서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골이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공간을 장악한 레스터 수비수를 무너트리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손흥민 역시 여러 차례 슛을 쏘기는 했지만 결정적인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손흥민의 득점 장면 [로이터=연합뉴스]

유효 슛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던 상황에서 해결은 결국 손흥민의 몫이었다. 전반 추가 시간 우측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던 손흥민은 자신의 존에서 과감하게 슛을 했다. 수비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손흥민이 슛한 공은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고 골망을 흔들었다.

아름답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깔끔했다. 답답한 경기는 손흥민의 골 하나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후반 손흥민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이번에는 슛이 아닌 패스였다. 수비에 막힌 상황에서 잠시 멈춘 손흥민은 오른쪽에서 침투하는 알리를 봤고, 택배 패스로 두 번째 골을 완성해냈다.

완벽한 타이밍에 헤딩이 가능하도록 보낸 손흥민의 패스는 전반 연장에서 만들어낸 골만큼 아름다웠다. 2-0으로 이긴 오늘 경기에서 손흥민은 두 골을 모두 만들어냈다. 체력 안배를 위해 케인과 교체되는 모습에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가치 있게 다가왔다.

5골 3도움이기는 하지만 손흥민의 존재감은 최고다. 앞선 16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지 못하던 손흥민은 지난 3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컵 대회 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리그에서 골을 넣지 못하던 손흥민은 불안했을 수도 있다. 군 문제를 해결하기는 했지만 팀에 공헌하지 못하면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케인과 교체돼 나가는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올 한해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인 손흥민은 A매치에 참가하지 않고 쉰 2주의 휴식이 보약이 되었다. 포체티노 감독 역시 강행군한 손흥민을 정상적인 폼으로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교체카드를 활용해 체력 안배를 했고, A매치 동안 2주 휴식으로 손흥민은 빠르게 자신의 폼을 되찾았다.

2주 휴식 후 손흥민은 완벽하게 달라졌다. 팀의 핵심 선수로서 역할을 다시 보여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경기에서는 유럽리그 통산 100호 골이라는 기록도 만들었다. 오늘 경기에서는 알리의 50호 골 도우미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손흥민은 바르샤와 일전에 나선다.

케인을 영입하겠다는 바르샤. 손흥민이 바르샤에게 일격을 가하게 되면 그들은 손흥민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될까? 수많은 팬들과 선수들이 사랑하는 바르샤. 메시의 팀인 바르샤와 치르는 챔피언스리그 조 예선 마지막 경기. 이기면 토트넘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경기, 그 중심에 손흥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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