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른바 '지옥철'이라고 불리는 서울 지하철 9호선의 혼잡 문제가 다단계 하청구조 때문에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청에 하청을 거듭한 결과 서울시가 문제 해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라기원 서울9호선 운영노조 사무국장은 3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서 "9호선은 다단계 하청구조 속에 두 개 운영사로 나눠져 있다"며 "이런 구조 속에 서울시의 책임 있는 컨트롤타워 역할 없이는 (개선이) 절대 불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결국 지금까지도 승객이 고스란히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9호선 3단계 연장구간 개통 뒤 첫 평일을 맞은 3일 오전 2호선과 환승역인 서울 송파구 종합운동장역 승강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 지하철 중 유일하게 민간자본이 운영하는 9호선은 서울시와 사업시행사인 주식회사 '서울시메트로9호선', 운영사인 주식회사 '서울9호선운영', 재위탁 운영사인 메인트란스, 용역업체 3곳 등 다단계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는 시행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과 2009~2039년까지 계약을 맺었다. 다시 시행사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운영사인 '서울9호선운영'과 2013~2023년까지 10년 계약을 맺었다. '서울9호선운영'은 프랑스 기업인 트랑스데브코리아가 지분 80%를 출자해 만든 회사다.

라 사무국장은 "열차를 늘리는 건 서울시의 몫이다. 그런데 다단계 구조와 9호선이 1단계, 2단계 구간 회사로 나눠진 상황 속에서 서울시가 중앙 통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바람에 6량화에 대한 부분이 더뎌지고, 여러 불편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호선이 '지옥철'이라 불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열차길이가 짧고, 열차 수가 적기 때문이다. 특히 8칸 짜리 열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놓고도 4칸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열차를 운행하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증차 계획을 발표하며 올해 6월까지 열차 5대를 새로 도입하고 6량 열차의 수를 17대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올해 말까지는 전체 열차를 6량으로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재 6량 열차는 하루 5편성(급행)에 불과하다.

게다가 지난 1일, 서울 송파와 강동 지역을 지나는 9호선의 3단계 구간이 개통됐다. 서울시는 2단계 구간이 개통했을 때처럼 승객이 15%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관사들의 경우 3단계 개통 시운전을 해본 결과 운행 거리가 늘어 기존 2시간 30분에서 1시간 더 늘어난 3시간 30분 가량을 쉬지 않고 운행하게 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직영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직영화를 할 경우 배당금, 중복관리금 등 120억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이를 9호선 문제 해결에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라 사무국장은 "직영화를 하게 되면 다단계 하청에서 나오는 중복관리 비용, 법인세, 지급수수료 등 부분이 불필요한 비용에 해당된다"며 "이 비용이 9호선 안전 문제 등에 투자된다면 문제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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