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혜경궁 김씨’ 사건 수사결과 발표 이후 온라인에서는 ‘혜경궁 찾기’가 유행이다. 정확히는 ‘혜경궁 김씨’의 트위터 가입 계정인 ‘khk631000’을 찾기 위한 노력들이다. 언론에 보도되는 것들도 사실은 기자들이 발품을 팔아 찾아낸 것이 아닌, 온라인에서 제보된 내용들에 불과하다. 누리꾼들은 최근 이재명 지사 부부가 다니는 성남 모 교회에도 동일 아이디가 존재하는 것을 발견해냈으며, 심지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동일 아이디가 존재하는 것을 찾아냈다.

아직 해당 아이디의 김혜경이라는 인물이 이재명 지사의 부인인지에 대한 사실 확인은 되지 않았으나 심증을 굳힐 정도로 우연이 겹친다고 볼 수 있다. 다음과 네이버에 동일 아이디가 존재했으며, 여기저기서 동일 아이디가 발견되고 있어 이재명 지사가 김혜경 씨의 이니셜이 ‘HK’가 아니라 ‘HG’였다고 해명한 내용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혜경궁 김씨’ g메일과 동일한 다음ID 접속지는 이재명 자택”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그런 와중에 김혜경 씨 변호인의 아리송한 주장도 논란이 됐다. JTBC 보도에 따르면 김혜경 씨 변호인은 검찰에 낸 의견서를 통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의 실제 주인을 파악하는 것과 별개로, 문준용 씨 취업 특혜 주장이 허위 사실인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취업특혜가 허위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지사와 김혜경 씨 측의 해명과 주장에 따르면 ‘혜경궁 김씨’는 김혜경 씨가 아니고, 누군지도 모른다. 이에 대해서 온라인에서는 현재 상당한 불리해 보이는 와중에도 누군지도 모르는 ‘혜경궁 김씨’의 명예훼손 성립 여부를 왜 김혜경 씨 변호인이 걱정하는지가 우선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김혜경 씨 측이 이미 야당에서 대선 국면을 통해 제기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을 새삼 언급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이재명 지사가 경찰 수사에 반박하는 과정에서 ‘권력’을 언급한 부분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부인을 둘러싼 의혹과 혐의를 정권의 탄압으로 바꾸는 ‘프레임 전환’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 구상의 결말이 무엇인지를 언급하는 것은 성급하다. 다만, 이 지사에게는 최악의 국면을 대비한 플랜비가 존재할 것으로 추측할 수는 있을 것이다.

[단독] “이재명, 보건소장에 전화해 친형 입원 독촉” (KBS 뉴스9 보도화면 갈무리)

아내 김혜경 씨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이재명 지사에게 악재가 또 생겼다. 23일 KBS는 검찰발 소식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해외 출장 중에도 분당 보건소장에게 전화를 해서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도록 독촉했다”는 것이다. 24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이와 같은 사실을 흘린 것은 이 지사로서 대단히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 지사는 잇따른 악재에 둘러싸여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한편, 오랜 침묵을 깨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아직은 정무적 판단을 할 때가 아니라면서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안희정 전 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의 경우를 들어 이재명 지사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당으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음을 토로했다.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말만 부드러워졌지 “이러지 말라”고 “그만하라”고 기자들 질문을 회피했던 것과 크게 다를 것 없다는 반응이다. 법원의 판결 이전에 하는 것이 정무적 판단이 아니겠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그런 가운데 24일 ‘이재명 출당·탈당을 촉구하는 더민주당원연합’은 24일 오후부터 민주당 당사 앞에서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 집회는 24일을 시작으로 12월 15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집회에서는 이해찬 대표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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