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맺고 자사 IPTV에서 넷플릭스를 시청할 수 있게 한 것을 두고 한국방송협회가 반발에 나섰다. 한국방송협회는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는) 미디어산업 전반을 파괴하는 뇌관이 될 것”이라면서 “정부 당국은 현실적인 국내 사업자 보호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플러스에 대해선 "관련 사업을 전면 철회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독점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현재 유플러스 IPTV는 고급형 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넷플릭스 콘텐츠를 일정 기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무료행사를 3개월 진행하고 요금제 정책을 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와 한국방송협회 CI

이와 관련해 한국방송협회는 21일 성명을 통해 넷플릭스에 국내 안방 TV를 내어줘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방송협회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불공정 거래 방식으로는 이룰 수 없는 희망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방송협회는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 환경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협회는 “글로벌 사업자들의 국내 진출 때마다 거론되는 망 사용료와 캐시서버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넷플릭스는 플랫폼 수익의 50~60%를 배분받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달리 수익 대부분인 85%에서 90%까지의 배분 조건을 관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방송협회는 “국내 콘텐츠 제작 재원으로 돌아가야 할 수익을 거대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국내 미디어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위협하는 불공정 행위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썼다.

방송협회는 “국내에선 이미 넷플릭스를 통하지 않고는 블록버스터 콘텐츠 제작이 불가능하다는 공식이 성립되었고 넷플릭스의 간택을 받기 위한 줄서기가 본격화됐다”고 주장했다. 방송협회는 “국내 생산요소 시장은 넷플릭스에 종속될 것”이라면서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거액의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 제작사는 더 살아남기 힘들게 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협회는 “정부는 한시바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는 공정한 틀과 규칙과 한류 콘텐츠와 국내 미디어산업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도 당부한다”면서 “플랫폼사업자 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소탐대실의 우를 당장 멈춰라”고 당부했다.

넷플릭스 홍보대행사는 "방송협회의 성명에 대한 본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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