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신인 리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즘 MP3에 넣고 다니는 흥미로운 노래가 있는데 바로 "맛좋은산"입니다. 노래가 상당히 흥겹더군요. 그래서 그 노래의 주인공 산이(San E)에 대해서 리뷰할까 합니다.

JYP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고의 대중성을 가진 노래들을 만들어내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물론 가장 먼저 기억나는 게 2PM과 재범이겠지만, 그것을 제외한 다른 이미지를 생각해보죠. JYP 하면 일단 박진영 스타일이 강하고, 보컬라인 쪽이 약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나마 2AM, 노을, 임정희, 김태우 등이 보컬 쪽에서 살려줬다고 말할 수 있죠.

랩 면에서는 어떨까요?
사실 JYP 가수들의 랩은 동시대 아이돌들의 랩 중에서도 가장 부족하다고 평가받습니다. god의 랩, 그리고 2PM의 "젠장 나 왜 이러니", "왜 아직도 난~" 하는 종류의 랩은 사실상 "빠르게 읽기"에 더 가깝지요. 오죽하면 지오디의 김태우가 데니안에게 절친노트에서 핀잔삼아 "넌 주어진 것밖에 못하니" 라고 말할 정도로 JYP의 랩은 그냥 딱 들어도 "JYP"구나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JYP에서 한 신인이 나오면서 과연 그 편견이 깨질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더에서 인정받고 실력을 쌓은 뒤, 대중에게 나오는 산이가 그 이유입니다.

먼저 신인이기 때문에 San E가 누구인지 정확히 모르시는 분이 많을 거에요. 산이의 본명은 정산으로 해외에서 거주하다가 랩에 흥미를 느껴서 언더쪽으로 진출한 뒤 실력을 인정받은 실력파 신인입니다.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실력파"의 기준이 어디 있느냐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산이는 자기가 자기의 랩을 만들어 내는 MC라는 면에서 다르고요, 실제 YouTube에서 산이를 영어로 쳐보면 (San E) 그의 랩을 들어볼 수 있기도 합니다. 사실 랩에는 조예가 없는 저이지만, 가사 등을 살펴보면 굉장히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고요, 실제 Youtube 댓글도 보면 굉장히 호평받고 있습니다.

그가 JYP로 들어가면서 이제 언더가 아닌 오버에서 활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한 인터뷰 기사에서 “왜 언더에서 왔냐?” 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일단 두 가지 질문이 있었는데 “왜 JYP냐?”, “왜 언더를 떠났냐”하는 것이지요.

JYP에 들어온 이유는 아무래도 미국 쪽에 있어서 미국에 진출할 기회가 많을 것 같아서라고 대답했습니다. 그의 거주지는 애틀란타인데, 사실 한국에 있는 미국 기획사인 SM과 JYP 중에서 동쪽까지 관심갖고 미국 투어를 하는 그룹은 사실상 JYP밖에는 없지요. SM은 거의 서부쪽 특히 캘리포니아 쪽에서만 인재 양성을 거의 하는 듯싶어요. SM은 아직 미국진출에서는 JYP보다 소극적이니, 미국 진출을 생각해본다면 아무래도 JYP가 SM보다는 빠르다고는 볼 수 있겠네요.

두 번째 질문인 왜 언더에서 오버(?)로 왔냐? 라는 질문에서는 "힙합을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서"라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많은 힙합계 사람들이 욕을 먹습니다. "돈 때문에 온 게 아니냐, 비지니스 하러 온 게 아니냐" 하더군요.

그런데 이러한 비난을 받았던 팀이 하나 생각나네요. 바로 지금은 쌈디 때문에 더 유명해진 슈프림팀이에요. 그들도 처음에 언더에서 오버로 올 때 엄청 욕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오버에서 성공했고, 지금은 리쌍의 길, 개리와, 군대 간 다이나믹 듀오, 타이거 JK 등과 함께 가장 잘 알려진 힙합 팀 중에 하나라는 점도 생각해 볼만 합니다. 그들 특히 쌈디의 친화력 때문에 힙합을 듣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힙합을 어느 정도 대중화하는 데 성공하지 않았습니까?

아직 이제 오버 첫걸음을 내딘 산이를 슈프림팀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조금 무리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정말 길을 잘 닦으면 그도 그런 선구자 중 하나가 될지는 모르는 법이지요.

거의 언더랩과 오버랩을 다들어봤는데요. 대체로 언더랩들이 오버랩보다는 좋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더랩들을 오버쪽에서 썼다가는 방송정지 당하겠죠?

이번 첫 곡을 듣고 난 첫 번째 느낌은 "자기 느낌이 팍 산다"는 것입니다. 흔히 JYP쪽의 가수들은 JYP 필이 난다라는 말을 하는데, JYP하고는 조금 구분된 느낌이더군요. 물론 미스에이의 민이 나와서 피쳐링 해주기에 JYP라는 것을 알 수 있기는 하지만요. 타이틀곡인 ‘맛좋은산’을 제외하고 다른 곡도 나름 끌리는 매력이 있는 곡들입니다.

산이의 첫 무대를 보고나서 기사들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대체로 신인 래퍼들이 나와서 첫 무대를 가지면 "실력파라고 하지만 실력이 형편없다"라는 반응이 주류인데, 산이는 생각보다 괜찮은 반응을 얻어냈습니다.

물론 언더계 사람들은 산이가 언더계 만의 특색을 버리고 오버로 간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은 것 같지만, 만약 산이가 성공해서 힙합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의미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겠죠.

하여튼 JYP쪽에서 오랜만에 실력파가 나왔다고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더군요. 특히 JYP의 랩을 싫어하셨던 분들이 더 반기는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언더계에서 실력이 있는 래퍼가 대중을 향해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입장에서 과연 그의 시도에 어떤 반응들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JYP의 위상에도 기여하고 힙합에 대한 관심도 많이 끌었으면 좋겠네요.

산이가 힙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확장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도 지켜보고 싶습니다.

체리블로거의 나만의 생각, 나만의 리뷰! ( http://kmc10314.tistory.com/ )
해외 거주자의 입장으로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으로 사물을 바라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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