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반문이냐, 친문이냐"고 캐물었다. 앞서 손 대표는 자유한국당 행사에 무단 참석한 이 의원에게 "확고한 입장을 요구한다"고 경고한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이 의원이 손 대표에 의해 정치권에 입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이언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학규 대표께서 제게 정체성을 밝히라고 하셨는데 제 정체성은 국민들이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도리어 손학규 대표야말로 정체성이 무언지 궁금하다. 저는 '반문'입니다만 손 대표께서는 반문입니까, 친문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언주 의원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캡처)

12일 손학규 대표는 최근 자유한국당 성향의 발언을 일삼고 있는 이언주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이 의원이 당의 허락을 받지 않고 한국당 청년위원회 강연에 참석한 게 발단이다.

이언주 의원은 한국당 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 언론인터뷰에서 "한국당에 어떻게 변화해야 내가 갔을 때 '윈윈'할 수 있다는 이야기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한국당행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에 손학규 대표가 "바른미래당의 존엄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탈당 여부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언주 의원의 페이스북 글은 손학규 대표의 경고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 의원은 손 대표가 정치권에 입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2012년 민주당 정치신인 모임인 '희망코리아정치연대'를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공식적으로는 한명숙 전 총리가 이 의원을 영입한 것으로 돼 있지만, '희망코리아'는 사실상 손 대표가 외부 정치신인을 수혈하기 위해 조직한 그룹이라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언주 의원은 2012년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경기 광명 을에 전략공천돼 당선됐고, 2016년 4·13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4·13 총선 당시에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양측의 러브콜을 받고 있었는데, 모두 거절하고 자신과 가까운 일부 의원의 선거운동만 지원했었다. 당시 손 대표가 지원한 의원 중 하나가 바로 이 의원이다.

▲이언주 의원 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날 이언주 의원은 한국당 입당설을 일축하며 '반문'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요즘 일각에서 자기 입장대로 아니면 어떤 의도를 갖고 자꾸 한국당 입당 운운하는데 저는 한 번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며 "우리당에 와라, 우리당에 남아라, 나갈 건지 아닌지 밝혀라, 모두 이 시국에 자기 당, 자기 입지만 생각하는 듯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언주 의원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 국민은 선명한 '반문'의 기치 아래 국민들을 통합하고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질서의 새로운 형성'을 바란다"며 "질서가 새로이 형성돼야 과거를 두고 서로 손가락질 해대는 우리나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그래야 운동권 세력을 물리치고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금 우리는 반문의 깃발 아래 하나가 되어 나라 걱정하는 민의를 대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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