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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 ‘킹덤’으로 본 넷플릭스의 미래, 방송의 패러다임을 바꾼다2019년 1월 <킹덤> 공개 확정, 넷플릭스는 어떻게 거대 공룡이 되었나
장영 기자 | 승인 2018.11.09 13:53

김은희 작가의 신작 <킹덤>의 방송 날짜가 잡혔다. 2019년 1월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장르물의 대가로 성장해 가는 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이미 제작 초기부터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더욱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상징성이 부여된다.

전 세계 집어삼킨 넷플릭스의 도발, 방송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넷플릭스는 190개국에서 볼 수 있다. 인터넷 시대 가장 성공한 OTT업체가 된 넷플릭스는 190개국 1억 37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 공룡이다. 1억 3700만 명이 매달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점에서 규모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게 한다.

OTT(OVER THE TOP) 방식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미 국방부에서 내부망을 위해 만들었던 인터넷이 전 세계를 하나로 연결해주었다. 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한 다양한 산업들이 만들어졌고, 이제 인터넷은 인류의 현재이자 미래가 되어버렸다.

인터넷은 모든 개념을 다 바꿔 놓았다. 기존 거대한 공룡들은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하지 못하며 사라져가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IT 산업들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여전히 성장 중이고 그 끝이 어디가 될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해지고 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넷플릭스 제공]

지역별, 국가별 개념이 인터넷이 일상이 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그곳에는 이런 규정 자체가 통용될 수 없다. 작은 휴대폰 하나에 세계가 담겨 있는 시대,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몇몇은 이미 거대한 공룡이 되어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들이 거대한 공룡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내보이는 것도 힘든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 쇼핑몰은 장난감 회사와 백화점들을 붕괴시키고 있다. 그리고 OTT 기반 업체들은 방송국들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는 중이다. 유튜브는 각자가 자유롭게 영상을 만들어 소통하는 공간이다. 모든 것이 무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거대한 부를 이루는 개인들이 늘어나며 유튜브는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글에서 시작해 목소리로 소통의 창구가 변화하더니, 이제는 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유튜브가 끝판왕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유튜브와는 다르지만 또 유사하다. 비디오점을 하다 시대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세계적인 OTT 기업을 이룬 '넷플릭스'는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인터넷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사업이다. 기존 방송사에서 만들어 방송하던 것과 달리, 국가를 따지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 만들어진 결과물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가입자들에게 전달된다. 전 세계인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 넷플릭스다.

캐나다에서 시작한 이 작은 업체는 이제 기존 방송사나 영화사들도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었다. 거대 자본으로 세상을 지배하던 할리우드나 미국 방송사 등이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새로운 시대의 강자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중이다. 1년 매출 13조를 올리는 거대한 미디어 매체의 출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를 연결한다.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 서비스를 하면 일정 금액을 낸 소비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식으로든 소비하면 된다.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방송을 시간에 맞춰 봐야 하는 기존 방식을 완전히 해체했다.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샌즈 베이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 왓츠 넥스트: 아시아'(Netflix See What's Next: Asia)에서 넷플릭스의 첫 한국 드라마 '킹덤' 대본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킹덤' 김성훈 감독, 김은희 작가, 배우 주지훈, 류승룡. [넷플릭스 제공=연합뉴스]

방송사가 갑인 세상과 달리, 넷플릭스와 같은 OTT 업체들은 소비자 위주의 시청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 방송 틀에서는 다루기 힘든 금기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창작자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은희 작가가 2011년부터 준비만 하고 있었던 <킹덤>이 제작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자율성 때문이다. 제작 지원은 하되 통제는 하지 않는 그 자유로운 방식이 걸작을 만들어내는 이유가 된다. <옥자> 제작을 통해 국내 입성을 시작한 넷플릭스는 획기적인 회원 확장을 위한 카드로 김은희 작가의 신작 <킹덤>을 내세웠다.

넷플릭스는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 8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See What's Next:Asia'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리드 헤이스팅스 CEO를 비롯해 핵심 인사들이 대거 등장했다. 그리고 아시아 11개국 200여 매체 기자들과 다수의 인플루언서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그들이 아시아를 공략하기 시작한 지는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아태지역 유료 VOD 시장 점유율은 9% 수준이다. 여전히 엄청난 기회의 땅이 아시아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중국은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점이 넷플릭스 측으로선 아쉬움이 남겠지만, 인도 등 거대한 아시아 시장들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내년 라인업에서 한국 콘텐츠는 4편 정도가 확정되었다. 2019년까지 아시아 8개국에서 진행할 작품이 100편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국내 작품이 상대적으로 적은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아시아에서만 제작되는 작품은 아니지만 여전히 한국 작품의 수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도전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일 것이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드라마 '킹덤(김은희 작)' [넷플릭스 제공]

일본의 애니메이션, 인도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작품, 의외의 콘텐츠 강국인 태국 등 아시아는 강력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엄청난 수의 인구 밀집도를 생각해보면 넷플릭스로서는 기회의 땅이 바로 아시아다. 그 중심에 아직 한국이 존재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아시아에 여전히 한류는 존재하고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에서도 한국 창작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킹덤>은 방송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CEO가 직접 시즌2를 제작한다고 공개할 정도로 기대치가 높다.

아시아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인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라는 지적은 그래서 흥미롭다. <킹덤>의 회당 제작비는 15~20억 수준이라고 한다. 미국 드라마에 비하면 적은 제작비이지만 국내 드라마 회당 제작비가 많아야 4~5억 수준인 것을 보면 엄청난 차이가 아닐 수 없다.

물론 제작비만 많이 들인다고 걸작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능성은 더 높다는 점에서 제작비는 중요한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존 방송법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게 제작이 용이하다는 점에서도 넷플릭스가 가진 장점은 기존 체계를 무너트릴 수 있는 강력한 힘으로 다가온다.

국내 방송사들도 힘을 모아 플랫폼을 만들고 인터넷 기반 드라마나 예능 등을 만들어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내에 국한된 시장일 뿐 세계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뒤늦게 뛰어들어 세계 스탠다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뒤따라가는 수준에서 시장 지배자가 될 수는 없다.

넷플릭스의 첫 한국 드라마 '킹덤(김은희 작)' [넷플릭스 제공]

최근 방송사에서 방송되는 드라마 시청률이 10%를 넘기기 힘든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현재의 시청률 조사가 과거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TV로만 방송을 접하던 시절의 방식으로 현재를 재단하니 정확한 수요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TV보다 휴대폰이 더 익숙한 세대들을 따라잡지 못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는 중이다.

시대는 점점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극장이나 방송국의 시대는 점점 시들어가고 있다. 세상 모두가 기자일 수도 있는 시대를 넘어 세상 모두가 제작자이자 방송인이 된 시대가 왔다. 그리고 그 시대를 지배하는 거대한 공룡들은 모든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과연 우리는 그 패러다임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매출 13조, 콘텐츠 제작비에 매출의 70~80%인 9조를 재투자하는 넷플릭스. 시장 가치만 174조가 넘는 거대한 존재가 된 넷플릭스. 2017년 한국 지상파 방송사들의 총 프로그램 제작비가 약 4조 5천억인 상황에서 그 두 배를 사용하는 넷플릭스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DVD 대여점이 시각을 바꿔 도전해 만들어낸 새로운 가치 '넷플릭스'는 이제 미래 세대의 주역이 되었다. 거대한 공룡이 된 그들은 보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지배자의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중이다. 패러다임을 바꾼 색다른 시선, 그리고 추진하는 그 용기가 세계를 바꾸고 있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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