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데뷔해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온 보컬그룹이 있다. 노을은 음악에 뜻이 맞는 친구들이나 동년배끼리 의기투합해 모인 그룹이 아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이들이 모여 결성된 그룹임에도 끈끈한 결속력으로 장수 보컬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대중은 노을의 어떤 음악적 코드를 사랑하는 걸까. 나성호는 “대중은 노을의 애잔하고 슬픈 감성을 기대한다. 그런 스타일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안다”고 했는데, 알고 보면 노을은 발라드만 정통한 보컬그룹이 아니다.

강균성에 의하면 “많은 보컬 그룹은 한 명의 메인보컬이 보컬을 리드한다. 노을은 4명이 애드리브를 할 때도 있다”고 밝힌 것처럼 음반과 음원을 낼 때마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그룹임에도, 대중은 노을의 애잔하고 서정적인 감수성의 노래를 사랑한다.

그룹 노을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노을 표 발라드’에는 듣는 이의 심정을 건드리는 ‘센스’가 녹아 있다. 리더 이상곤에 따르면 “저희 노래에 달린 댓글에는 ‘이 노래를 들으면 2년 전 헤어진 연인이 생각난다’ 등으로 편지를 쓰는 분이 있다. 듣는 분이 노래에 공감되기 때문에 이런 장문의 댓글을 쓰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 노을이 공개한 앨범의 이름은 ‘별’. ‘별’이라고 이름 지은 연유에 대해 나성호는 “별은 항상 그 자리에서 빛난다. 별처럼 우리 모두는 소중한 존재지만 세상의 기준 때문에 우리는 각박해지고, 위축되기 쉬워서 음악으로 위로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곡 작업을 하고 대화하다가 별이라는 콘셉트로 잡았다”는 나성호는 “이번 앨범을 통해 듣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쉼’,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고 추가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앨범 타이틀만 ‘별’로 이름 짓지 않았다. 2번 트랙은 ‘별의 시작’, 5번 트랙은 ‘별의 끝’으로 별의 시작과 끝 모두를 곡 제목을 통해 아우른다. “우리가 별처럼 소중한 존재라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강균성은 “반짝이는 별을 보면 내 인생도 별처럼 빛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반복된 일상 속의 사랑과 고민, 위로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면서 “인생의 시작과 끝을 앨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2002년부터 음악 인생을 시작한 이들이 순탄한 길만은 걸었던 것은 아니다. 강균성은 “지나고 보니 내게 유익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유익한 게 아니었다. 반면에 내게 손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나를 만들었던 것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룹 노을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노을이) 주목받지 못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던 우여곡절이 있었다”는 강균성은 “하지만 이 모든 시간들이 우리를 만들었고, 교만하지 않게 만들고, 겸손하게 만들고, 지나칠 수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할 수 있게끔 만든 모든 시간이 감사하다”며 인터뷰이를 인상 깊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답변을 하고 있었다.

멤버들의 성격이 모나지 않고 서글서글하다는 점은 노을이 장수 보컬그룹으로 자리 잡게 만든 큰 요인 중 하나다. “의견을 내고 ‘어때?’ 하면 일치하거나 수긍하는 멤버가 많다. 의견 충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나성호의 의견에 이어, 이상곤은 “의견 충돌이 없다는 건 ‘복’이죠”라고 덧붙였다.

이상곤은 “의견이 2:2로 나뉘어도 멤버들이 잘 들어준다”며, 나성호는 “JYP때부터 진영이 형(박진영PD)이 그룹을 만들 때 비슷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현재의 노을 멤버)을 모아서 음악을 들을 때 비슷한 의견을 낼 때가 많다”고 추가했다. 장수 그룹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노을이 인터뷰를 통해 그 답을 제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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