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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 연기에 중앙일보는 "과도한 의미 부여" 중단순 일정 문제라는 미 국무부 설명에도…"북미 회담 교착상태 장기화 될 수도"
전혁수 기자 | 승인 2018.11.09 10:29

[미디어스=전혁수 기자] 8일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 북한이 미국에 연기를 통보했다고 한다. 중앙일보는 "비핵화 일정에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평가하며 남북 경제협력 속도조절을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경향신문은 "북미 양측 간 심각한 이상기류는 보이지 않는다"며 단순 일정의 문제로 선을 그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는 헤더 나워트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번 주 뉴욕에서 잡혔던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당국자들과의 회담은 나중에 열리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각자의 스케줄이 허락할 때 다시 모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 소식에 북미관계가 냉각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러나 로버트 팔라디노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순전히 일정을 다시 잡는 문제"라며 "일정이 허락할 때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우리는 북한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담을 연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계속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며, 어떤 주요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번 연기와 관련해 너무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지나친 게 아닌가 싶다"며 "미국의 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 여러 레벨을 통해 파악하고 있고 남북 채널을 통해서도 이번에 연기된 협의가 조속 재개될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미국 측의 설명에도 보수언론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중앙일보는 북미 관계를 거론하며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늦추라는 요구를 내놨다. 9일자 중앙일보는 <대북관계 서두르다 오히려 이르지 못할 수도> 사설에서 "북·미 고위급 회담이 갑작스레 연기되며 비핵화 일정에 브레이크가 걸렸는데 정부는 남북 경협사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썼다. 

▲9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북한의 선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태도는 강경하다"며 "북·미 회담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썼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같은 변화에 아랑곳없이 남북관계에서 속도를 내고 싶어 하는 정부의 조바심"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통일부가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중 북한과의 철도 및 도로 협력사업에 무려 35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비공개로 끼워 넣었다"며 "정부는 또 대북 융자예산을 1000억원이나 대폭 증액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북한에 퍼주기' 비난을 피하기 위해 빌려주는 형태를 취한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까지 북한에 제공했다 받지 못한 돈이 3조3000억원에 달해 '꼼수'란 말을 듣는다"고 썼다. 

중앙일보는 "북·미 회담이 겉돌며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믿음이 좀처럼 형성되고 있지 않은 현 시점에선 성급하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며 "서둘러 가려다 오히려 이르지 못할 수 있음을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자 경향신문 사설.

반면 경향신문은 미국 정부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9일자 경향신문은 <중간선거 이후에도 '비핵화 협상' 의지 확인한 트럼프> 사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중간선거 후 첫 기자회견에서 '내년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된 데 대한 의구심을 미국 정부가 적극 나서 불식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 패배 후에도 계속 외교적인 북핵 해법을 추구한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북한이 회담을 연기한 것은 미국과의 약속을 무겁게 여긴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회담 연기는 결정적 갈등이 아니라 북·미가 핵 협상에 앞서 마지막 호흡을 조절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북·미 모두 역지사지의 태도로 대화를 진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미국은 북한이 핵리스트를 신고하면 공격지점을 다 알려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새길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면 미국도 제재 완화 등 실질적인 관계 정상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혁수 기자  wjsgurt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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