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지리멸렬한 보수를 한국당으로 모아 '반문전선'을 형성하겠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윤여준 전 장관은 "국민의 심판이 끝난 세력을 모아서 어쩌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여전히 보수통합 띄우기에 한창이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주장하고 있는 태극기 부대를 향해 내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와 싸워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다.

8일 오전 KBS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윤여준 전 장관은 "지금 쉽게 말하면 반문연대라는 명분으로 이 사람, 저 사람 다 합치자는 것"이라며 "그게 덩치를 키우자는, 세력을 키우자는 건데, 국민이 그걸 어떻게 볼 거냐. 그 세력을 인정해주면 효과가 있겠지만 인정 안 하면 덩치가 아무리 커진들 무슨 효과가 있느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윤 전 장관은 "저런 식으로 무조건 합치자고 하면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심한 말하면 사자성어에 '공도동망'이란 말이 있다. 같이 무너지고 함께 망한다는 얘기"라며 "그러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장관은 "지금 당장은 반문연대가 급하게 생각이 들겠으나 너무 그렇게 단기적인 생각만 하지 말고 조금 길게 보고서라도 정말 국민이 원하는,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세력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나를 고민해야한다"며 "이미 국민의 심판이 끝난 세력을 모아서 어쩌겠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8일자 조선일보 칼럼.

그러나 조선일보는 보수통합 띄우기에 한창이다. 8일자 조선일보는 김창균 논설주간의 <태극기 애국 세력 앞에 놓인 선택>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에서 김 논설주간은 탄핵 찬반을 두고 다툴 것이 아니라 반문연대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논설주간은 "친박 지지층은 보수 중에서도 성골 보수다. 주말마다 태극기 들고 광화문을 누비는 열정은 여느 유권자 10명을 상대하고도 남는다"면서도 "그러나 투표장에서는 똑같은 한 표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 논설주간은 "친박들의 '보수 수호 투쟁'이 결과적으로 나락에 바져드는 문재인 정권의 안전망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논설주간은 태극기 부대를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처사를 문제 삼고 싶다면 탄핵이 아닌 사법 처리를 따져 물어야 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김 논설주간은 "박 전 대통령이 최순실이란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국정에 대한 판단을 구한 것은 그에게 대통령직을 맡겼던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면서도 "그렇다고는 해도 60대 후반에 접어든 박 전 대통령이 종신형이나 다름없는 처벌을 받아야 할 만큼 형사적인 책임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른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논설주간은 "탄핵을 문제 삼다 보면 국회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한국당 의원들에게 화살이 돌아간다. 반면 형사처벌에 대한 시시비비는 사법기구 전체를 장악해서 입김을 행사하고 있는 현 정권과의 문제가 된다"며 "탄핵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 헌법재판소가 최종적인 결정을 내린 사안이다. 반면 형사처벌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김 논설주간은 "탄핵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결국 보수 진영 내란으로 귀결된다"며 "크게 보면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 승리를 문재인 정권에 갖다 바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김 논설주간은 "과거와 매달려 집안 싸움을 할 것이냐, 아니면 도를 넘은 적폐 청산을 문제 삼으며 문재인 정권과 멱살잡이를 할 것이냐. 태극기 애국 세력 앞에 그 선택이 놓여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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