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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당선자, 경계대상 1호는 동아 조선[오늘의 핫이슈] 비판과 견제가 사라진 보수신문의 행태
민임동기 기자 | 승인 2008.01.10 08:14

“이명박 당선자가 전경련 회장단을 만났을 때 기업인들은 노조의 불법파업을 엄단해달라는 건의를 했다. 이 뉴스를 접하고 반발심이 생겼다는 보수층 인사들이 적지 않았다. 노조의 불법파업과 함께 재벌의 비자금 조성도 엄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 보수층이 일단 권력을 탈환했다는 점에 안도하여 과거의 기득권 세력으로 돌아간다면 보수혁명은 미완성으로 끝난다. 역사는 보수층에 보수의 손으로 보수를 깨끗이 하라는 천명을 내린 셈이다.”

노동계나 시민단체의 주장인 것 같지만 아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지난 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내용 가운데 일부다. 이명박 당선자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관련한 ‘여러 논란’이 하나둘씩 불거져 나오는 데 대한 일종의 ‘경고’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우파 인사들이 보내는 이명박·인수위에 대한 경고

   
  ▲ 국민일보 2008년 1월10일자 6면.  
 
‘우파 중에서도 오른쪽으로 상당히 기운 우파’인 조갑제 전 대표만 경고음을 낸 것이 아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 의원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인수위가 집행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마치 집행기구처럼 보이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friendly), 다시 말해 친기업적이라는 말은 실질적으로 지나치게 경제인들을 기분 좋게 하는 것으로만 보일 수 있다. 기업윤리를 지켜야 되는 부분도 좀 강조해야 한다”(정몽준 의원).

사실 우파 입장에서 보면 최근 이명박 당선자와 인수위가 보이고 있는 행보가 과연 ‘우파다운’ 것인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가 한국은행 업무보고를 받은 후 부동산 정책을 위해 금리를 동원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대표적 사례다. “한국은행은 정부내 조직이고, 한국은행이 정부에 협조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는 강 간사의 발언은 우파 정부가 제1노선으로 표방하고 있는 ‘관치행정 타파’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굳이 한국은행 독립성까지 거론하지 않아도, 그리고 부동산 정책을 위해 금리인하를 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물가가 더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더라도 ‘관치행정’을 옹호하는 듯한 강 간사의 발언은 우파 정부의 입장에서 문제가 있는 발언이다.

동아 조선에는 없는 인수위의 문제점과 보완대책 주문들

중앙일보가 오늘자(10일) 사설에서 “만약 한은이 인플레 압력을 외면하고 새 정부를 의식해 금리를 내린다면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뒤 “인수위가 ‘한은도 정부 정책에 협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는 일부 보도는 불길한 조짐이다 … 지금은 인플레와 싸움 중인 한은을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바람직하다. 차라리 인수위가 한은의 업무보고를 받지 않는 게 좋았을지 모른다”며 완곡하게 비판한 것도 이런 ‘우파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셈이다.

   
  ▲ 중앙일보 2008년 1월10일자 사설.  
 
하지만 우파 신문의 양대산맥인 동아와 조선에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중앙일보처럼 ‘최소한의 문제의식’을 담아내지도 않는다. 인수위의 입장과 방침을 그냥 단순히 전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동아 조선의 우파적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을 전제로 하고 있다.

보수우파적 정신과 일치하지 않는 이른바 ‘포퓰리즘적 정책들’이 검토되고, 일방적인 규제폐지만 있고 보완책이 없는 인수위의 과속에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보수 우파신문’의 양대 산맥인 동아 조선에는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거의 전달되지 않거나 최소한에 그치고 있다. 오죽했으면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까지 나섰을까.

   
  ▲ 한겨레 2008년 1월10일자 2면.  
 
이동통신 요금 인하와 신용불량자 대사면과 같은 이른바 ‘좌파적 정책’들을 인수위에서 내놓고 있어도 동아 조선은 묵묵부답이다. 이동통신 요금 인하에 왜 정부가 개입하려고 하는지를 따지지도 않고, 친기업 정부를 표방한 인수위 쪽에서 이런 ‘관치행정’을 해도 되냐며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는다. 신용불량자 대사면 역시 마찬가지. 정부 예산까지 동원해 720만 신용불량자를 ‘대사면’하겠다는 인수위 쪽의 방침에 ‘인기영합적 정책을 펼쳐서는 안된다’고 경고를 해야 함에도 조선일보 정도만이 ‘본지’가 아닌 경제섹션에 논란 정도로 언급하고 가는 수준이다.

이명박 정부가 ‘실패’하면 가장 먼저 공격하고 나설 곳이 동아와 조선

정리하면 이렇다. 이명박 당선자와 한나라당이 가장 경계해야 될 대상은 동아와 조선일보다. 굳이 저널리즘 원칙을 들먹이며 동아와 조선이 비판과 견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 ‘언론의 정파성’을 최대한 인정한다는 것을 전제로, 최근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보이는 행태는 ‘우파적 노선’에서도 상당히 벗어난 것들이 많다. 이런 점들은 우파 신문에서 제대로 경고를 보내야 우파 정부가 성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동아 조선은 이런 경고음을 내보내지 않고 있다. 총선을 고려한 정치적 행보일 수도 있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동아 조선의 이 같은 행태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당선인에겐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수층이 일단 권력을 탈환했다는 점에 안도하여 과거의 기득권 세력으로 돌아간다면 보수혁명은 미완성으로 끝난다”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의 발언을 곱씹어 봐야 할 곳은 이 당선인과 한나라당이 아니라 동아 조선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문득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동아 조선은 정말 우파신문일까?"

민임동기 기자  mediagom@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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