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암투병 중 세상을 떠난 고 신성일(1937-2018)은 그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고 한국 영화사를 논하기 어려울 정도로 독보적인 인기와 수백 편에 달하는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스타 중의 스타다.
1957년 당대 최고의 감독인 고 신상옥 감독의 눈에 띄어 신 감독이 운영하는 영화 프로덕션 신필름 전속 배우로 영화계에 입문한 신성일은, 1960년 신상옥 감독이 연출한 <로맨스 빠빠>로 본격 데뷔 이후 <상록수>, <백사부인> 등을 통해 꾸준히 얼굴을 알린 후 1962년 유현목 감독의 <아낌없이 주련다>에서 모성애를 자극하는 연하남 이미지로 스타덤에 오른다.
이후 훗날 부부의 연을 맺은 엄앵란과의 호흡이 돋보이는 청춘영화 <맨발의 청춘>(1964)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배우로 발돋움한 신성일은 1967년 한 해에만 그가 주연을 맡은 51편의 영화가 극장의 걸릴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했다. 실제 공식적으로 기록된 그의 출연작만 해도 500편이 훌쩍 넘는다.
신상옥, 유현목, 김수용, 이만희, 정진우, 김기덕 등 60년대를 대표하는 감독들이 가장 사랑하는 배우 중 한 명이었던 신성일은 그들의 대표작으로 거론되는 걸작들에서 인상 깊은 열연을 선보이며 청춘스타를 넘어 연기파 배우로서도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다.
<맨발의 청춘> 대성공 이후 <초우>(1966), <하숙생>(1966), <만추>(1966), <안개>(1967), <장군의 수염>(1968)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당대 최고의 배우로 큰 사랑을 받은 신성일은 한국영화계의 암흑기로 꼽히는 1970년대에도 <삼일천하>(1973), <들국화는 피었는데>(1974), <별들의 고향>(1974), <왕십리>(1976), <겨울여자>(1977) 등에 출연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김지미와의 호흡이 돋보였던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 또한 신성일의 대표작 중 하나다.
2000년대 이후에도 <야관문: 욕망의 꽃>(2013)에 주연으로 참여하고, 시나리오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등 작품 활동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던 신성일은 화려한 스타이기 전에 연기자였고, 작품마다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천생 배우였다. 한국영화 역사상 가장 매력적이고 훌륭한 배우로 평가받는 고 신성일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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