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만 해도 올해 말에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생각보다 (해체해야겠다는) 결론이 오래되지 않았다. (해체해야겠다는 생각은) 석 달 정도 됐다. 한 8월말 쯤? 음반을 만들다 보니 너무 잘 만들어서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위워크에서 진행된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이 될 5집 '모노(mono)' 발표 기념 음감회에서 장수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해체하게 된 계기에 대해 장기하가 이같이 전했다.

별다른 불화나 안 좋은 일 없이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 제목처럼 최정상에 있을 때 그룹을 해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앨범이 마지막 앨범이 된 셈이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이종민, 정중엽, 장기하, 이민기, 하세가와 요헤이, 전일준이 1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에서 열린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인 5집 '모노'(mono)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새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떡하면 군더더기 없이 편곡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음악이 완성되면 완성될수록 이번 음반이 최고라고 생각했다”는 장기하는 “그렇다면 ‘정점’일 때 해산하는 게 가장 좋은 타이밍일 것 같아서 멤버들에게 해산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하는 “음악적인 자부심이 최고치에 달했을 때 헤어지는 것이 훈훈한 것 같다. 저희도 약간 아쉬울 때 헤어지는 게 좋은 마무리인 것 같다”고 추가했다.

이번 음감회에서 인상적인 곡은 ‘그건 니 생각이고’와 ‘초심’이었다. 먼저 ‘그건 니 생각이고’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히트곡 ‘환상속의 그대’를 서태지에게 허락 받고 샘플링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장기하는 “‘환상속의 그대’ 중 ‘그대의 머리 위로 뛰어다니는 니..’까지 샘플링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기하는 “서태지에게 샘플링을 해도 되느냐고 문의하니 ‘노래 대박이라고’, 너무나도 당연히 ‘해보시기 바랍니다’ 하고 허락 받아서 샘플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초심’ MV에는 배우 박성균과 김성균, 이선빈이 등장한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때 윤종빈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는 장기하는 “블록버스터 급의 MV를 찍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24시간 동안 찍었다. 윤 감독은 노개런티로 찍어주셨다”고 소개했다.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장기하(왼쪽부터), 이민기, 하세가와 요헤이, 전일준이 1일 서울 여의도 위워크에서 열린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인 5집 '모노'(mono)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에서 새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대감 없이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윤 감독에게 전화 드렸더니 ‘당연히 해야죠’ 하고 흔쾌히 받아주셔서 (믿기지 않아서) 몇 번이고 ‘진짜로 해주시나요?’ 하고 확인했다”는 장기하는 “윤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은 덕에 김성균 배우와 이선빈 배우가 참여했다”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박성웅 배우님이 카메오로 나온다”는 장기하는 “박 배우님이 윤 감독님과 친하다. 박성웅 배우님이 인천에서 촬영을 마치고 윤 감독님이 오라고 해서 오셨다”면서 “한 커트 찍고 가라고 윤 감독님이 해서 출연하게 됐다. 박 배우님이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연기란 무엇인가를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장기하는 그룹이 해체되고 나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해 장기하는 “저도 궁금하다. 미래에 대한 계획은 앞으로 남은 딱 두 달”이라며 “내년부터는 어떤 노래와 가사를 쓸지 저조차 모른다”고 답해 이번 앨범 활동 이후 어떤 계획을 갖고 움직일지 본인도 모른다고 전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이 될 5집 '모노(mono)' 전곡은 1일 오후 6시 각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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