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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주철환 사장 '중앙일보 칼럼' 왜 논란일까[기자칼럼] '시청자 중심주의' '공익적 민방' 갈 길이 먼 OBS
서정은 기자 | 승인 2008.01.09 15:50

OBS경인TV 주철환 대표이사 사장이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쓰기 시작한 중앙일보 칼럼을 사장 취임과 개국 이후에도 계속 기고하면서 내부 구성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주 사장은 OBS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2007년 3월부터 중앙일보에 '주철환의 즐거운 천자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매주 연재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과 대중문화를 아우르고 사는 이야기까지 풀어놓는 주 사장의 칼럼은 인기를 끌 만한 요소가 많다. 중앙일보 입장에서는 주 사장이 계속 써주기만 한다면 손해 볼 장사가 아니다.  

주 사장의 '외부 기고'는 일면 '새로운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MBC PD 시절부터 참신하고 기발한 발상으로 주목을 받아온 주 사장의 스타일에 비춰봐도 어색하지 않은 일이다. 방송사 사장이 신문에 칼럼도 쓰고 다양한 매체와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것 자체를 관행이란 명목과 권위적인 시각에서 반대하는 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 지난해 12월 27일 개국설명회에 참석한 OBS 주철환 사장 ⓒOBS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주 사장의 외부 기고를 마뜩찮게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지난해 12월 28일 개국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불안하게 흘러가고 있는 OBS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OBS는 야심차게 준비한 '풀 HD 방송 시스템'이 잦은 방송사고를 동반하며 불안한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자 지상주의'를 표방했으면서도 정작 시청자들은 TV를 통해 방송을 볼 수 없는 황당하고 무책임한 사태가 벌어졌다.

OBS는 경기북부까지 방송권역이 확대되고 서울권역의 역외재송신이 가능해진 만큼 2400만명, 880만 가구를 가시청 인구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와의 채널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 케이블과 위성을 통해 지상파방송을 수신하는 가구에서는 OBS 방송을 볼 수 없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 '온에어' 서비스를 하고는 있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 프로그램을 챙겨 볼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지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VOD 서비스도 아직 준비되지 못했다. 

   
     

뿐만 아니다. 최근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노조와 일부 임원이 반대했던 비서실을 전격 신설해 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의 간섭 통로를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이 무성하다. 대표이사 사장 중심의 일원화된 조직 체제를 정비하기 위해 '옥상옥식' 고위급 임원들이 퇴진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퇴진 압력을 받고 있는 한 임원의 경우는 지난해 OBS 공채 과정에서 2차 필기시험 점수 미달자를 3차 시험에 합격시키려고 경영 파트에 압력을 넣다가 노조에 발각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외부에 대대적으로 천명하며 약속했던 '시청자 중심주의', '공익적 민영방송'을 위해 갈 길은 멀고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한 상황에서 OBS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불안함과 초조함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형국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시쳇말로 '올인'해서 매진해도 모자랄 판에 사장이 다른 신문에 매주 칼럼을 싣고 있으니 그 자체가 곱게 보일 수 없는 노릇이다.

주 사장의 외부 기고를 좀 더 논리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정 재벌과 무관치 않은 중앙일보에 OBS 사장이 칼럼을 기고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미디어 전반에 걸쳐 민감한 이슈와 논란을 예고하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OBS 한 관계자는 "주 사장은 OBS의 위상을 높이고 홍보를 하기 위해 기고를 계속하겠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해 왔지만 지상파방송 사장이 특정 색깔이 분명한 신문에 칼럼을 싣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주 사장이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찾지 못하고 프로그램 제작에만 신경 쓰면서 '제작국장'으로 불리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OBS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결코 순탄하지가 않고 내부 조직을 정비하고 역량을 모으는 과정에서 터져나오는 구성원들의 불만과 불신의 골이 커질 수록 주 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OBS가 불안한 항해를 끝내고 순항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서정은 기자  punda@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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