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키드걸스는 2009년 논란이 되었던 '네이키드 뉴스'의 아나운서 민경, 재경, 수연으로 구성된 3인조 그룹인데요. 지난 6월 가수 선언과 함께 앨범을 발표하고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면서, 선정적인 가사와 신음소리, 성행위를 연상하게 만드는 노골적인 퍼포먼스로 논란을 일으킨 바가 있습니다.

그런 네이키드걸스가 9월 15일 경기 일산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네이키드걸스 Vol.1' 쇼케이스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앨범에 수록된 곡들과 함께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충격적인 장면들을 거침없이 보여주며 성공리에(?) 쇼케이스를 마쳤다고 합니다.

이날 네이키드걸스는 노골적인 가사와 신음소리는 물론이고, 동성애를 연상시키는 여성 멤버들간의 키스와 댄서들과 성행위를 연상하게 만드는 선정적인 무대에 가슴노출까지, 정말 보기 민망하고 충격적이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황당한 무대를 한국에서 공개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네이키드걸스가 걸그룹? 이들을 가수로 봐야 하는가?

네이키드걸스는 어짜피 성인을 타깃으로 하는 그룹인만큼, 방송무대는 어림도 없고 주로 클럽무대를 통해서 활동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들의 컨셉트는 19금 걸그룹으로 성인돌이라고 이미지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있습니다. 네이키드걸스 입장에서 볼 때 나르샤의 성인돌 이미지는 그저 장난일 뿐이죠.

그렇게 네이키드걸스는 자신들이 가수라고 주장하며, 수많은 걸그룹 중에서 성인들을 대상으로 했을 뿐이라는 것인데요. 요즘 걸그룹 사이에 아무리 섹시컨셉트가 주를 이룬다고 하나, 이것을 단순히 다 벗은 네이키드걸스와 덜 벗은 걸그룹의 차이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일단 가수라함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노래 부르는 것이 직업인 사람입니다. 네이키드걸스가 이런 사전적인 의미에서는 가수라고 주장할 수 있을지 모르나, 사회 통념상 가수라함은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 하고 노래로 대중들과 교감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그렇게 가수라함은 그 어떤 것보다도 노래가 최우선이 되어야 하는데요. 외모, 춤 등이 플러스 요인이 될지는 모르나, 가장 근본적인 가수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은 노래입니다.

하지만 네이키드걸스의 경우 노래를 위한 퍼포먼스가 아닙니다. 노래는 단지 더 자극적이고 더 선정적인 퍼포먼스를 위한 음향효과일 뿐이지요. 오감 중에서 시각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청각의 요소를 덧붙인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네이키드걸스의 쇼케이스를 다녀온 참석자에 따르면, 애초에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가 아니라면 퍼포먼스만이라도 뛰어나야 하는데 그 퍼포먼스 자체도 상당히 어색했다고 하는데요. 여러 가수들의 춤을 조합해 이를 흉내내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고, 퍼포먼스는 무대 위에서 점차 겉옷을 하나씩 벗어가며 결국 상반신은 모두 탈의하게 되는 그 과정에만 집중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네이키드걸스를 가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보다 당당하게 벗고 그것을 상품화하기 위해 단지 가수라는 이름을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녀시대를 홍보에 이용하는 네이키드걸스

그런데 네이키드걸스는 그렇게 자신들이 걸그룹임을 주장하기 위해, 현재 국내는 물론 일본에까지 진출해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그룹 소녀시대를 홍보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15일 쇼케이스를 홍보하기 위해 내세운 카피는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소녀시대가 못다한 소원을 네이키드걸스가 이루어드립니다. 소원을 말해 봐?"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라는 노래와 소녀시대의 순수한 이미지를 이용하여, 소녀시대만으로 부족한 성적인 부분을 네이키드걸스가 채워주겠다는 말인데요. 마치 자신들이 19금 소녀시대라도 되는 것 마냥 자극적으로 카피를 사용하며, 소녀시대의 이미지를 홍보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소녀시대가 섹시컨셉을 보여준다고 하나, 대중들이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것은 그녀들에게서 성적인 만족을 느끼기 위함이 아닌데요. 마치 소녀시대는 애들이라서 그런 성적인 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중들이 소녀시대의 부족한 부분을 아쉬워하고 있다는 것처럼 자극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네이키드걸스가 일본 무대에까지 진출한다는 것인데요. 15일 쇼케이스 자리에서 네이키드엔터테인먼트 서재승 대표는 "네이키드걸스가 한국 무대를 넘어 일본 무대에 진출한다"며, 일본의 성인콘텐츠를 전문으로 하는 유명 프로덕션 도쿠마와 계약을 맺고 도쿠마에서 진행하는 관련 광고와 클럽 공연 등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소녀시대 역시 일본진출을 통해 현재 많은 인기를 얻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에서 '소원을 말해봐'의 일본어판을 통해서 활동을 하고 있구요. 네이키드걸스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이런 컨셉트로 일본에 진출하며, 한국 걸그룹으로서 일본 내 인기를 얻으며 자리잡은 소녀시대를 이용할 경우, 일본에서 네이키드걸스는 한국에서 온 19금 소녀시대로 이미지가 각인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일본 내 소녀시대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는데요. 일본인들은 소녀시대와 네이키드걸스를 비교하면서, 성적인 부분만으로 한국 걸그룹을 바라보고 음담패설의 입방아에 그 이름이 오르내릴 수 있습니다.

아무튼 네이키드걸스의 이런 홍보전략은 정말 불쾌한데요. 자신을 차별화하기 위해 소녀시대의 이미지를 이용하고 그것으로 자극적인 카피로 활용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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