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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강남 오디세이’ 강남불패, 그 신화를 지탱하는 힘의 실체돈으로 키워낸 강남의 역사, 강남 판타지의 민낯
장영 기자 | 승인 2018.10.15 13:59

강남은 대한민국 최고의 부촌이다. 강제로 이주시키던 시절과 달리, <SBS 스페셜>이 다룬 강남의 현주소는 투기의 핵심이자 욕망이 꿈틀거리는 장소였다. 

부동산 단타족이 5년간 26조 원을 챙겼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부동산 보유 기간이 3년 이내를 뜻하는 단타족의 수익 보고서는 불나방처럼 다시 부동산 투기의 장으로 이끈다. 이성과 감성은 사라지고 오직 욕망이 지배하는 사회는 그렇게 뜨겁다. 

26조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을 누군가는 벌었다. 그럼에도 그들에게서 제대로 된 세금을 거뒀을까? 법안 미비로 인해 제대로 된 세금은 부과되지 않은 채 그들은 값싼 은행 돈으로 엄청난 이익을 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책으로 한시적으로 몸을 사릴 수도 있지만, 이미 하나의 거대한 커넥션이 구축된 투기 세력은 다시 대한민국을 투기판으로 만들 것으로 보인다.

SBS 스페셜 ‘강남 오디세이’ 편

정치자금을 만들기 위해 조성되기 시작했던 강남. 박정희 정권은 그렇게 서울이 아니었던 강남을 서울로 편입시키고, 그곳에 유명 학교를 강제 이주시켰다. 그렇게 8학군이 조성되었고, 수많은 학부모들은 강남 8학군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강남은 이제 통제가 불가능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8학군 출신들은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라 불리는 곳에 입학을 하고 사회 중요한 위치로 속속 들어서기 시작했다. '개천에서 용났다'고 하던 시절은 이미 끝난 지 오래다. 서울대 입학생들의 분포를 보면 점점 강남 거주자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서울대는 강남 거주자들만을 위한 대학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일이다. 학벌 사회에서 서울대가 가지는 상징성은 강력하다. 사회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권력층 대부분이 서울대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런 학벌 중심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료들과 국회의원들의 1/3 정도는 강남에 건물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그들이 과연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 강력한 규제를 할 수 있을까? 권력은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바뀐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출직 권력은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본의 거대한 힘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SBS 스페셜 ‘강남 오디세이’ 편

돈이 우리 사회를 지배한 지 오래다. 흠결이 많았던 이명박이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른 것 역시 그 욕망이 만든 패착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사회문화 전체를 욕망에 집착하게 만들었다. 아이들 교육은 줄 세우기로 서열을 만들고, 그렇게 돈의 힘을 더욱 고착화한 인물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권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동산 단타족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엄청난 수익이 가능한 것 역시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만든 결과다. 은행들은 오직 돈 놀이해서 이자만 받아먹는 공간으로 축소되었다. 엄청난 이자 이익으로 돈이 넘쳐 나는 은행들은 그렇게 국가 전체를 부실로 이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는 듯하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상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런 부동산 단타족 탓이기도 하다. 그런 부동산 단타족들을 이용해 이자 놀이를 하는 은행들까지 하나가 되어 만든 사회적 문제다. 여기에 넘쳐 나는 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담합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집단이 소수가 아닌 다수가 되며, 부동산 투기 문제는 더는 방관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강남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순기능적 요소도 존재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욕망만 남겨진 그곳의 공기는 주변까지 오염시키고 있을 뿐이다. 모든 기준이 돈인 사회는 가파른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철학이 없는 도시는 무미건조하고 국가 역시 급격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SBS 스페셜 ‘강남 오디세이’ 편

우리 사회는 부동산 전도사가 된 지 오래다. 수많은 언론들은 실시간으로 부동산 시세를 알리기에 급급하다. 그리고 강남불패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욕망 덩어리를 포장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로 큰돈을 번 이들을 추앙하고 포장하기 바쁜 현실 속에서 문제해결의 길은 보이지 않는다.

토건 재벌과 부동산 투기로 거대 수익을 거두는 소수의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추종하며 집값 담합에 열을 올리는 자들까지. 고착화되고 있는 이 악순환의 고리에 부동산 투기 옹호 기사들이 넘치는 사회가 정상은 아닐 것이다. 

거대한 세력들은 자신들이 쉽게 벌어들인 돈으로 권력을 매수한다. 그렇게 또 다른 욕망은 채워지고 이런 악의 고리는 점점 국민 전체를 욕망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다. 모두가 부동산에 미치는 것이 그들이 돈을 버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유한한 땅 속에서 부동산들이 이렇게 천정부지로 가격이 뛰어오르는 것은 일부 세력이 키워낸 욕망의 고리가 만든 결과물일 뿐이다.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잡으려는 자들. 사막 속 신기루처럼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 가치를 부풀려 자신의 욕망만 채우는 투기 세력들은 대한민국 전체를 투기판으로 몰아가고 있을 뿐이다.

SBS 스페셜 ‘강남 오디세이’ 편

강력한 규제는 없고 투기는 일상이 된 공간. 스스로 강남 공화국을 만들어 독립하고 싶어 하는 그들의 욕망의 민낯은 결국 공멸로 이끄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끝이 없어 보이는 바벨탑도 끝은 존재한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놓은 바벨탑의 몰락처럼 강남이라는 공간의 붕괴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철학이 부재한 사회,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욕망이다. 하지만 그 욕망에는 끝이 없다. 절대 만족할 수 없는 그 욕망은 결국 스스로 파괴되지 않는 한 멈추지 못한다. 강남 거주자의 출산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은 아이러니일 것이다. 욕망의 중심에서 그 실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그들에게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가 나서 만든 강남은 그렇게 국가를 집어삼켰다. 법도 존재하지 않는 무법천지 욕망의 공간. 언론 보도와 달리 이미 강남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을 뿐이다. 너무 높아진 가격으로 건물의 공실률은 급격하게 늘어가고 오직 아파트 하나만 쥔 채 하우스푸어처럼 사는 그들은 마치 좀비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광고에 의존하는 언론은 그렇게 부동산 투기를 일상화 한다. 모든 국민들을 불나방으로 만들어야 더 큰돈을 벌 수 있는 이 기괴한 구조 속에서 연일 쏟아내는 부동산 이야기들은 평범한 사람들마저 모든 것을 포기하고 투기판으로 이끈다. 언론이 만든 욕망의 장소 강남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공간일까? 아니 어떤 공간으로 남겨질까?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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