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양승동 KBS사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종료되면서 차기 KBS사장 선임 절차가 진행중이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이하 KBS본부)는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차기 사장의 과제를 제시했다. KBS본부가 제시한 과제는 '중단 없는 KBS개혁과 발전 장기 전략 수립'이다. 또한 KBS본부는 사내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퍼지고 있는 허위사실과 근거 없는 의혹 등에 대해 이번 KBS 사장에 응모한 후보자들이 응한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KBS 사장 공모가 종료된 다음 날인 12일, KBS본부는 성명을 내어 중단 없는 개혁의지가 KBS사장의 필수 자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KBS본부는 8일 발행한 노보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양승동 사장 체제의 KBS 6개월을 평가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KBS가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조금 그렇다'는 답변이 39.28%, '꽤 그렇다' 29.31%, '매우 그렇다'가 11.61% 를 차지해 변화를 체감한다는 응답이 80.2%로 집계됐다. '그렇지 않다'는 13.48%, '모르겠다'는 6.31%였다.

그러나 '양승동 사장 체제의 KBS 운영에 불만이 있다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장기 발전 전략의 부재'(32.89%)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인력과 예산 등 조직혁신 부족'(23.23%), '인력 예산 등 제작 여건 개선 미흡'(18.63%), '과거 청산 성과 부족'(12.47%), '건전한 조직문화 형성 미흡'(8.50%), '없음'(4.29%)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과거 KBS에서 발생한 불공정 보도 사례와 제작 자율성 침해, 부당 징계 등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조처를 담당하는 기구인 '진실과미래위원회'의 향후 활동에 대해 응답자의 83.56%는 진상규명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종합하면 양승동 사장 체체의 KBS 변화를 체감은 하지만, 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과 내부 개혁의 지속이 과제라는 KBS 구성원들의 평가가 이뤄진 것이다.

KBS본부는 해당 조사 결과에 대해 "KBS 이사회가 차기 사장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라며 "특히나 사장 선임을 앞두고 드러나고 있는 사내 반개혁 세력의 저항은 결코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 소수 반개혁세력의 억지주장의 사실과 정당성 여부는 가리지 않고, 개혁 저항 자체를 주목해 개혁 속도조절을 사장 후보자들에게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KBS본부는 사장 후보자들에게도 "허위사실에 개혁을 폄훼하거나 KBS본부가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한다면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며 "근거 없는 개혁 피로감도 입에 담지 말라. 개혁은 걸음마 단계다.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KBS본부가 언급한 '허위사실'은 양승동 체제의 KBS가 청와대와 여당 정치권에 도움이 되지 않고, 현재 KBS의 경영적 판단을 KBS본부가 하고 있다는 이른바 '찌라시'에 대한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내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 퍼지고 있는 허위사실과 근거 없는 의혹 등에 대해 이번 KBS 사장에 응모한 후보자들이 응한다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미디어스)

KBS본부는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당 허위사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경호 KBS본부장은 "(허위사실의) 핵심은 KBS새노조가 경영권을 장악하고, 양승동 사장을 바지사장으로 만들어 기득권을 챙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에 휘둘린 양승동 사장이 청와대와 여당이 부담이 된다는 내용"이라며 "100%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총선과 대선을 치뤄야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여권에 유리한 인물을 사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주장으로 양승동 사장이 아닌 사람, 여권에 KBS를 갖다 바칠 수 있는 인물이 사장이 돼야 한다는 황당한 소리"라며 "이 찌라시들이 야권 곳곳에 전달되면서 KBS 사장 선임 국면이 혼탁해지고 있다. KBS를 또다시 정권에 갖다 바치는 내용으로, 불쾌한 감정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KBS본부는 이날 오후 차기 사장 선임 절차와 관련해 노조사내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요청하는 공문을 KBS이사회에 제출했다. KBS본부는 이사회가 사장 후보 선임과 관련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존중하고, 이사회와 시민자문단 평가 역시 존중하지만 회사의 사장을 선출하는 과정인만큼 사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이사회 회의 석상에서 공식적으로 전달해 반영해야한다는 취지로 공문을 접수했다.

이 위원장은 "새로 선임된 이사 중에는 정보가 취약한 분들이 있다. 연임한 이사라도 KBS 구성원의 목소리를 공식적으로 청취할 기회는 없었다"며 "이사회가 KBS 차기 사장 절차 안에 대표성 있는 기구들의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청취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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