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어제 경기에서 SK를 잡으며 구단 창단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많은 기사들이 나왔고, 롯데팬들은 어깨가 으쓱할만한 기쁨을 누렸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3년 이상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구단은 포스트시즌의 단골구단 삼성과 최근 강호 SK, 또 지난해 우승팀 KIA와 포스트시즌의 단골손님 두산. 2000년대 중반 최고의 시절을 보낸 한화와 2000년대 초반 최강 현대.

모두 다 시대를 풍미하고 야구계를 주름잡던 그 시대의 강팀들입니다. 그리고 2010년. 그 자리에 당당하게 롯데도 자신의 깃발을 펼칠 수 있었다는 거!

ⓒ롯데 자이언츠

그런데 이 기록, 조금만 더 역사를 살펴보면 "롯데"팬들의 슬픔 가득한 아픔의 흔적이란 생각도 듭니다. 1991년부터 8개 구단의 형태가 굳건해진 우리 프로야구, 한때 양대 리그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4위까지가 포스트시즌에 초대받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가는 우리의 포스트시즌, 그 포스트시즌에 초대장을 받은 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0년대까지 우리 프로야구의 최강자 해태, 그리고 그를 전신으로 한 KIA도 이미 2000년대 초반 3년 연속 가을에 야구를 했습니다. 1990년대 초중반의 강호였던 LG와 포스트시즌 최다연속 출장팀인 삼성도 있고, 앞서 밝힌 2000년대의 강호들도 모두 이름을 올렸다는 거.

지금은 없어진 현대를 넥센으로 계산한다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팀은 8개구단 가운데 일곱 개 구단, 2010년, 하위권을 맴도는 팀들에게도 모두 다 전성기가 있었고, 그들도 과거를 살펴보면 한때의 영광들을 누렸다는 거.

즉, 다시 말해서 "롯데"를 제외한 팀들은 이미 모두 누려본 영광이라는 겁니다.

우리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팬들과 함께하는 롯데의 과거로는 너무나 슬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못 믿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KBO홈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하셔도 될 듯. 1991년부터 순위표를 참고하시면 금방 계산이 나옵니다. -

어찌됐던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성공한 롯데! 기쁜 일이고, 당연히 지금의 결과나 현상을 폄하하거나 비난할 수 없죠. 그간 마음 아픈 응원의 결과를 이제야 만났다는 사실에 오히려 뭔가 짠한 느낌도 든다는 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 현재 프로야구에서 이제 롯데는 분명 강팀으로 여겨야 하고, 그렇기에 올 가을야구에선 선전이 기대됩니다. - 물론, 올 가을야구에서 좀 더 좋은 성적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올해까지 쉬이 무너진다면 가을야구에 약한 팀으로 굳어질지도 모르니깐요 .-

궁극적으론 롯데의 3년 연속 PS진출로 인기 가득한, 그래서 관심과 재미를 더해진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증거로 가치가 넘치는 거 같습니다. 가을야구에 대한 팀들의 진출과 그 다양성도 조금 더 확보된다면 "포스트시즌"을 맞이하는 기분도, 또 포스트시즌을 보는 재미도,,

모두가 한층 더해지겠죠? 그것이야말로 늘 우리가 꿈꾸는 밝은 야구의 내일이 될 듯합니다. 다른 한편으론, 지금 한동안 가을야구를 누리지 못한 여러 구단들과 팬들에게 롯데의 유쾌한 대반전이 희망의 씨앗이 되지 않을까도 기대하게 됩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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