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의 막걸리 블라인드 테스트를 정면 비판한 후 때 아닌 친일 비난에 직면했다. 황 씨가 '골목식당' 제작진이 막걸리집 주인에게 인간 능력 밖의 퀴즈를 내 면박을 주었다고 지적하자, 인터넷상에서는 이에 대한 비난과 함께 황 씨의 과거 음식소개 발언을 이유로 '친일' 비난이 이어졌다. 일부 언론이 이같은 네티즌 반응을 전하는 가운데 황 씨는 자신의 발언을 전문가들을 통해 검증하라며 언론을 비판했다.

황 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에 대한 일부 네티즌의 '친일' 비난과 이를 받아 쓴 언론에 대해 비판했다. 일부에서의 '친일' 비난 근거는 황 씨가 한국음식문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영향을 자주 언급한다는 것이다. 황 씨는 "근래에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그런데 일부 언론이 이 익명의 악플러가 올린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며 "익명의 악플러가 던진 가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의심과 불신의 기사를 쓴다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기자는 악플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사진=연합뉴스)

황 씨는 과거 한 방송에서 "한국에는 멸치나 새우로 국물을 내는 풍습이 없고 일본에 의해 멸치육수 조리법이 생겼다", "한정식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요릿집", "불고기는 일본 음식 야키니쿠의 번역어"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황 씨는 자신의 이같은 발언들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서술한 한 기사를 공유하며 "관련 학자들에게 전화라도 해보라. 내 말을 확인해줄 것이다. 악플 퍼서 나르는 것은 기사가 아니라 악플"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황 씨는 5일에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의 과거 발언은 문제가 없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황 씨는 "한국 외식 음식의 발달사를 보면 일제 강점기 때 영향을 받았다"며 "조선과 일제강점기 이후는 완전히 다르다. 조선에서는 외식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고, 설명을 하려면 일제강점기라는 말을 꺼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황 씨는 "불고기라는 말은 1920년대 갑자기 생겼다. 야키니꾸, 너비아니 같은 말이 있었는데 갑자기 등장한다. 멸치나 새우로 국물을 내는 방식은 조선 요리법 어디에도 없다"며 "그걸 설명했다고 해서 친일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황 씨는 애초 논란이 됐었던 '골목식당'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재차 비판을 이어가며 기존입장을 고수했다. 황 씨는 "시중 막걸리 종류가 800종 정도 된다고 한다. 그중 유명한 게 100종 된다. 그중 무작위로 10종을 가져와 마셔보고 알아내라고 했다"며 "이 테스트는 인간의 미각에 대한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모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 씨는 "막걸리는 제조 후에도 보관 상태에 따라 맛이 다르다. 인간 능력 밖의 일을 막걸리 주인에게 문제로 내놓고 주인이 굴욕당하는 것으로 설정된 것"이라며 "우리나라 많은 방송의 문제점 중 하나는 일반인 출연자들에 대해 면박을 주는 것이다. 골목식당 주인 입장에서는 골목식당에 나오면 대박을 치는 것이니 목을 매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황 씨는 "그런 설정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백종원 씨와 관련이 없다. 방송은 제작자와 제작진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아무리 예능이라고 하더라도 출연자에 대한 인간적인 예의는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골목식당' 제작진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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