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망언'을 해 논란이다. 박 의원은 '주사파' 운운하며 색깔론을 펼치더니, '호남특별시'라는 지역감정까지 조장했다. 민주평화당은 논평을 내고 "저질 흑색공방으로 몰고 가 자유한국당을 궁지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당리당략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 박성중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국정운영 전반에 걸쳐 대통령 주변의 주파사 출신의 영향력에 막강해 이들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냐"며 "비서관 중에 주사파 운동권이 몇 명인지 아냐"고 물었다. 이 총리는 "그런 분류에 대해서 제가 잘 알지 못하고, 객관적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고 답변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 (연합뉴스)

박성중 의원은 "모 언론사에 의하면 64명 중에 23명, 36%"라며 "(이 중) 공식 전향을 선언자가 있느냐"고 물었다. 이낙연 총리는 "의도는 짐작하지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며 "그러나 공직을 맡을 수 없는 사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회의의 명칭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전원회의라는 이름을 누가 지었느냐"며 "운동권 출신이 지은 거 아니냐"고 따졌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은 당정청 전원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낙연 총리는 "법적으로 과학기술자문회의에 전원회의가 있고, 공정거래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에도 전원회의가 있다. 국회법에도 전원회의가 있다"고 답변했다. 박성중 의원은 "당정청 회의에서도 그런 말을 쓰냐"고 물었고, 이 총리는 "모두가 모인다는 뜻에서 그렇게 쓴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북한에서 전원회의라고 쓴다. 중국에서는 전체회의"라며 "그 이전에는 연석회의, 합동회의, 당정청 회의, 이런 말을 썼다"고 덧붙였다.

박성중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연설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대통령은 평양 시민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남쪽 대통령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대한민국 헌법은 영토를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한다"며 "이것(헌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평양 공동선언 할 때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썼고, 노동당사에 들어갔을 대도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썼다"며 "경기장 연설에서는 친근감을 감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박 의원은 "김정은이 넘어오면 북쪽 위원장이라고 쓸 거냐"고 따져물었다.

박성중 의원은 "대통령께서 빛나는 조국이라는 대집단 체조를 관람하신 이후에 15만 평양 시민들에게 어려운 시절 동안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 끝내 일어나려는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고 했다"며 "핵 개발한다고 300만 시민을 굶겨죽인 게 자존심을 지킨 거냐"고 따졌다.

이낙연 총리가 "분단 기간 동안 남북 동포가 모두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며 "동포의 대통령으로서 위로의 말씀을 드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하자, 박성중 의원은 "우리는 300만을 죽인 사실이 없다"며 "세계가 다 알고 있다. 이유 대지 말라"고 다그쳤다. 이 총리가 "의원님께서도 서민의 고통을 강조하시지 않느냐"고 하자, 박 의원은 "김씨 3대 세습을 위한 것이 민족의 자존심이냐"고 말했다. 이 총리가 "그것을 칭찬하는 뜻이 아니라 동포를 위로하는 뜻"이라고 했지만, 박 의원은 "저한테는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말문을 막았다.

박성중 의원은 호남을 표적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 수석 10명 중 5명이 호남이다. 50%다. 장·차관 중에는 33%"라며 "서울시는 더 심각하다. 비호남권 공무원들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모두 지역에 따라 흐른다고 난리"라며 "호남특별시가 됐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낙연 총리는 "서울시장을 경험한 전직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할 때 서울시 국정감사를 간 적이 있는 세장이 직접 참여하는 회의에 참석간부 25명 중 호남 출신이 한 명도 없던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 이 상태가 정상이다 비정상이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박성중 의원의 색깔론과 지역감정 조장 등 부적절한 대정부질문 내용에 민주평화당은 논평을 내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김정현 대변인 논평을 통해 "박성중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사파니 호남특별시니 하면서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공공연히 조장하는 망언을 한 것은 의도적"이라며 "정기국회 초반을 저질 흑색공방으로 몰고 가 자유한국당을 궁지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한 당리당략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평화당은 "참으로 저열한 작태"라며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이 진흙탕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과연 이런 국회의원에게까지 면책특권이 부여돼야 하는가에 대해 깊은 회의가 든다"며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즉각 사과하고 박성중 의원에 대해 응분의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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