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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예능 ‘독수공방’ VS 어디서 많이 본 예능 ‘엄마 나 왔어’[이주의 BEST&WORST] MBC <독수공방>, tvN <엄마 나 왔어>
이가온 / TV평론가 | 승인 2018.09.29 11:33
편집자 주 _ 과거 텐아시아, 하이컷 등을 거친 이가온 TV평론가가 연재하는 TV평론 코너 <이주의 BEST & WORST>! 일주일 간 우리를 스쳐 간 수많은 TV 콘텐츠 중에서 숨길 수 없는 엄마미소를 짓게 했던 BEST 장면과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지는 WORST 장면을 소개한다. 

이 주의 Best: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예능 <독수공방> (9월 25일 방송)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 독특하고 수상한 <독수공방>

먹방이 아니라서 좋았다. 연예인 집에 카메라를 설치한 관찰 예능이 아니라서 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MBC 예능인데 전현무가 나오지 않아 신선했다. 추석 파일럿 프로그램인 MBC <독수공방>은 최근 예능 트렌드와 전혀 겹치지 않았다. 그만큼 전형적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독수공방>은 박찬호, 박재정, 이수현, 김충재, 김동현이 옛 물건을 복원하는 과정을 담아낸 예능이다. 과거 스타의 물건은 <해피투게더>에 나왔던 것처럼 목욕탕 락커룸 안에 갇혀 있다가 토크쇼 소재로 쓰이는 ‘소도구’ 역할에 불과했다. 그러나 <독수공방>은 물건이 주인공이다. 박찬호의 야구공, 이수현의 애착인형, 김동현의 자전거 등 추억이 담긴 물건을 복원함으로써 그 사람 인생의 중요한 지점을 들여다본다.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 독특하고 수상한 <독수공방>

성적이 부진하던 차에 기적적으로 첫 승을 거둔 ‘박찬호의 야구공’이라는 거창한 물건부터 누구나 소소하게 공감할 수 있는 ‘이수현의 애착인형’까지 물건도 굉장히 다양했다. 만약 너무 의미 있고 거창한 물건만 복원했다면, 낯간지러운 감동유발 힐링 예능으로 전락했을지도 모른다. <독수공방>은 어떤 물건이든 그 사람에게 소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애착인형의 머리를 심는 과정도, 옛 탁자의 부서진 모서리 조각을 만드는 과정도 온전히 다 보여줬다. 

그래서 <독수공방>은 최근 본 적 없는 속도의 느린 예능이었다. 오래된 탁자를 복원할 때 부서진 모서리 조각을 맞추는 과정을 오래 보여줬다. 섬세하게 깎아서 탁자 모서리에 대보고 다시 깎고, 그 과정이 끝나면 다시 사포질을 하는 등 예능에서 보지 못한 그림이 많이 나왔다. 중요한 순간을 굉장히 밀도 있게 담아냈다. 분명 웃기지는 않는데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 

이 주의 Worst: <미우새> 후속편인가요? <엄마 나 왔어> (9월 26일 방송)

tvN 예능프로그램 <엄마 나 왔어>

다 큰 자식과 부모의 강제 동거를 콘셉트로 한 <엄마 나 왔어>는 그러니까 또, 연예인 가족 예능이다. tvN <엄마 나 왔어>를 보면, SBS <미운 우리 새끼>가 겹쳐 보인다. 결혼 못 하고 혼자 사는 자식을 보다 못해 ‘당장 엄마 집으로 와!’라고 소환해 부모님과 함께 사는 모습에서 말이다. ‘73세에 다시 시작된 48세 아들 육아’라는 자막이라든지, “48짤 애기” 같은 표현도 다 큰 아들을 개월 수로 표현하는 <미운 우리 새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석천이는 내 거’, ‘73세에 다시 시작된 48세 아들 육아’라는 소제목에서 <엄마 나 왔어>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대로 묻어나온다. 다 큰 아들과 늙은 부모가 동등한 입장에서 한 집에 사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부모가 자식을 ‘육아’한다는 것,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것. 

tvN 예능프로그램 <엄마 나 왔어>

밥과 결혼. 다 큰 자식과 부모의 대화거리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밥은 먹었느냐, 그리고 결혼은 언제 할 거냐. ‘반 백살’ 남희석은 집에 오자마자 소파에 드러누워서 ‘박대 조림’을 요구했다. 아무리 냉장고를 뒤져도 박대가 없는 엄마는 그저 미안한 표정을 지었고, 결국 남희석의 아빠는 박대를 사러 시장에 갔다. 홍석천 또한 늦은 밤에 부모님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고파”를 외쳤고, 노부모는 아들을 위해 밥상을 차렸다. 아들은 부모를 위해 일부러 더 맛있게 많이 먹었고, 부모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봤다. 가족 예능의 전형성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않는 진부한 그림이었다. 

게다가 홍석천 편에서는 어김없이 결혼 얘기가 나왔다. 여전히 아들 결혼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부모님과 그것이 섭섭한 아들의 관계는 너무 많이 봐온 모습이다. 일회성으로 방송되는 추석 특집 프로그램이라면 눈 딱 감고 봐줄 수 있다. 떨어져 산 지 오래된 부모님 집에 가서 며칠 동안 머무른다는 설정은 추석의 정서와도 잘 맞아떨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엄마 나 왔어>는 매주 방송되는 레귤러 방송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연예인 가족 예능을 봐야 하는 것일까. 

이가온 / TV평론가  webmaster@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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